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여행-김삿갓문학길] 돌아 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길이여!
경북 청송에서 김주영 소설가와 함께하는 장터기행을 한 다음주,
강원도 영월... 김삿갓 마을로 1박 2일, 주말 여행을 떠났다^^
시대로부터 버림받은 방랑시인 김삿갓의
문학관, 묘소, 생가 등을 둘러보는 게 목적이었지만
여행이란 게...무계획의 감동이 동반하는 법 ㅎㅎ
외씨버선길 중 '김삿갓문학길' 일부를 걸으며 본
가을이 오는 우리의 산하는 너무 아름다웠지요^^
추풍낙엽처럼 버림을 받기 위해 떠나는 여행 ㅋ
영월,봉화, 영양, 청송...
강원도, 경북도 4개군을 이으면 꼭 외씨버선 모양이다.
그래서 탄생한 길 이름이 '외씨버선길'이다.
외씨버선...국어사전에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
조지훈의 시 '승무'...우리말도 그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그 시에 나와 뭇 사람들에게 회자됐던 버선이다.
그래서 탄생한 길 이름이 '외씨버선길'이다.
하얀 구절초가 가을을 알리는...
외씨버선길^^
줄곳...조지훈 시인의 승무라는 시를 읊조렸던 것 같습니다 ㅎㅎ
승무(僧舞)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건너편, 숙소인 가향팬션...이 보인다^^
외씨버선길은 2010년 7월 경북북부연구원이 3개년 계획으로
기획재정부의 지원을 받아 4개군의 협조 아래 조성작업을 시작했다.
총 13개 구간 241km로 이뤄진 외씨버선길은 청송 3개 구간(주왕산 달기약수탕길,슬로시티길,김주영객주길),
영양 4개 구간(장계향 이문열길,오일도시인의길,조지훈문학길,치유의길),
봉화 3개 구간(보부상길,춘양목솔향기길,약수탕길), 영월 3개 구간(마루금길,김삿갓문학길,관풍헌가는길) 중
각 시도마다 1~2개 구간의 작업을 마쳐 2011년 3월 49.8km를 완성했다.
2차 연도인 2012년 5월엔 71.3km를 개통한 데 이어
내년 4월까지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마지막 작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길가에는 소원을 비는
투박한 돌탑도 세월져 있고...^^
이정표가 없는 곳엔...
길안내 표시를 보고 걸으면 된다^^
가을서정.
가을이 오는 산하에서 잠시 쉬어도 좋고...
가을햇볕이 나그네를 따사로이 비춘다...
바위 틈에 꿀을 구하기 위해 양봉을 하고 있고
나는 바위 암벽 앞에서 무엇을 구하려고 멈추었던가 ㅎㅎ
세 갈레 물이 모여
큰강으로 흐른다......
*자탄(自嘆)-김병연(金炳淵)
嗟乎天地間男兒(차호천지간남아) : 슬프다, 세상 남자된 이여
知我平生者有誰(지아평생자유수) : 내 평새을 알아 줄이 있는가
萍水三千里浪跡(평수삼천리낭적) : 물 위의 부평초처럼 삼천리 흐르다가
琴書四十年虛詞(금서사십년허사) : 거문고와 책으로 보낸 사십년이 허사로다
靑雲難力致非願(청운난력치비원) : 관리되기는 힘이 없어 바라지도 않고
白髮惟公道不悲(백발유공도부비) : 백발도 다만 정한 이치이니 슬퍼하지 않는다
驚罷還鄕夢起坐(경파환향몽기좌) : 고향 돌아가는 꿈에 놀라 일어나 앉으니
三更越鳥聲南枝(삼경월조성남지) : 깊은 밤, 남녘 새울음 남쪽 가지에서 들린다
* 스스로 탄식하다
여름철 피서객으로 넘쳤을
가을이 내린 강가...
맑은 물만 풍성하다^^
곳곳에 김삿갓 마을임을 알린다...
김삿갓 김병연(金炳淵)은 나라꼴이 망국의 조짐이 보이던
조선 후기의 세태를 풍자한 방랑 시인이다.
지금으로 치면 연좌제로 벼슬이나 정치판에 나갈 수 없는 운명.
그 재기 넘치는 선비는 통한의 울분을...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시와 술, 여행으로 풀었다.
영월군은 박물관 특구를 추진 중!
풍경이야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그 풍경이 그 풍경.
관광객을 다시 찾게 하려면......
차별화된 지역 문화마케팅이 필요.
그래서 영월은 박물관, 미술관을 많이 조성했다...
폐교를 활용한 전시관이 보였다.
쑥부쟁이 꽃이 숲풀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쑥 캐던 불쟁이(대장간의 대장장이) 딸이 죽어
보라색꽃으로 피었다는 슬픈 전설을...
식물학에 박식한 일행이 이야기해 준다 ㅎㅎ
가을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그대...
시인이 되자^^
벼가 익어가는 논에는 논고동(우렁이)이 살아...ㅎㅎ
친환경 농법임을 증명합니다^^
태풍 피해가 곳곳에 보이지만
잘 자란 벼들이 익어 고개 숙이는 가을들녁을 걷는 여행자...
영월의 동강으로 흘러가는 옥동천에서
마을청년회 회장은 거대한 메기가 소를 잡아 먹었다는 메기못 전설과...
이 다리가 놓이기 전,
이곳에서 장어를 잡기위해 가마니에 소똥을 가득 담아놓으면
민물장어가 엄청나게 들어가 잡혔다는 추억을 이야기한 곳^^
김삿갓문학길을 시대와 불화한 선비처럼 걷다!
이젠 기계화된 농촌...
가을 추수를 시작했습니다^^
도시에선 계절의 변화에 둔감한데...
여행자들의 마음에 천고마비의 숙제를 ㅎㅎ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현대판 김삿갓 많이 생기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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