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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특별한 이유.

믿음 |2012.10.16 13:17
조회 270 |추천 1

작년 9월.. 그녀와 저는 아주 우연히 만났습니다.

 

동갑내기 그녀.. 군대에서 전역하고 이제 반년정도 된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인연이었죠.

 

그렇게 한 번.. 두 번.. 그녀를 만날 수록 가슴은 두근거리지만 마음은 편해지는, 그런 알 수 없는 느낌이 저에게 찾아오더군요.

 

그리고 용기내어 한 고백. 그것이 제 첫사랑의 시작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연애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단지 혼자인 편이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자격이 아직 안 된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녀는 그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제게 소중한 사람이었죠.

 

언제나 저를 위해 먼저 생각해주고.. 힘들어도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저를 바라봐주던 성숙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잘 맞는 그녀였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이구나. 언젠가부터는 그런 확신이 들기 시작했죠.

 

 

그녀와는 다투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만난지 200일 가량 되었을 때, 작은 다툼이 의도치않게 생각보다 커져서 그녀를 힘들게 했어요.

 

순간 정말 미안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오늘은 보고싶지 않다던 그녀를 억지로라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안아주던 그녀. 오해를 풀고 그녀와 저는 더욱 사랑이 커졌죠.

 

 

하지만 언젠가부터 저에겐 하나의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직장인이었고, 저는 그저 복학생일 뿐이었죠.

 

그녀는 저와 만날 때 언제나 비용을 더 부담하는 편이었습니다.

 

자신은 일을 다니고 돈을 벌고 있으니.. 비용을 더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는 그녀.

 

그런 마음만으로도 정말 고맙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평생을 함께하며 몇 백배, 몇 천배로 그녀에게 돌려주겠다고 다짐하던 저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녀에게 저는 참 못난 사람이었어요.

 

1년정도를 만나며 그녀에게 좋은 곳, 멋진 곳도 몇 번 함께 가주지 못했으니까요.

 

언젠가부터는 그녀의 집에서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익숙해졌었죠.

 

단지 돈이 없어서도, 어디 가는 것이 귀찮아서도 아니었습니다.

 

그녀와 함께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그럼에도 투정 한 번 안 부리고 절 이해해주던 그녀였죠.

 

때로는 어디로 놀러가자고 말을 하다가도, 집에서 함께 있고 싶어하는 저를 위해 꾹 참아주었던 그녀였죠.

 

그녀는 요리를 잘 했어요. 그리고 약간 매콤하게 하는 요리를 좋아했죠.

 

그런 그녀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요리를 먹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저 함께 사랑을 이야기하던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가 그녀에게 서운함과 투정을 부리고 있더군요.

 

너무나도 제게 잘 해주던 그녀였는데.. 욕심이 점점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를 많이 이해해주는 그녀였는데.. 저는 그녀의 사소한 것 하나 이해해주지 못하고 있었어요.

 

결국 그녀를 힘들게 하고 말았습니다.

 

 

한 열흘동안은 다퉜다가 풀었다가를 계속 반복했습니다.

 

열흘동안.. 거의 이틀에 한 번씩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저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죠.

 

절대 나쁜 의미가 아니가 좋은 의미로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고 싶다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마치 그녀가 떠나버릴 것 같은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시간을 제대로 주지도 못했습니다.

 

한.. 이 틀, 삼 일 시간을 가졌죠.

 

그것만으로도 고마워하던 그녀였습니다.

 

그랬지만.. 얼마 후 또 비슷한 문제로 다툼이 생겼고.. 그녀는 정말 힘들어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며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저는 다시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녀가 여느때와 달랐습니다.

 

자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를 예전처럼, 지금처럼 사랑해줄 자신이..

 

그리고 그녀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알겠다고 했지만.. 역시나 제 두려움과 조급함이 그녀를 믿는 마음을 가려버린 것일까요.

 

그녀가 생각한 시간보다 적은 시간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더 사랑해주겠다고.. 자신이 없다면 앞으로 내가 자신을 갖도록 해주겠다고..

 

언제나 그래왔듯이 함께 이겨내자고..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시간을 가지면서도 평소와 비슷하게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문자상에서도 변함없는 말투와 이모티콘..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

 

그리고 그녀와 데이트를 위해 만났습니다.

 

그녀는 평소와 같았어요.

 

얼굴을 보자마자 웃어주던 그녀 모습.. 손을 잡아주고 팔짱을 껴주는 모습..

 

장난도 치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날 바라봐주는 모습까지..

 

마음 속으로 그녀가 긍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 같아 그녀와 행복하게 잘 지낼 생각만을 다짐했죠.

 

 

그리고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맞추기로 했던 반지를 좀 더 시간을 두고 맞추자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그 때의 대답이..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좋을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를 보며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애써 눈물을 참으며 웃으면서 저를 더 위로해주던 그녀..

 

정말 살면서 이런 사랑을 다시 해볼 수 없을 만큼 사랑했고, 사랑받았었다고..

 

언젠가 다시 추억하면 정말 이쁜 사랑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정말 고마웠다고 제게.. 여태 자신에게 못해줘서 미안해하던 것들로 인해 서운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그렇게.. 이별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마지막으로 바래다 주러 가는 길.. 그리고 도착..

 

그녀는 마지막으로 제가 먼저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저를 떠밀었습니다.

 

그리고 악수를 청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할 수 없다고.. 하기 싫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억지로 제 손을 붙잡은 그 손은.. 정말이지.. 따뜻하더군요.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난간을 잡고 섰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있는 곳을 보니.. 그녀가 계속 저를 보고 있더군요.

 

저 역시 그녀를 계속 보았습니다.

 

그리고 끝내.. 그녀가 뒤돌아서 가더군요.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벤치에 앉아 혼자 멍하니 밤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문자를 한 통 보냈습니다.

 

토요일에 다시 만나자고 말이죠.

 

아직 못한 얘기가 많고.. 이렇게 끝낼 수 없다고.. 기회를 달라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온 건.. 미안하다는 말과.. 달라질 건 없다는.. 왜인지 차가워진 그녀의 답변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 얘기도 하고.. 듣고..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냉정하게 마음이 떠난거라며 포기하라던 친구의 말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연락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친구의 말도..

 

세상의 반은 여자라는 친구의 말도..

 

모두 제게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별 후 일주일이 지났을 때.. 그녀에게 작은 이벤트를 하나 들려줬습니다.

 

그녀가 제게 돌아올 것만 같더군요.

 

잘 들었다고.. 고맙다던 그녀... 하지만 끝내 미안하다는 말이 함께 있더군요.

 

순간 눈 앞이 다시 캄캄해졌습니다.

 

그리고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 번만 만나서 얘기를 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럴 수 없다는 그녀였습니다.

 

카톡의 답장도 그만 하겠다고 하던 그녀에게.. 저는 그럼 전화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답장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세상이 다시 무너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녀가 내일 자신이 전화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쉬고 싶다고 말이죠..

 

기적이 일어난 듯 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감사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그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평소와 같은 목소리.. 말투.. 오랜만에 들어서인지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간 마음속에 담아뒀던 얘기..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다짐..

 

그렇게 그녀와 1시간 반이 넘는 시간을 통화하며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다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자는 제 말에..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마음은 잘 알지만.. 이제 자신은 돌아갈 수 없다고.. 다시 하늘이 여러번 무너져 내린 기분이었죠.

 

 

그렇게 아쉬운 통화를 뒤로한 채..

 

저는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후회없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며칠 뒤 주말에 그녀 집에 찾아갔습니다.

 

정성스레 쓴 편지와 장미 꽃 한 송이.. 그리고 스케치북을 들고 말이죠.

 

 

그녀가 나와주지 않더군요.

 

한참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그녀가 문을 열었지만..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반겨줄리 없었습니다.

 

더 모질게 절 내쳤습니다.

 

그 모습이 정말 무섭고 두려웠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그녀 앞에서 저는 무릎꿇고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기회를 달라고.. 잘못했던 것 사과한다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그녀는 모진 말로 저를 내쳤지만.. 그녀 역시 눈물로 얼굴이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휴지를 챙겨주며 눈물을 닦으라고.. 그리고 음료수도 한 잔 주었습니다.

 

그 순간 조차 꿈만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그녀의 집안에 들어갈 수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돌아가라는 그녀의 말에 저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우물쭈물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10분정도 흘렀을까요.. 이제는 정말 돌아가달라는 그녀에게.. 한 번만 안아달라고 했습니다.

 

선뜻 그녀가 안아주었습니다.

 

그 짧은 10초.. 그 순간에도 다시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녀의 품은 아직 너무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다시 한 달 가량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직까지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죠.

 

지금은 그저 말없이 그녀를 기다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며칠전에 그녀에게 다시 문자를 했어요.

 

자주 만나던 놀이터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지만 강요하진 않겠다고 말이죠.

 

들어가라는 그녀의 짧은 답변이 왔습니다.

 

그것마저도 뭔가 기뻤습니다.

 

하지만 답장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다리고 싶었으니까요.. 그저 올거라고 믿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3시간 가량 기다렸지만 역시 그녀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와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부담줬다면 미안했다고 말이죠.

 

그리고 혼자 다시 다짐했습니다.. 믿고 기다리자고.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일이 지금 끝났다고.. 그리고 나중에 얘기하자고.

 

별 뜻 없을 수 있지만.. 나중에 얘기하자는 저 말이 제 가슴을 다시 미어지게 만들더군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저는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네요.

 

 

친구들은 이런 제게 말했습니다.

 

이미 끝난거라고, 인정하고 포기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고..

 

처음엔 다 그런거 같다고..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아주 갈 때까지 간다고.. 바닥까지 치는구나.. 욕을 해주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처음이 특별한 이유.

 

그래요. 그녀는 저에게 첫사랑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녀'이기 때문이죠.

 

단지 추억속에.. 그녀와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잊지 못해 힘들어하고 그녀를 아직 놓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사실 그녀와 함께할 미래 때문에 그녀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녀와 만나며 함께 꿈꾸었던 미래.. 제 미래는 그녀와 함께할 것들로만 가득했으니까요.

 

미련하다고.. 바보같다고 해도 좋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무언가 이렇게 간절히 원해본 적이 없었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적이 없었기에.. 그런 그녀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믿고 기다리는 순간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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