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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다쳤던 아기 고양이, 이렇게 건강해졌어요.

박초롱 |2012.09.27 18:01
조회 634 |추천 1

임보 중인 반짝이 이야기에요.

 

만나던 날부터, 요즘의 모습까지 사진으로 모아 봤더니

짧은 시간 안에 우리 반짝이의 모습이 많이도 변했네요.

 

 

 

 

반짝이 처음 본 날.

집 근처에 왠 새끼 고양이가 있다는 말에 사료를 들고 나갔더니

코를 박고 미친듯이 사료를 먹던 작은 고양이.

 

두달 정도 되었을까 싶게 작은 몸집에

눈을 심하게 다쳐 제대로 뜨지 못했다.

 

차마 외면할 수 없어 그대로 납치해서 24시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안구천공(각막 찢김)과 심한 영양실조, 탈수.

 

병원비도 만만치 않게 나왔지만

그보다는 막상 이렇게 아픈 아이를 어찌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생명인데 우선 살리고 보자 싶어

남친이 집으로 데려가 돌보면서 치료를 하기로 했다.

 

 

 

 

 

 

집에 데려가 놓고 보니 정말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어찌나 말랐는지 뼈가 다 드러나고

눈은 뜨지도 못하고. 털에는 온갖 먼지들.

 

고생스러움을 넘어, 생사를 오가며 버텼을

길 위에서의 생활이 엿보였다.

 

반짝반짝 눈 예쁘게 뜨라고, 반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다이소 철망으로 케이지를 만들고

화장실을 만들어 넣어 주었다.

사나흘 쯤 지나자 제법 눈을 떴다.

하지만 한쪽 눈엔 작은 구멍이 있었고,

안압이 올라가면 내용물이 쏟아져나올수도 있다고 해서

하루에 네번씩 남친이 애를 눕혀놓고 담요로 돌돌 말아

안약을 넣고, 안 연고를 넣고, 약을 먹였다.

(나중에 애기 낳으면 남친이 잘 키우겠다 싶었다 ㅋㅋ)

 

 


 

 

 

그리고 한달.

반짝이 눈이 반짝반짝해졌다.

제법 살도 오르고 귀티가 난다.

이제 고양이답다.

 

암, 이렇게 토실토실 살이 올라야 이쁘지!

 

 

 

 

한달 반.

이 녀석 이제 달력 모델 해도 되겠다.

 

이쁘다. 귀엽다.

사람을 잘 따르는 개냥이는 아니다.

괜히 혼자 하악질도 하고

참치를 내 놓으라며 농성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기쁘다 :)

녀석이 다 나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방 저방 우다다를 하고 다닌다.

행동 반경이 넓어지고

침대 위로 올라와 잠을 잔다.

 

그래도 아직, 야옹 소리는 못 들었다.

 

반짝이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다.

소심하고 겁도 많다.

 

그런데 무지하게 똑똑하다.

지금껏 임보를 거쳐 간 아이들 중에 제일 똑똑하다.

 

흔한 화장실 실수 한번 없이 오자마자 화장실도 잘 가렸다.

주인집 눈치 보이지 않게 냐옹 소리도 안 내고 조용조용?하다 ㅎㅎ

심지어 텔레비전을 본다.

특히 동물농장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눈이 진짜 많이 아팠을 텐데...잘 이겨냈다. 기특한 반짝이!

 


 

 

요새 반짝이의 취미는 거울 보기다.

흰 털옷에 묘한 삼색 무늬가 아름다운 고양이, 반짝이.
 
이렇게 가까이에 와서 사진도 찍고

사람이 침대 위에 누워 있어도 올라오곤 하지만

그래도 아직 마음을 더 열었으면 좋겠다.

 

야옹야옹 울면서 뭔가 조르기도 했으면,

손길을 좋아하고, 쓰다듬어 주기를 바랬으면,

사람을 믿고, 사랑했으면.

 

입양처가 생겨 진정한 가족을 만나면

녀석의 마음도 완전히 무장해제 될 거라 생각한다.

 

 


 

 

반짝이의 입양을 홍보하면서

양손잡이 님이 반짝이의 모습을 색연필로 그려 주셨다.

눈 위에 독특한 까만 무늬, 눈탱이 밤탱이 ㅋㅋ

 

 

반짝이는 눈이 참 깊다.

눈으로, 우리에게 많은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짝아, 엄마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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