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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페티본 X 로이 리히텐슈타인

박규진 |2012.09.26 22:32
조회 17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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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페티본 X 로이 리히텐슈타인(Richard Pettibone X Roy Lichtenstein)


기간: 2012.09.21(금) ~ 2012.10.14(일)
장소: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문화 예술에서도 그 중심이 자신들임을 공고히 하고자 전략적으로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를 지원한다.1980년대까지 미국의 주요 미술관들은 ‘미국미술’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는 전시를 앞다투어 개최하였다. 때문에 팝아트의 키워드인‘대중문화와 소비사회’에 대한 다양한 함의는, 비판적 성향을 드러내고자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볼거리와 풍족한 삶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달콤한 감상을 이끌었다.


가나아트는 1960년대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로이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 – 1997)과 팝아트가 미술사의 중심에 있던1960년대, ‘팝아트의 복제’로 또 다른 화두를 던진 리차드페티본(Richard Pettibone, 1938 – ), 두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당대 미국문화를 반영하며 미술영역의 확장에 기여한 두 작가의 작품 경향을 작품에 내재된 시대적 가치와 함께 되짚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신문, 잡지, 광고 등 대중문화 속 이미지를 미술 영역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이를 재 맥락화한 리히텐슈타인은 특히 만화 형식에 당대의 시대상을 담은 작품으로 매우 친숙하다. 한편으로 그는 기존 미술사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자신만의 독특한 복제 방식, 즉 망점과 형태의 조형적인 단순화를 통해 재현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또 다른 원본이 만들어 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전시되는 <수련>연작은, 무수한 점을 통해 이미지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모네의<수련>과 닮아 있다. 반면 모네의<수련>이 빛과 풍경에 대한 서정적 접근으로 이루어졌다면, 리히텐슈타인의<수련>은 격자무늬와 망점 등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이를 재구성하고 스테인리스 스틸의 차가운 질감을 부각시킴으로써, 원작과는 다른 기계적이고 인공적인 화면으로 거듭났다. 이로써 대량생산과 소비가 미덕처럼 여겨지던 시기로부터그가 평생을 거쳐 탐구해 온 대중문화와 고급미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1962년 앤디워홀의 첫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팝아트를 접한 페티본은 예술이 아니라는 비난을 받던 워홀의 작품을 복제하고 워홀과 자신의 이름을 나란히 새겼다. ‘차용과 복제’에서 더 나아간 ‘재차용과 재복제’로 당대 포스트모더니즘적 성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그는다다와팝아트, 회화와 사진 등 상호 대립하는 듯 보이나 그 개념적 경계가 모호한 당대 미술사조의 모순을 드러내고자 이러한 방식을 택하였으나,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 작가들과 소통하면서 시대의 담론에 대한 상호 비평의 기회를 만들고자 하였다.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페티본은, 고급문화와 일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지만 결국 거대 담론을 형성하며 또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해온 지난 세기 전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매우 작고 정밀하게 복제하면서, 자신의 작품에 담긴 개념은 과연 누구의 것인지 반문하고 있다.

 

팝아트에 담긴 시대상은 반세기가 지난 추억이 되었고 화려한 색채와 이미지도 빛이 바랜 듯 하지만, 한번도 쥐어본 적 없는꿈 속의 과자처럼 팝아트는 여전히 달콤하고 생생하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한번쯤 그곳에 닿았으면 하는 미래를 담은 듯한 환상에 빠뜨린다. 그것은 아마도 팝아트가 늘 현재 진행형인 동시대의 이미지와 끝없이 이어갈 수 있는 복제 방식으로부터 잉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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