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후반의 유학생입니다.
몇일째 기분이 찝찝하고 썩 좋지가 않은데 이게 정당한 더러움(?)인지 아니면 제가 철이 아직 덜들어서 느끼는 기분인지 여쭤볼까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20대 후반이고 유학을 온지는 반년정도 되었습니다.오기전까지 전문대를 졸업하고 5개월 취업활동하다 취직이 돼서 유학오기 반년 전까지 일을 했습니다.연봉은 높지 않았지만 근무환경이 괜찮은 편이어서 그냥저냥 계속 다녔었습니다.
세살 위에 오빠가 있는데, 오빠는 4년제 졸업하고, 중간에 어학연수도 갔다오고, 군대갔다오고, 졸업하고 공무원 준비로 2년가까이 공부하면서 취업이 늦었어요. 지금은 다행히도 좋은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구요.
제가 전문대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일하는 동안 오빠랑 투룸 월세에 같이 지냈어요. 막 집세가 비싸고 그런건 아니었는데, 제 빠듯한 월급에서 월세, 공과금, 차비, 식비 내고나면 겨우 저 쓸돈 좀 남는 생활이었습니다. 가끔 보너스 같은거나 상사분이 상품권같은거 주시면 오빠 용돈쓰라고 적으나마 쥐어주기도 하고 운동화나 티셔츠 같은거 사주기도 하고요. 오빠가 주로쓰는 용돈은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별로 물어본 일도 없고...아마 부모님이 주셨겠죠
뭐 이렇게만 보면 제가 엄청 헌신적인거 같은데 ㅋㅋ 그정도는 아니예요.집안일도 곧잘 해주고, 명절이나 그럴때 저는 직장인이고, 오빠는 ㅅ학생에 장손이니까 어른들이 오빠한테는 용돈을 주시는데 그거 일부 떼어서 저 주기도 하고요..뭐 자라면서 싸우는 일 한번 없이 잘 지냈습니다. 저도 제 월급으로 둘이서 생활하는데 크게 불만은 없었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학교 다닐때 오빠 학비, 어학연수, 졸업후에 공무원 준비 등 때문에 유학가고 싶다는 얘기를 못했어요.집이 그다지 넉넉한 편도 아니었고..그래서 오빠 취직하고 좀 지나서 이제 뭔가 얘기해도 될거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학가고싶다. 말씀을 드렸더니, 부모님도 오빠도 흔쾌히 갔다 오라고 하셨습니다.배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며 열심히 하고 오라고 하셔서 반년정도 준비해서 유학을 왔습니다.
제 저축이 얼마 안되다 보니 첫학기 학비, 집 계약, 자잘한 살림 준비 하고 나니 남은돈이 거의 없더군요.지금 매달 집세랑 생활비는 부모님이 보내주십니다. (많이 받지는 못합니다. 넉넉한 집이 아니라 부담도 되기도 하고, 저도 염치가 없어서..생활비는 공과금, 차비 내고나면 겨우 밥 한두끼 사먹을 정도?)
유학생들이 대부분 다 그렇겠지만 이렇게 거지ㅋㅋ 같이 지내는거 오빠가 보기 좀 그랬는지. 가끔 학교친구들이랑 놀러가거나 할때 쓰라며 용돈으로 이삼십 보내주기도 하고, 간식거리나 식재료 ems 보내주기도 하고요. 제 쪽에서 돈 좀 보내달라고 요구한건 딱 한번 입니다. 학교에서 쓰는 책을 사야되는데 책값이 비싸서 오빠한테 좀 달라고 했어요.
좀 알아보기 힘든게 쓴건가;요약하면 1. 정기적으로 지원해주시는건 부모님2. 본인이 자발적으로 내가 딱하게?? 느껴질때마다 지원 오빠.
오빠한테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만난지 몇년 된거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워낙 서로의 연애사에 관심도 없고 전 결혼할 사람만 알면 되지 싶어서 그간의 여친들도 본적 없습니다.근데 지금의 여친(새언니라 부를게요)이랑은 결혼 할 생각인지 엄마가 몇번 말씀하시더라구요.전 뭐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상견례 할땐 못가겠다. 결혼식 할때 비행기 오빠가 끊어주나? 하고 엄마한테 농담으로 말 했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오빠한테 이제 돈 얘기 하지 마라택배도 엄마한테 얘기해.
뭐 심각한 말투는 아니고 그냥 농담하는 와중에 지나가는 얘기라 저도 그냥 왜? ㅋㅋ 이제 싫대?? 했더니
언니가 싫어해~
라고 하시더라구요.그떈 그냥 엄마한테 엄마가 택배 자주 보내주나? 하고 농담하고 끊었는데 끊고 생각해보니 슬슬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엄마가 무슨 경위로 그런 말씀을 하시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엄마, 오빠, 새언니 사이에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 그냥 기분이 나빠요.뭐 매달 제 생활이 여유가 넘쳐 흐르도록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저도 오빠한테 해달라고 한거 위에 책값 빼고는 없어요. 택배 보내는것도 적은 돈이 아닌건 알고 있습니다. 한번 보내줄때마다 장도 봐야되고 EMS 비용도 만만치는 않은것도 압니다. 뭐 언니랑 같이 장보는데 뭐 먹고싶냐고 카톡 올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돈 쓰는거 보고 오빠한테 뭐라고 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인들이 농담처럼 한 말로 7~8년 오빠 먹여살렸으면, 오빠 결혼할때 샤넬백 서너개는 받아도 되겠다했는데, 뭐 진짜 그러겠다는 말도 아니고 ㅋㅋㅋ 그걸 보상 받아야 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ㅋㅋㅋㅋ아 뭔가 부아가 치밀어 올라서 그러고 싶어집니다.-_-
그래서 결론은
새언니 입장에서 예랑이가 꼭 안써도 되는 돈을 쓰는걸 옆에서 관리 해주는건데 시누이가 민폐쩔게 받아먹고 있다가 철없이 기분나빠 하고 있는건지..
오빠랑 언니가 결혼해도 앞으로 몇년간은 더 볼 일이 없겠지만, 한국 돌아가서도 잘 지내게 될것같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