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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친구 이야기_6

내친구 |2012.11.05 16:26
조회 1,112 |추천 7

안녕하세요.

 

이제 벌써 가을에 제법 물이 들었네요.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8월 말에 올리고 벌써 두달 쯤 지난 것 같군요.

 

그 사이에 아주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 두달가량의 공백기 동안 있었던 일은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적어보고 싶네요.

 

 

 

 

 

 

 

 

 

 

 

 

 

 

 

 

 

 

 

 

아이가 돌아간 뒤의 옥상은.

 

돌아간 소년 만큼의 어둠이 더 내리깔린 듯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눈동자만 빙글빙글 돌던 그도 차츰 제 모습으로 되돌아가 어느샌가 저와 마주보고 서있었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죽은 뒤의 이야기를 몰라.

 

저는 그저 침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는 살아있는 사람일 뿐인데 말입니다.

 

- 그래. 어쩌면 알고싶어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

 

- 그래서 때때로 잘못된 선택을 내리고는 해.

 

- 그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안다면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까.

 

 

 

섬짓하기만 하던 그의 얼굴이 어쩐지 화가 나 보이는 듯했습니다.

 

워낙 인상자체가 막강한 인상이라 어떤 감정을 드러내는지 알 수 없는 얼굴이기는 했지만, 차분한 그의 어조에서 분노와 그 이면의 슬픔언저리가 얼핏 들어나 보이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그는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는 듯 손을 저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말해야 할 것이 있다는 듯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당황하고, 슬퍼보였으며, 어찌해야될지 모르는 듯한 표정과 몸짓들.

 

저는 처음으로 그에게 한걸음 다가가 보았습니다.

 

그를 어릴적 처음 만남 그 이후, 단 한차례도 제 쪽에서 먼저 다가서는 일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 한걸음이 이다지도 크고 무거운 것인줄 알았다면.

 

저는 차라리 그때 되돌아 나와 버렸다면 좋았을 것이라, 가끔 생각 하고는 합니다.

 

한걸음 안쪽은 마치 어둠이 무게를 가진양, 제멋대로 활개치는 그런 세상이었습니다.

 

한발자국 뗀 다음, 못박힌듯 서있는 저에게 그는 마치 예상 했었다는 듯 제 손을 잡고 천천히 이끌었습니다.

 

처음으로 만진 그의 손은.

 

의외로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더군요.

 

막연히 귀신이거나, 그 비슷한 무엇일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차갑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만 조금 딱딱하고 매끄러운 느낌이라 사람이라기보다는 플라스틱에 가깝다는 느낌을 막연하게 받았을 뿐입니다.

 

어쩌면 내가 눈을 떴을때 허공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때 쯤.

 

갑자기 그가 멈춰섰습니다.

 

큰 붉은 문이 보였고, 그것은 크기보다는 색상에서 풍기는 위압감이 더 신경쓰이는 문이더군요.

 

그는 뒤로 살짝 물러서면서 저를 앞으로 밀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붉은 색상의 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바라보니 붉은 느낌보다는 어두운 색상의 문에 붉은색이 얼룩덜룩 묻어있어 그렇게 보였나 봅니다.

 

손잡이도 없었고 문이라기보다 벽의 느낌이었기 때문에, 뒤에 서있는 그를 한번 바라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표정없는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문에 손을 대고 살짝 앞으로 밀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가볍게 한쪽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에 갑작스레 밝은 빛이 노출되어 한참을 눈을 감고 깜빡거려야 했지만, 막상 눈에 익숙해 지고보니 그저 작은 조명등 밝기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더군요.

 

문 안쪽에는 하얀색 빛 덩어리 같은 것들이 여기저기 덩어리져 굴러다니고 있었고, 드라이 아이스나 안개를 뿌려놓은 것 처럼 습하고 묵직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말없이 저를 한번 더 앞쪽으로 밀었고, 그 안에 들어서자 답답하고 불쾌한 느낌 떄문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더군요.

 

- 이것이 첫번째. 고통.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그는 이렇게 이야기 했던 것 같습니다.

 

- 이 덩어리들은 아직 완전히 이승에서 떨어져 나오지 못한 영혼. 죽음을 결심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강에 몸을 던졌거나.. 어쨌든 삶과 연을 끊기 직전의 순수한 고통들. 이 과정이 끝나면 더이상 고통이 느껴지지 않고 그저 죽음으로 가는 길만 남지.

 

발 아래로 스치는 빛 덩어리들 사이에서 나지막한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불쾌한 기분이었다가, 점점 속이 울렁거리면서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더군요.

 

안색이 나빠진 것을 보았던 것인지 그는 빠르게 빛 사이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토하기직전에 도착한 것은 검은 문.

 

뭔가 생각할 틈도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곳에는 온통 진흙이라고 해야할까요, 늪?

 

음..

 

아스팔트가 굳기전의 그 찐득한 느낌 아십니까?

 

그런느낌의 찐득거리고 질척거리는 검은색 덩어리들이 자신의 흔적들을 남기면서 이곳저곳으로 흘러다니고 있었습니다.

 

- 이것은 죽음.

 

- 빛의 단계에서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혼들. 일반적인 삶과 죽음을 나눈 영혼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죄인들의 영혼.

 

- 그들을 죄인들이라 부르고, 그들의 영혼이 죄로서 다스려 지기전에 오는 곳. 이곳이 두번째 검은 문.

 

그는 마치 심심한 듯이 검은색 덩어리들을 걷어 찼고, 덩어리들은 금새 펑 하고 터지면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곧 다시 한쪽에서 검은색 덩어리가 일렁거리며 만들어졌고 그는 그렇게 걸리적 거리는 검은 덩어리를 걷어 차며 저를 이끌었습니다.

 

- 사실 이것은 영혼이라고 볼 수 없는 존재들이지. 아직 영혼이 되지 않은 무엇. 곧 삶의 한 부분인 것 처럼 형태가 만들어 지겠지만, 그것 역시 아무것도 아니다.

 

이윽고 세번째 만난 문은 손을 대기도 어려울 정도로 흰.

 

하얀색 문앞에 섰습니다.

 

머뭇거리는 저를 흘끔 바라보던 그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먼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더군요.

 

문이 닫히기전, 황급히 그를 따라 들어간 곳에는 아직 앳되보이는 소년들, 몹시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 곱게 화장을한 여자들에 외국인 까지.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바글거리며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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