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글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참다가 신랑한테 진지하게 한번은 말을 해본 후 작성한 글이었습니다.
신랑이 어떻게 전했을지는 모릅니다. 남자 형제만 있는데다 쎈 홀어머니 밑에서 막 자란 면이 없지
않아 배려심이나 예의가 약간(제 기준에서) 부족합니다. 무신경하다고 하는 편이 그나마 신랑에겐
덜 미안한 말이겠네요.
여튼 신랑이 말을 했고 시어머님은 어린이집에 발을 끊었습니다.
그 사이 신랑한테 말을 전하기를 "아무래도 우리 엄마가 애 넘어지면 바로 바로 안일으켜주고 그러
는거 보는게 싫어서, 자기네들 흠잡히는거 싫어서 못오게 하는 것 같데"
신랑에게 그런 말은 당신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는게 맞다라는 말을 일일이 해주고 싶은 기운도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누누히 말하지만 1:1 케어가 아닌 1:3 케어다. 선생님들이 놀면서 애 안일으켜주는게
아니지 않느냐, 어머님이 모르는 다른일이 많다. 그런데 왜 그걸 트집을 못잡아서 안달이고 심지어
어린이집 교사들한테까지 막말을 하느냐. 나는 그게 문제라는 거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에 하나 빠진다고 해도 타격 입지 않는다. 정부 보조금 때문에 어린이
집 대기자 명수가 몇인지 아느냐. 내가 우리 애 100일때부터 그 원에 대기 걸어놓은거 모르냐. 100
일때 걸었는데 딱 내가 복귀하기 한달전에 자리 난거였다. 그렇게 어렵게 들어가는게 요즘 세태다.
그것도 모르시면서 무조건 자기 입맛에 맞는 육아를 요구하며 잔소리를 해봐야 우리애만 밉상 되
는 거다. 당신 같으면 동시에 세가지 일을 나름대로 질서정연하게 하고 있는데 사장도 아닌 사람이
와서 그걸 왜 그렇게 하냐, 그건 또 왜 그렇게 하냐 이러면 기분이 어떨거 같냐 그게 딱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라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느정도 수긍하는 눈치였고요. 덧붙여서 제가 난 당신이 거의 판타지 수준의 캐릭터인 방귀남같
이 100%아내의 편이 되주길 바라지도 않고, 또 될수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어느정도는 알아서 디
펜스를 해줘야지 나는 왜 공격을 맨몸으로 받고 이 스트레스 저 스트레스 다 감수해야 하느냐, 우
리 친정 엄마가 애 손가락 빠는 걸로 애정결핍이니 뭐니 할때 5개월짜리한테는 당연한 본능인데
왜 그걸가지고 애정결핍이냐고 말하냐며 버럭 화냈던거 기억하느냐 그건 친정엄마니까 화를 낼 수
있는 부분인데 내가 시어머니께 그럴 수 있느냐. 그럼 당신 기분은 어떻겠느냐, 그리고 반대로 당
신은 우리엄마한테 "장모님 말이 좀 심한것 같습니다" 뭐 이런식으로라도 말할 수 있겠느냐. 우리
친정 식구들이 육아에 대해 다른 가치관으로 강요 비슷하게 하려 하면 내가 알아서 커트 하지 않았
냐. 적어도 절반정도는 당신이 알아서 커트를 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했지요.
그럼 뭐합니까 뭐... 쇠귀에 경읽기 벽에 대고 말하기.
어제 일입니다. 어쨌거나 시어머님께서 원에는 안오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시댁
은 차로 10분거리, 아이를 이뻐하시는 걸 알기 때문에 매주 일요일마다 가서 점심~저녁까지 먹고
옵니다. 1시쯤 가서 주말 드라마 한편 끝나는 시간까지 있다 오는 거지요. 전 나름 그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갈 시간이 되자 애가 놀고 있는데 애한테 대고 하는 말이(이건 100% 리얼이고요 보태지 않았습니다)
"땡땡아, 유치원선생들이 지랄해싸서 이젠 못가본다. 할머니 없어도 잘 놀아라"
애 앞에서 지랄한다고. 에휴.
전 가급적 신랑이 욕이나 비속어로 말할때는 서로 자제 하자고 주의를 줍니다. 서로에게요. 적어도 아이가 깨있을때 만큼은.
조카 보니까 긍정적인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 배우는게 훨씬 빠르더이다. 그런데 애 한테 대놓고 지랄해서 못간다고.
신랑을 봤지만 일상이니 잘못된 점을 못느끼는 지 가만히 있더군요.
그래서 댓글에서 봤던대로
"어머님, 그게 아니라 땡땡이 반에는 말을 잘하는 애들이 없지만 좀 큰애들이 어머님 오고 가는 거
보면서 왜 자기네 할머니는 안오냐며 집에서나 원에서나 좀 투정을 부린답니다. 그러니 아이들 관
리가 더 힘들어 지는 거구요"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미친년들이 지랄 났다. 내가 지켜보니까 애들 넘어져도 신경안쓰고 그러는거, 지들 일 설렁 설렁하는게 보이는게 싫어서 그러는 거지"
여기까진 참았어요. 며느리란 시어머니께 무슨 말하기 참 어려운 위치네요.
그런데 절 정말 못참게 한게, 애 얼굴에다가
"땡땡아, 너 말하게 되면 선생들한테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래줘라"
...............저 참아야 합니까?
신랑은 여전히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머님, 정말 너무하시네요. 애는 단어를 단어로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거기에 실린 강약이나 느낌으로 어떤 단어인지 알수 있는데 왜 자꾸 애 앞에서 욕을 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자제좀 해주세요"
뭐 이런식으로 말했어요. 그랬더니 뭐라 그러셨더라..
아, 애가 무슨 말을 알아 듣냐고 기지도 못하는 앤데. 뭐 이랬던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럼 어머님께서는, 얘가 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런 말 하는걸 그냥 흐뭇하
게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세요? 전 그렇게 못하겠는데요. 어머님은 남자들만 키워서 어떨지 모르
겠는데 초/중/고등학생 여자애가 입에 지랄이나, 미친년 같은 단어를 일상단어처럼 쓰는게 정상으
로 보이세요? 저는 상당히 비상식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말하게 되는게 돌 좀 지나서 일텐데 그런
애가 지랄하고 자빠졌네. 뭐 이런 말 하시길 바라세요?"
이런식으로 말했어요. 여기서 미혼 아주버님이 뭐라 뭐라 할려고 하는걸(시댁에 제편은 없지요)
아주버님은 결혼 하시고, 애 낳으신 다음 참견 하셨으면 좋겠고 설사 그 후라도 이건 땡땡이 부모
인 저와 신랑 그리고 어머님과의 일이니 아주버님은 빠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랬던거 같아요.
신랑은 중재하기 보다는 그냥 듣고 있었고, 어머님께서는 그냥 어버버 어버버 이런 상태.
제가 말을 조목조목 해도 여지껏 신랑한테 말만 하고 직접적으로 하는 건 없었는데 어젠 컨트롤이 안되더군요.
그렇게 질러 놓고 집에 왔는데 뭐 진짜 막장 남의 편 남편마냥 엄마한테 너무 한거 아냐 뭐 이러지는 않았고 당신은 가장 위기감을 느꼈을때가 언제냐고 묻데요.
그래서 전 지금이라고 했어요. 위에도 열거했듯이 저와 어머님의 육아 가치관의 차이가 너무 크고 그것으로 인해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초월이다.
당신과 내가 연애하던 동안, 결혼해서 지내는 동안 내가 어디 아픈적 있었냐 진통도 아프단 소리 안했다.
그런데 내가 일 시작한지 딱 보름만에 감기 몸살 걸려서 수액까지 맞고 버티는 거 보면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당신이 알아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신랑도 답답한지 계속 한숨만 쉬고 그러데요.
시댁과의 육아 트러블 상황이 제 생각대로 결론 나려면 앞으로 신랑의 역할이 중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신랑과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대화를 매일 한시간씩 나누고 있어요.
어제 이후 시어머니께 전화가 오진 않지만(원래 전화는 안하시는 분이었음) 이번주는(아니 사실 한달정도는....) 정말 시어머님이랑 마주치기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