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8일...목요일..
내일 저녁은 동호인들끼리의 모임이 있고...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봅니다..
그동안 뭐하며 사느라 그리 바쁘게 살았는지...돌아보니 벌써 가을도 저물어 가는 듯 합니다..
남산순환도로에 가로수가 노랗게 혹은 붉게 물들어 갈 즈음...하얀 겨울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맘때쯤 제대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의 여자친구가 아침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 방송을 타기도 했던...ㅎㅎㅎ
맞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겐 그리움이 되기도 하고...오늘 하루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하며...또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아무리 하찮은 하루를 산 듯 해도...밥달라고 쳐다보는 거북이가 있고...또 때 안타는 색상의 닥스훈트가 혓바닥을 길게 늘이고 절 애처롭게 쳐다봅니다..
그러니 아니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생명 하나하나가 우주만물을 모두 담고 있다는 말이...괜한 말은 아닌듯합니다..
옛날 제 방에는 알맞은 크기의 연탄난로가 있었습니다...
연통이 창문을 통해 나가고..그 연통을 고정하기 위해 철사로 연결하고...그 위에 연하장과 크리스마스 카드가 걸리곤 했지요..
그땐 참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풍족하게 살다가 쪼~~~~올~~~~~딱 망해서리 나무 받침이 있는 부서질듯한 화장실을 하나끼고 살았으니까요..
부엌과 방이 연결되고...작은 마루를 지나 또 하나의 방이 있고...
그정도의 집도..........망하고 나서..한 3년 지나서 좋은 집으로 간 상태였지요..
중학교때인 듯 합니다..
당시 검은 교복을 입고...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한 아이와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에 놀러가자고 하니 무척좋아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집에 온 아이는 상당히 불안해 하고...또 우리집의 재무상태(집안 가구의 형태와 종류로 가늠함..ㅋ)를 파악하곤 놀란 표정으로 우리집을 떠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이상하게 주위에 친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대부분은 극히 정상적인(아버지가 성실히 직장생활을 하며,어머니가 집에서 밥해서 아이를 챙기고..어느정도의 규격을 갖춘 집에 사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교복만 입고 다니니..뭐 애들이 알턱도 없고...제가 좀 富하게 생긴 모양이었나 봅니다..
또 생일때 아이들이 우리집에 오고 싶다고 하여 일요일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머니께서 손수 해주신 비빔밥을 내 놓으니..급 실망하며 대충먹고 갔던 아이들..
왜? 왜 그랬을까? 당시엔 참 의아했습니다..
친구들도 어렸고..저도 어렸었겠지요..
그런 살아온 이야기를 지금의 내 아이들에게 해줘도 이해를 못하겠지요..
산다는 건..지금의 모습이 있다는 건..그만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발자욱을 남긴 추억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추억이 남긴 발자취가...오늘 우리네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속엔...나와 같은 혹은 전혀 다른...혹은 비슷하지만 다른...삶이 자리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아픔을 주더라도...나름 그만한 사정이 있겠거니...그리 생각하려 노력합니다..
가을엔..세상 모든것과 교감이 가능할듯한 착각이 드는 계절이니까요..
혼자 상상으로라도...미술관을 거닐고..향긋한 커피내음을 곁에두고 신문이라도 읽고싶은 계절입니다..
아..3시에 녹음 들어갑니다..
열분들도 행복한..향긋한 하루되소서..
에헤라디여~~
-지앤비스튜디오 두목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