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그냥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글이 깁니다...
저는 결혼식을 한달 앞둔 30살 예비신부입니다.
예랑이는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연애기간은 5년 반 정도로 저희 집 사정은 빤히 알고있습니다.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해서 만나게 됐고, 여차저차 요래조래해서 올해 7월 혼전임신으로 급하게 날짜를 잡게됐습니다.
저희는 2010년에 이미 결혼을 하겠다고 양가에 인사를 갔었지만 아주버님 되실분 또한 혼전임신으로 급하게 날을 잡아야해서.. 시댁에선 한해에 두형제를 장가보낼 여력이 없으시다고 저희는 1~2년 있다가 하라고하셨습니다.
그후에 저희는 살림을 합치겠다고 허락을 받았고 2010년 6월부터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마침 저희 두사람 다 각자의 원룸 계약이 5월말에 끝이라서 결혼전까지 임시로 살 투룸 빌라로 이사하게됐습니다. 보증금은 2천씩 반반부담해서 4천에 월세였는데 예랑이가 돈을 더 잘 벌기때문에;; 생활비를 조금 더 내겠다고했습니다. 살림살이는 각자 살던 집에서 결혼전까지 쓸 수 있는것들로 서로 상의해서 가지고가서 썼었습니다.
<엄마와 언니...>
저는 위로 3살 터울의 언니가 있습니다.
언니는 2007년에 결혼해서 올해 5살 아들한명과 뱃속에 둘째가 있습니다.
형부는 무능력하고 경제력이 없고 그나마 하던일도 때려치우고 집에서 놀고있어서 임신중인 언니가 혼자 일을합니다. 언니네 시댁에서 매달 생활비로 150씩 준다는데 언니가 버는돈까지 합쳐도 울 예랑이 한달 벌이만 못합니다.
저희 엄마는 언니를 정말 애지중지 키우셨습니다.
어렸을적 제 친구들한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엄마가 계모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를 꼭 빼닮은 언니가 좋다고하셨습니다.
언니처럼 예쁨 받고싶으면 언니 똥이나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랑 아빠 사이가 안좋냐구요..? 동네에서 소문난 금슬좋은 부부입니다.
어린시절에도 아빠 엄마가 싸우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08년 어느날 엄마는 저를 불러 언니가 형부를 만나는걸 알고있었으면서 엄마에게 왜 말안했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언니를 왜 말리지 않았냐고 저를 펄펄 끓는 기름솥에 튀겨죽일년이라고 입에 담기힘든 욕들을 하셨습니다. 꼬라지도 보기 싫다고.. 밥차려 먹이는것도 싫으니 나가 살으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지금의 예랑이와 한참 연애중이었고 2008년 5월부터는 예랑이도 서울에 있고해서 서울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울로와도 엄마의 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욕은 어릴때부터 너무 많이 들었고 언니한테만 모성본능 발동하는 엄마에게 익숙해져서인지.. 참을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결혼준비를 하면서 우리엄마가 과연 친엄마가가 맞나 싶습니다.
엄마는 제 결혼이 못마땅하시답니다..
이유는 형부와는 비교도 안되게 좋은 예랑이의 조건이 첫째.. 서울에서 산다는게 둘째..
마지막으로 시댁에서 집을 해주지 않는것이 황당하다고 하시네요..
언니는 언니네 시댁에서 같은 동네에 아파트를 사주셨거든요...
형부는 능력없는 잉여인간이지만 형부네 집은 부동산 부자라네요.. 이것도 엄마말...
저희 시댁은 지방에선 부족한것 없이 사시지만 서울에 아파트를 사줄 정도로 여유가 있으신건 아닙니다.
아주버님 되실분이 작년에 사업을한다고 일벌렸다가 말아먹어서 아버님이 그걸 매꿔주시느라 더욱 여유가 없으십니다. 그래서 신혼집은 성남의 24평 아파트에서 전월세로 시작하고 보증금과 월세는 시댁에서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둘째 갖기전에 평수 넓혀서 전세로 이사시켜주마하시며 제 손 꼭 잡고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게 빈말이라도 너무 감사하고 제 손을 꼭 잡고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난생처음 그런 따뜻한 "엄마"의 손을 느껴봤으니까요..
<본격적인 문제는 예단비부터입니다..>
상견례전에 친정아빠가 예단비라고 제 계좌로 2천만원을 보내셨습니다.
엄마한테는 비밀이라고 하셨구요..
엄마는 예단이고 뭐고 이 결혼 탐탁치도 않고 벌어 놓은돈 많을꺼 아니냐며 다 내돈으로 하라고 십원도 못준다고 하셨었습니다.
아빠가 보내준돈 2천만원을 시어머니께 예단비라고 드리니 시댁엔 예단 할 필요없으니 친정집에 예단 잘 해가라고 2천만원을 다시 주셨습니다.
엄마가 예단비는 어떻게 했냐고 묻길래 2천 드렸다가 다시 받았다고 하니 언니 옷 두벌, 형부 양복 한벌, 아빠 양복 한벌, 엄마 한복이랑 꽃신에 온가족 구두 한켤레씩.. 그리고 언니네 침구 싹 새로해달라고 저한테 2천만원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미리 알고 저한테 2천만원을 준 것 같더라구요.. 엄마는 이돈이 다 제돈인줄 아셨습니다.
저는 언니 결혼할때 옷 한벌은 켜녕 밥한끼도 얻어먹은적이없는데... 어이가 없죠..
그 2천만원을 제외하면 친정에서 받은돈이 없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상견례를 끝냈고 신혼집을 계약하고 새 살림으로 집을 꾸미는게 너무 신이났습니다.
예랑이도 최대한 내맘에 드는걸로 맞춰주고 알콩달콩 살림살이 장만에 우리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예랑이가 돈을 잘 모아둬서 믿을 구석이 있었지만 저도 착실히 적금 넣어서 혼수는 제 돈 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엄마와 트러블을 제외하면 결혼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8월말엔 웨딩사진도 예쁘게 잘 찍었습니다.
뱃속에 아기도 잘 크고 있다고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하고, 9월 첫 주말엔 신혼집으로 이사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시댁에 갔다가 친정에 벌초한다고 들르라고해서 들렀습니다.
음료수랑 참꺼리를 사서갔더니 엄마가 무섭게 달려와 낫을 들이대며 2천 만원을 내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예랑이가 낫 치우고 말씀하시라고 붙잡으니 사위가 장모 때린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아빠가 저한테 2천만원을 보낸걸 알게되신겁니다.
그 돈은 언니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를 팔고 평수 넓혀서 이사가는데 보태줄 돈이었는데 그중 일부를 아빠가 엄마 몰래 저한테 보냈다며 돈을 돌려달라고했습니다.
전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서있기만 했습니다.
생전처음으로 부모님이 크게 싸우는걸 예랑이와 함께 보게됐고 예랑이는 그럴 수 있다며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부끄럽고 챙피해서 예랑이한테 시댁에 좀 가있어달라고 한 뒤 엄마랑 소리를 지르며 싸웠습니다.
싸우던 중 엄마의 연락을 받은 언니네가 친정집으로 왔고 언니도 돈 내 놓으라며 소리를 지르더군요..
언니의 생각은 엄마와 다를꺼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엄마와 언니가 부모이고 자매라는 생각이 도저히 안들더군요..
엄마는 언니와 내가 싸우니 임신중인 언니한테 악을쓰고 대드는 못되처먹은 년이라며 동네가 떠나가게 소리를 지르시고.. 아빠가 나도 임신중이지 않냐고 화를내시니 결혼도 하기전에 생긴 손주라 챙피하시다며 내 알일아니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서로 죽일듯이 말싸움을 하던중 도저히 이 싸움이 끝날 것 같지 않으셨는지 아빠가 예랑이한테 저를 데리고 가라고하셔서 그날은 시댁에서자고 담날 성남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 퇴근시간에 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의 말은
"이사하는데 총 6천만원 정도가 부족했는데 그걸 엄마가 해주기로하셔서 믿고 계약을했다. 그런데 아빠가 엄마 몰래 2천만원을 빼돌려서 지금 돈이 부족하게됐다. 당장 살고 있는 집도 빼야하고 새집으로 이사도 못들어가면 길바닥에서 살으라는거냐.. 이번주까지 돈 부쳐라.. 그렇지 않으면 신부 하객은 단 한명도 없는 결혼식을 하게될것이다. 하지만 돈을 부친다면 결혼식은 제대로 치르게 해주겠다. 니가 한 행동들을 생각한다면 이후엔 친정이랍시고 집에 올 생각은 꿈도 꾸지마라.."
라는 반 협박의 통보였습니다.
내가 한 행동들이란.. 엄마와 언니에게 소리치며 대든 행동을 말합니다..
전화를 끊고 멍해져있는데 예랑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형부가 예랑이한테 장모님이 전화해보라고해서 했다며 언니와 같은 말을 했답니다..
예랑이는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살았냐고 내가 너무 불쌍하다고합니다..
걍 2천만원 부쳐주고 결혼식날만 웃는 낯으로 보고 인연 끊자고 합니다..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빠 엄마의 딸로 태어난건 내가 원한게 아닌데..
아들이 아닌 딸로 난게 내 탓이 아닌데..
한번도 아빠 엄마 속을 썩힌적이 없었다면서..
엄마는 나한테 왜이러는건지.. 아빠는 왜 그렇게 바보 같은건지..
억울하고 답답해서 눈물만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