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에서,,
벌써 겨울이 다가온다,
너와 평생 함께할 가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혼자 지내던 가을도 이제 지나가고 곧 겨울이 다가오는거 보니 내 가슴이 시린다.
우리가 헤어져 있는동안 항상 난 너의 안부가 궁금했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사고없이 운전은 잘하고 다니는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데 행여 감기라도 걸린건 아닌지, 겨울 쯤만 되면 목이 아프던 너인데 따뜻한 물을 잘 마시는지 궁금한게 많았다,
지난 3년이 넘는 시간을 돌이켜 보면 우리 추억도 참 많았던거 같다,
여자에게 이벤트라는것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내가 친구들을 동원해서 해줬던 너의 생일날 그 엉성했던 촛불들,
우리가 처음 놀이동산을 가기로 했을때 니가 적어도 에버랜드는 가야지 하며 천국에서 사왔던 김밥들과 그날의 잊지못할 우리 둘만의 순간,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았던 소매물도에서 찍은 웃긴 사진들과 그림같은 풍경,
1주년 기념으로 남해 여행가서 보았던 신선들이나 나올 것 같이 안개 낀 금산 보리암,
내가 계획했던 여행코스중에 처음으로 실패를 맛보았던 눈이 펑펑 오는날 평창에서 눈에 계속 미끄러지는 차를 서로 밀면서 좌절했던 웃지못할 기억들,
용기라곤 쥐뿔도 없는 내가 사람많은 연극 공연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벌벌 떨리는 손으로 읽어내려간 그때의 나의모습과 방방뛰며 좋아했던 너의 모습, 등등,,
한통의 편지로는 다 쓰지도 못할만큼 많은 추억들이 이제 잊혀져야 한다는게 희미해질꺼라는 생각에, 너와 더이상 같이 나누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파온다,,
너와헤어지고 친구들이 많이 위로해주었다,
나에겐 너말고는 니가 아는 그 친구들이 전부였으니깐,,
그런데 그것도 한순간이더라,
그 어떠한 위로도 나에겐 그때의 순간뿐, 내마음이 채워지지 않더라,,
너가 이별을 고하고 나서 한동안은 참 많이 원망했다,,
3년을 넘게 만났는데 니가 날 이렇게 버릴순 없다고, 사람이 어떻게 이러냐고, 모든게 부질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밤새울며 너를 욕하고 새벽에야 겨우 지쳐 잠이 들 수 있었다.
어떻게 나에게 헤어지자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날 보며 미소지으며 사랑을 얘기했던 그 입으로 그만하자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알던 이쁘고 착했던 00는 사라지고 헤어지던날 매정한 눈으로 바라보았던 그 눈빛들이 잊혀지지 않더라,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너에게 못해준 것들만 떠오르더라,
너가 가끔 이별을 고할때 마다 더 잘해준다는 말로만 널 급하게 잡기 바빴고 행동으로 보여준적이 없었던 거 같다,
내가 잘못한 것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들, 배려하지 못했던 것들, 감싸주지 못했던 것들, 그냥 아무 말 없이 안아 줄수 없었던 내 작고 협소한 마음의 크기들,,아무런 요령도 이해도 없는 그저 크기만 큰 내 마음에서 니가 서서히 지쳐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널 다 아는척, 널 다이해하는척, 그렇게 생각만 했던거 같다.
혹시 너는 나를 생각하면 그냥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그런 사랑으로 남은거가?
우린 왜 헤어져야 했을까?
생각해보니 헤어져야 될 이유가 너무 많아서 눈물만 나더라,
나는 사랑하니깐 그런 이유들 보다 더 너를 많이 사랑하니깐 헤어진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왜 죽어봐야 저승맛을 안다고, 지나고 보면 깨닫게 되는 것들 있잖아.
니가 날 버린게 아니라, 사실은 내가 널 잃은건데 말이다.
00야,,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게,
조금만 조금만 더 내옆에 있어주지 그랬어, 이왕갈거면,, 어차피 갈거였으면,,
너도 알잖아, 내가 그렸던 내 미래의 모든 그림은 너와 함께 였다는걸,
너에게 더 많은걸 안겨주고 싶어서, 너의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더 당당해지고 싶어서 늦은나이에 대학에 와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살았다는거,,그리고 그 마지막 결실이 지금이라는걸,,
그런데 지금 내옆에서 그런 나를 응원해주고 축하해 줄 너가 없다는 현실이 이 모든걸 놓게 만들더라..
너를 만나기 전까진 버러지같은 인생을 살던 나에게 이런 행복은 지나친 욕심이었나보다,,
아직 같이 하고 싶었던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은데,
난 항상 그런 생각이 날때 마다 잊어먹지 않기 위해 메모지에 메모해두면서 이많은걸 언제 다하지? 하며 행복한 웃음만 짓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그런날들이 다 아득해져 버려서 꿈만 꾼거 같다.
니가 내옆에서 어떤 표정과 어떤 향기로 남아있는지 아직 내가슴은 잊지 못하고 기억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오히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네,
그래도 우리, 서로가 만날 때 만큼은 진심이었다는거 나는 믿고 있다.
그 모든걸 나는 너에게서 느꼈었으니깐,
다만, 나는,, 그 시간들과 그마음들이 내가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컸던 거라고 생각할게.
있잖아,,
아직도 정말 사랑한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고, 안고 싶은데 안을 수 없고, 사랑한다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데 입밖에 꺼낼수 조차 없다,,이젠 니가 내옆에 없으니깐,,
인연은 존재하기 때문에 인연이라는 단어도 존재하는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인연은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너가 그랬지?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날 볼 수 없다고,,
흔히들, 헤어지고 만나면 똑같은 반복이다, 시즌2가 아닌 재방송이다, 혹은 한번깨진 그릇은 다시 깨지기 마련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런말들 보다는 뼈는 부러지고 다시 붙으면 더 단단해진다, 비가온뒤 땅이 굳는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내옆으로 돌아 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1달이 되었든 1년이 되었든 아니면 몇년이 지나든 간에, 난 항상 이자리에서 지금처럼 누구도 만나지 않고 니 자리를 비워둘게,
친구들 만나고 취미생활 즐기고 그렇게 살고 있을테니, 나중에 내가 그리워 지거나 보고 싶을때 그때의 우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나에게 돌아와주라,
그래서 너랑 만날때의 멋있었던 나로 되돌려주라,
니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떠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난 너에게 묻지도 않고 두팔 벌려 꽉 안아줄게,,
세상에 여자는 많다,
너를 닮은 여자도 많을테고 나랑 맞는 여자도 많을테지만 내가 아는 000는 너 하나밖이고, 내가 아는 나는 000 밖에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