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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석학 도올 김용옥은 박근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참의부 |2012.09.12 01:42
조회 177 |추천 0

 

 

4대강 토건공사에 의한 녹조현상 같은 이명박 행정부가 뒤집어놓고 망쳐버린 여러 현안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아니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지금 이 시기에 대안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이명박 행정부 기간에 묵과한 여러 실정과 심각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경제개발독재의 상징인 박정희의 딸로써의 이미지가 아니라 박근혜라는 본인의 독립된 정치행위로써 성장해야 그녀는 진정한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로써의 이미지만 가지고 대통령에 선출된다면 나라와 국민들은 분명히 불행해질 것입니다.

 

박근혜가 국민들의 공익을 위해서 그동안 말이 아니라 무슨 행위를 했느냐? 어떠한 대의를 위해서 어떠한 보편적 가치를 구현했느냐? 그리고 우리 서민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무슨 도움을 주었느냐?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기여한 것은 수구정당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미소만 지어준 것뿐이죠.

 

박근혜는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많은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이미 대선 승리가 결정된 당선자로 봐야 합니다. 지금 선거판이 이 상태로 흘러가면 박근혜가 그냥 대통령이 되는 것이지요.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하면서 돌팔매질 하나로 쓰러뜨리는 그런 묘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선거판이 아니에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다윗이 골리앗만큼 성장해야 된다는 거죠.

 

 

 

남은 4개월동안 다윗의 덩치가 골리앗만큼 커서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입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역사가 민주주의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죠. 나와 같은 비판자의 목소리도 진심으로 수용해야 박근혜가 국가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입니다.  

 

박근혜는 자기 아버지인 박정희를 누구보다 가장 모르는 사람이에요. 박근혜는 그저 느낌으로만 자기 아버지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옛날 아버지의 존재를 개념화해서 스터디한 적이 없었지요. 박근혜에게 있어 박정희란 존재는 자기 아버지로서는 굉장히 훌륭한 인물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역사에서, 대통령으로서의 박정희에 대해서 박근혜는 굉장히 착각하고 있어요.

 

물론 박근혜로서도 박정희에 대해 자세히 알아낼 기회는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박정희라는 존재의 역사에서의 소중한 부분들은 박근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의식을 가지기 이전의 사건들이기 때문에, 우리와 똑같은 배타적인 사건들인 것입니다. 박근혜 개인의 사건들이 아니란 말이지요. 어떻게 됐든 박정희라는 개인의 인생이라는 것은 20세기 후반 우리 나라 국민들의 모든 역사에 대한 하나의 축약판인 겁니다. 모든 드라마틱한 요소가 여기에 다 들어가 있었던 것이죠.

 

문제는 박근혜는 역사적인 인물로서의 박정희를 알아낸 것이 아니라 유신독재체제를 굳히다가 멸망해간 아버지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며, 독재자로서의 아버지는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박근혜가 진정으로 박정희를 안다는 것은 유신독재의 심장을 쐈다는 김재규의 마음을 안다는 것입니다. 유신독재시절에 그 수많은 긴급조치발령에 고통받았던 민중의 신음소리를 자신의 아픔처럼 느낄 수 있어야만 박근혜가 진정으로 자기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절대 인정하지 않고, 역사에 있어서 불가피했다는 망언만을 늘어놓고 있지요. 그렇게 자기 아버지도 자세히 모르면서 자기 아버지의 후광으로 여기까지 왔다면, 오늘날 박근혜의 지위와 명성은 민중으로부터 인정받아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철저히 부정돼야 할 문제란 말이죠.

 

지금 우리에게 박근혜가 왜 정치인이란 말입니까? 그녀는 결코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냥 미소짓는 여왕으로 대접받을 뿐입니다.

 

박근혜가 그저 미소만 짓고 “원칙과 소신” 이런 말만 계속 되풀이하는데, 그녀가 말하는 원칙이라는 것이 전부 자신에게 유리한 원칙이고 발언하는 것도 자세히 들어보면 내용이 별로 없으며 매우 짧은 편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특별하게 사람들을 홀리는 마력이 있어요. 목소리가 중성적이고 내용없이 짧막하게 발언하지만 실수가 별로 없고 고상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카리스마가 있다고 착각해서 취하는 것이죠.

 

정치인이 하는 언어라는 것은 분노가 있어야 하고, 격정이 있어야 하고, 철학도 있어야 하고, 논리도 있어야 하고,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도 없이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가 됐다는 것은 우리 정치사에 있어 대단히 혁명적인 일(?)이죠. 이제 대선후보가 되셨으니까 남은 4개월동안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자기 액션을 정확히 취하고,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하고, 앞으로 걸어갈 우리 역사의 방향에 대해서도 정확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져야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선거판에서 최강자이니까요.

 

국민들 대다수가, 그리고 4대 종교 지도자들이 그렇게 4대강 공사가 넌센스라고 비난했어도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안 했지요. 국민들의 공익과 이 나라의 대의와 이 역사의 우환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안 했던 사람이 어떻게 오늘날 최고의 권좌를 누리는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겠느냐? 이거 자체가 국민들의 환각인데, 올림픽 유도 경기에서도 아무리 효과 점수를 많이 받아도 한판이면 승부가 끝나듯이 범야권에서도 마지막 한판치기를 노려야 됩니다.  

 

일제·미제의 1세기가 넘는 제국주의 식민통치 속에 우리 민중이 마비된 상태입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질서를 근원적으로 뒤엎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준 것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이었거든요. 이들은 진짜 목숨을 내걸고 내일 CIA한테 권총을 맞든 폭살을 당해도 나는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보겠다는 새로운 논리를 만들었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민중의 열망을 좌절시켜 버렸단 얘기에요. 그래서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진보적 열망을 좌절시킨 10년이다, 그 10년 때문에 백그레이드로 이명박 정권 5년이라는 이 극악한 구태와 사기극이 용인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그 원죄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에게 있는데, 이거를 철저히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의 역사는 희망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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