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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렇게까지 육아참여 안 할줄 몰랐어요

쿠키키 |2012.10.16 04:16
조회 3,735 |추천 2
남편은 저보다 5살 더 많고 현재 결혼 6년차이며 아기는 이제 100일 좀 더 됐습니다.

이 사람이 너무 좋아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결혼이라는걸 하다보니
모아둔 돈이 없어서 처음부터 시댁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그러다 2년전 쯤 은행 이직으로 발령지점이 너무 멀어 분가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꿈꿔오던 분가를 하면서 날아갈듯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제가 휴직을 하고나서 남편으로 인한 금전적인 문제로 출산 후 다시 합가를 하였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럭저럭 봐줄주 있었던 남편의 안 좋은 생활습관들...
출산하고 육아를 하면서부터는 몸이 지치고 피곤하니 더이상 봐줄수가 없더군요
남편 수건으로 손이나 얼굴 한번 닦고나면 잘 안 써요...
많이 쓸때는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하루에 수건 5~6장씩 나옵니다.
이것도 대판 싸우기 전에는 하루에 10장씩도 나왔었어요
티셔츠도 하루에 한벌씩은 기본, 어쩔땐 2~3벌씩 빨래 나옵니다.
양말, 티셔츠 벗을 때 꼭 뒤집어서 벗어놔요...
그러지말라 하면 "알았어요, 미안해요~" 요런 애교섞인 대답으로 얼렁뚱땅 넘기고
행동은 달라진거 하나 없어요;;; 속터집니다.
정말 많이 싸우기도 하고;; 싸울때 하는 말이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

그리고 정말 이해가 안 되는건 출산후 합가하고나서 이젠 아예 각방을 씁니다.
저랑 사이가 나쁜것도 아니고 새벽에 여러번 깨고 끙끙대는 아기 소리때문에
잠을 못 잘가봐 저랑 아기는 방에 놔두고 혼자 거실에 라꾸라꾸 침대를 놓고 아예 잠은 밖에서 잡니다.
원래는 컴퓨터하고 일하는 방이 따로 있어 그 방에다 침대 놓구 자려고 했는데
그 방에는 침대가 안 들어가니 어쩔수 없이 거실에서 자는거죠
그러고는 하는 말이 본인 때문에 저랑 아기가 깰가봐 일부러 밖에서 잔다고 합니다.

오늘에는 새벽부터 하루종일 아기 돌보고 저도 몸이 피곤해서 남편한테 아기 맡기고 방에 들어와서 자고 있었습니다.
잠결에 아기가 분유 먹을 때가 됐는지 거실에서 끙끙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당연히 남편이 있으니 아기 분유 먹일줄 알았는데 끙끙거리는 아기를 제 옆에 살짝 눕히고
방문을 꼭 닫고 나가더니 거실에 있는 라꾸라꾸 침대에 누워버리네요;;;

남편 하는 일이 부동산컨설팅이라 일이 있을 땐 있고 없을 땐 또 없고
다른 정규적으로 출퇴근 하는 회사와 달리 월요일에만 출근 시간을 지키면 되는 직업입니다.
요즘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소득이 없으니 남편도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건 잘 알겠지만
낮에 남편이 밖에서 일하는 동안 집에서 아기 돌보는 저는 노는거 아니잖아요
시어머님은 엄청 활동적이신 분이라 거의 매일 등산, 모임 나가시고 저녁에 가끔 한두시간씩 봐주십니다.
그래도 전 아예 손 놓고 있기는 눈치보이니 어머님이 봐주시는 동안에 옆에서 같이 거들어요...

전 시부모님한테는 전혀 불만 없어요...
문제는 남편... 퇴근하고나서 집에 들어와서는 바로 컴퓨터하고 티비 봅니다.
제가 뭐라 하면 하는 말이 집에 와서 컴퓨터하는건 다 일하는 거라네요
정말 일만 하느냐? 그것도 아니네요;;
하루 종일 아기 안고 달래고.. 팔이 빠질것 같은데 남편은 퇴근후
티비도 보고 가끔 영화도 받아보고 기사거리도 보고 위메프나 티몬같은 소셜사이트도 둘러보고;;;
그러고는 하는 말이 영화보고 티보보는것도 일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자기는 이렇게 머리를 쉬어줘야 또 일을 할 수 있다네요;;;
저도 회사 출근하면서 돈 벌어왔었기 때문에 일하는거 어떤건지 모르는것도 아닌데
정말 애보는 것보다 회사 나가는게 훨씬 100배 나은것 같아요;;;

퇴근하고나서나 주말에 나도 좀 쉬게 애 좀 보라고 안겨주면 3분이상을 못 버텨요... 팔 아프다고...
끙끙대는 아기를 다시 아기침대에 눕혀놓고 모빌 틀어주거나 거실에서 티비보시는 시아버님한테 안겨요;;
아버님 몸이 안 좋아 엄청 마르셨고 또 아기도 덩달아 같이 티비를 보기 때문에
제가 웬만해서는 아버님한테 잘 안 맡기거든요

어머님한테 살짝 하소연 하면 "우리아들처럼 잘 하는 남자가 어디 있다고? 애 목욕할때 이렇게 물 떠다주는 남자 어디 있다고?" 라고 하시니 말이 안 통하죠;;;

하다못해 시키지 않아도
젖병이라도 젖병솔로 깨끗하게 씻어서 소독기에 넣어놓고 소독버튼 좀 눌러주든가
아기 빨래라도 척척 세탁기 돌려서 널던가, 아니면 가제손수건 좀 삶아서 널던가
쓰레기라도 좀 버리든가....
쓰레기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는것도 귀찮아서 책상이나 책사이사이 쓰레기들을 쑤셔넣기만 하니...
옷은 입을 것 빨 것 헷갈리게 다 섞어다가 옷걸이에 거는것도 아니고 행거에 척척 늘어뜨리기만 하고...
마누라가 시키면 자존심 상해 한다는 얘길 들어봐서 최대한 안 시키고
알아서 하길 바래보지만 그걸 기다리가가는 세월아 네월아...
제가 10년씩은 늙어가는것 같아요

나 힘드니 좀 봐달라고 하면 아주 잠깐 봐주긴 하지만 하는 말이
"내가 없으면 애 어떻게 보려구??? 남들도 다 이렇게 애 봐"
저 물론 남들 애보는거 다 이런거 잘 알고 원래 애키우는거 힘든거 다 알고
남편이 없어도 지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너무 이쁜 내 새끼 하나 당연히 볼 수 있지만
남편이 없는것도 아니고 옆에 있는데 저러고 있으니 몸이 힘든것 보다는 마음이 힘들고 화나고 우울합니다.

한가지 더 보태자면... 제가 육아휴직 들어오면서 수입이 적어지자
농담인지 진담인지 애는 어머님한테 맡기고 용돈 드리면서 저는 복직하라네요;;;
아니면 집에서라도 돈 벌수 있는 다른 뭔가를 하라네요...(이 말은 진담입니다, 구체적으로 뭐뭐 하면 돈 벌 수 있을것 같은데 좀 해보라고 합니다.)
제가 뭔 강철슈퍼우먼으로 보이나봐요...

혹시 댓글 달리면 남편한테 보여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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