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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죽고싶습니다..시댁..남편의 외도..

|2012.10.17 18:30
조회 5,238 |추천 18

정말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아 글 남깁니다.

 

전 결혼 오년차 서른살 주부입니다.

 

남편은 두살 연하로, 딸아이가 하나 있는 소위 사고쳐서 시집온 케이스에요.

 

스물 다섯. 정말 단한번의 실수로 기적같이 저에게 찾아온 아가가 지금의 제 딸이네요.

 

당시 스물 셋에 군대를 막 다녀온 남편은 대학에서 만났고 집안 형편이 그다지 좋지 못한데다 기댈곳이 없었던 저에게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사귀고 채 삼개월이 지나지 않아 아이가 생겼고, 남편은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며 저를 자기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당연히 시댁에서는 본인 자식도 없는셈 치겠다며 저와 남편을 내치셨습니다.

 

저는 대학을 중간에 휴학하고 임신한 몸으로 공장경리를 다니며 막달까지 일을 했습니다.

 

그와중에 남편몰래 혼자사는 제 집에 시모가 찾아와 자식새끼 홀린 죄로 물도 맞고, 뺨도 서너차례 맞았습니다.

 

임신 7개월.. 스트레스 때문인지 배가 거의 막달처럼 불러왔는데 그때도 아이 지우라며 배를 발로 걷어차신분이 시모되는 사람입니다.

 

어찌어찌 임신 9개월째 접어 들었을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며 내가 너 며느리로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니뱃속에 아이는 우리집안 씨니 들어와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는 왜그리 기뻤던지요.

 

그리고 오년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애초에 친정이 없다시피한 저에게 막말이 심하셨던 시어머니..

 

저 밖에서는 똑부러지고 일 잘한다는 소리 들으며 지냈고, 살면서 누구한테 미련하다소리 단한번도 들어본적 없었습니다.

 

집안 형편어렵다고 자기 처지 비관하면서 동정받으려고 한적도 없구요, 오히려 그게 다른사람에게 안좋게보일까 늘 모든일에 열심히, 그저 더 열심히만 하고 살았습니다.

 

그게 미련한 거였네요.

 

미련한년, 모자란년, 남편잡아먹을년, 이년, 저년......

 

세상에 년소리 들어가는 쌍욕은 다들어 본거 같습니다.

 

그러다 저저번주. 날짜도 안까먹고 정확히 기억나네요.

 

10월 3일 개천절.

 

남들은 하늘 열린날이라고 휴식이고 연휴인 이날.. 남편은 추석때도 공휴일도 바쁘다며 차례도 지내지 않았었습니다.

 

그날도 시어머니께 한차례 혼이 나고, 고기집을 하는 친구집에 시누이 두명 처먹일 고기사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원래같으면 근처 식육점에서 아무고기나 사다가 재 줄 것을, 그날따라 시어머니께 혼난일도 있고 이러다 진짜 죽겠다 싶어 그래도 지들 조카라고 내새끼는 이뻐하기에 시누이들에게 아가 맡기고 집에서 버스타고 30분 정도 걸리는 친구 고기집에 찾아갔습니다.

 

한참을 신나게 시댁욕도하고, 남편욕도하고, 죽네사네, 이혼을 하것네 말것네 한두시간 수다떨고 저녁시간 맞춰서 집에 가려고 나와 버스카드를 꺼내는데 친구집에 지갑을 두고왔더군요.

 

버스 정류장이 친구네 고기집에서 제법 멀어(걸어서 20분거리) 친구에게 나오지 말라고 하고 혼자 나온길이라 다시 가려고 골목을 돌았는데..

 

어디서 많이본 강아지 뒤통수가 보입디다.

 

제가 좀 흥분해서 쌍욕을 하더라도 좀 이해부탁드려요.

 

저 썅노무새끼 아침에 내가 다려준 와이셔츠를 처입고 그옆에 어디서 많이본년 손을 꼭 잡고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더군요.

 

근데요.

 

저 별로 그렇게 화가 안납니다.

 

지금도 괘씸하고 분하긴 하지만, 차라리 잘됐다는 심정까지 듭니다.

 

우리 꽃님이(태명이에요) 생각하면은 불쌍해서 눈물만 나는데.. 왜인지 안심이 되요.

 

제가 나쁜년인가요?

 

남편이 바람핀거 보고 참 안심이 됩니다.

 

저도 회사에서 결시친 보면서 바람피는놈들 이야기 올라오면 어이구 죽일놈 하면서 보는 평범한 아줌마에요.

 

그런데 왜 그모습에서 해방감까지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오년간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술처먹고 기어들어와서 지 애비 들어왔는데 처잔다며 이새끼 저새끼 쌍욕하면서 우리딸 밟으려고 지랄떨다 제가 밀쳤다고 고소한다며 신고해서 온동네 난리친 병신놈..

 

차라리 잘됐다 싶습니다.

 

무슨정신으로 그놈들 따라 골목까지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새 해가 빨리 져서 집집마다 다 불이 꺼져있는데 그 년놈들이 저희끼리 시시덕대느라 뒤에 누가 오는지 말든지 대문열고 들어가서 불 딱켜지는 집까지 보고 핸드폰으로 그 집문앞에 붙어있는 주소만 사진으로 찍어가지고 친구네 다시 갔습니다.

 

얼마전에 졸업해서 취직해가지고 처음에는 징징거리면서 그만두고싶다, 지금처럼 너만 나가서 일하면 안되냐, 남자가 꼭 나가서 일하란법 있냐, 회사 사람들 너무 싫다..

 

그럴때마다 속에서 열불터져 죽겠는거 남자가 그래도 사회생활을 해야 밖에서도 면이선다, 힘내라, 자기는 우리 꽃님이 아빠고 내 남편이지 않냐 어르고 달래서 매일매일 출근시켜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술만 처먹고 집에 들어오면 갖은 행패에 그래도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아 저러겠지 싶어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러더니 지지난달 부터 회사에 일이 많아졌니 어쩌니, 좋아가지고 회사잘 다니길래 이게 왠 일인가 싶더니..

 

내 썅노무새끼가 저지랄병을 떨고 다닐줄 알았습니다.

 

오히려 고맙네요. 이 지옥에서 탈출할 빌미를 줘서.

 

친구한테 상의하니 도와줄 친구가 몇있다며 연락해보고 다시 연락주겠다 했습니다.

 

그날 고기가지고 집에 돌아가니 시간이 많이 늦어 또 시어머니한테 한바탕 욕얻어먹고 아가 데리고 방에 들어와 한참 울었네요.

 

친구랑 이번주 토요일날 다시 만나 이야기 하기로 했는데..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사무실에서 글을 쓰느라 영 두서도 없고 이제 곧 퇴근시간이라 급하게 마무리 해야겠네요.

 

사람이 그저 열심히만 살아가지고는 보답받지 못하는 것도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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