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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으니까 미래가 없는거 같아요...

ㅁㄴㅇㄹ |2012.10.15 00:40
조회 8,306 |추천 13

안녕하세요 24살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남학생입니다

너무 답답하고 글은 쓰고 싶은데 어느 게시판에 써야할지 몰라서 이곳에 글을 적습니다

 

먼저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는 56세 나이로 사정때문에 실직하시고

어머니는 프랜차이즈 만두가게에서 일하시며 월 150을 버십니다

 

저는 학교다니면서 주말에 백화점알바를 하면서 월 40정도를 받습니다

교통비, 핸드폰비, 식비, 교재비(강의준비), 기타등등 다 저 안에서 해결합니다..

동생은 한살차이 대학생입니다 일하진 않습니다..

 

4인가족이 총합 200도 안되는 돈으로 한달 생활하기가 정말 빠듯합니다..

이미 몇년전부터 쌓이고있는 빚도 있습니다.. 물론 저와 동생의 학자금대출도 포함입니다

 

몇달전에는 정말 TV나 영화에서나 보던 빨간차압딱지가 집안곳곳에 붙어있었구요..

어찌어찌해서 며칠만에 차압딱지는 다시 떼어졌지만요.....

 

이제 3학년 마치면 휴학하고 동기들은 유학이다 영어공부다 뭐다 다들 자기자신의

진로쪽으로 준비하려는 계획들을 짜면서 지내는데.......저는 준비할 여유도 없을거같습니다..

아니 저는 지금 제가 학교를 다니는것조차 굉장히 사치를 부리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휴학후 어디 공장이라도 들어가 일을 하려는데 어떠하냐고 여쭸더니

절대 반대하시며 완강하십니다... 학자금은 나중에 나오는 본인의 연금으로 해결하실수있다고..

포기하지말라고...

 

물론 아버지 자신의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으시리라 생각되지만...

제 입장은 현실을 바라봐야하지 않나...

차라리 주말에 알바를 할때가 학교다닐때보다 마음이 더 편하다..

이런식으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동생은 여름방학동안 선물포장알바 바짝한돈으로 학교생활하는데

여자친구에게 홀려서 알바는 커녕 주말에 데이트하기 바쁩니다..

군대를 다녀와도 철이 안들어서 크게 싸우기도 했는데 그후 지금은 대화도 안하고 지내고 있고요...

 

아버지는 회사나 자영업이 아닌... 그냥 책상에서 일만 하시던 분이라.....

솔직히 다른일을 하실 엄두도 못나시는것 같습니다..

우울증에 빠지지 않기위해서 매일같이 집근처 생활체육관에 아침저녁으로 다니십니다..

 

나아지는건 없고.. 항상 마이너스 통장의 연속인 가계부이고...

저도 참 어리석어서 공부 열심히해서 장학금받고싶지만 공부를 썩 잘하지도 못합니다..

학점 3.5이구요..

그래도 꿇리지 않고 학교생활 열심히하고있고 과에서 임원을 맡고있는데 나름 선배이다보니

후배들 밥을 사줘야하거나 늦게 집에 귀가할때는 같은방향인 후배와 택시를 탈때

제가 돈을 낼때가 있습니다.. 이럴땐 또 선배랍시고 돈을 내면서 '내일 밥 한끼 굶자'란 생각을 합니다

 

쥐뿔도 없는게 정말...그래도 남들한테 제 또래들한테는 없어보이고 싶지않아서..

무시받고 싶지않아서.. 정말 최소한으로라도 제 자존심을 지키려고 다니며 학교생활을 합니다..

제가봐도 한심합니다..

 

저와 비슷한 사정이시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던 분들........

저는 어떡해야할까요....

잘하는것도 없는거같고, 하고싶은것도 딱히 없고, 진로도 정하지 못한 24살...

앞으로의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까요..

 

돈이 이 세상과 인생에 있어 전부는 아니지만....

저보다, 저희 가족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거 잘 알지만.....

지금의 저는 절망과 좌절로 휩싸여 있습니다......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 계기는......

사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서로 잘되어가고 있는 분위기인데..

역시나 제 앞을 가로막는건 돈입니다...

제 주머니에 돈이 있다해도,

아버지는 마지막 자존심까지 구기시며 지인들에게 돈을 구하시고

어머니는 하루종일을 힘들게 가게에서 일하시고 집에 오시는데

저 좋다고 그 사람과 맛있는 밥먹고, 영화보고, 데이트한다는건 말도 안되는 것 같아

너무 괴롭습니다.....

 

톡커분들에게 욕이든 비판이든 조언이든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천수13
반대수2
베플최땡땡|2012.10.15 20:05
너무 절박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글쓴이의 고통에 뭔가 해줄 말이 있을까 망설이다 글 남깁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돈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을 만큼 숨쉬는 동안에는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경제적 고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회는 자꾸 줄고 삶은 더 초라하게 다가오니까요. 그래도 어린 나이에 자기 삶에 책임지려고 하는 자세가 참 대견합니다. 부모님원망을 하기보다는 부모님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는 마음씀씀이도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제가 그 또래일 때와 너무 비교돼 스스로 부끄럽네요. 글쓴이보다 나이를 한참 더 먹었는데도 인생에 정답이라는 게 없어서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건지 누가 좀 가르쳐줬으면 하는 막막함이 사실 지금도 늘 듭니다. 그래도 먼저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자면, 학교는 제때 끝내는 게 제일 좋습니다.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 보편적으로 또래들이 하는 것과 같은 경력을 갖는 것이 그래도 기회를 제일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의 문이 가장 크게 열리는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는 훨씬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휴학을 해서 벌 수 있는 돈이 절실하긴 하겠지만 그 일을 평생 해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지금 잡고 있는 기회를 놓지 마세요. 또 연애를 하면 사실 돈이 참 많이 듭니다. 밥 한번 차 한잔 영화 한편 그렇게 하루를 보내려면 정말 큰 돈이 듭니다. 그래도 저는 할 수 있는 순간까지는 좋은 사람을 만나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상대편도 그 상황을 같이 감당할 수 있는 시점까지는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시립도서관 무료상영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지금 이 순간 좋은 사람을 그냥 놓쳐버리는 것은 후회가 될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멋져보이고 싶은 상대에게 내 가난을 드러내보여야 한다는 게 힘들겠지만, 건실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많은 사랑의 결말은 헤어짐입니다. 돈이 있어도 헤어질 사람과는 헤어집니다. 그러니까 헤어지더라도 지금 이 순간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레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돈걱정을 하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포기해버리면 평생 못해볼 가능성이 큽니다. 보통사람이 로또를 맞아 갑자기 부유하게 살 가능성은 자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글쓴이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주어진 삶을 잘 감당하며 살 수 있는 것은 자력으로 가능한 기적이 아닐까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인간으로서 사회에 생산적인 의미를 갖고 싶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도 그럴 기회를 주지 않는 것같아서 막막함이 살면서 수시로 찾아옵니다. 그래도 삶을 잘 감당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다보면 또 어디선가 기회가 옵니다. 살아 있어야 기회가 옵니다.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기적은 부지불식 중에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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