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181권] 혼자 책 읽는 시간

 

 

「힘들고 지친 삶에 치유를 가져다준 1년간의 아름다운 독서기」

 

원제 : Tolstoy and the purple chair

저자 : 니나 상코비치

역자 : 김병화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 2012년 03월

 

■ 책. 동작을 멈추고 다시 온전하고 전체적인 인간으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생각할수록 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난 도피에 대해 생각했다. 도피하기 위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도피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20세기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시릴 코널리는 "말은 살아 있고 문학은 도피가 된다. 그것은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책을 활용하고 싶었던 방식이 바로 이것이었다. 삶으로 되돌아가는 도피 말이다. 나는 책에 풍덩 빠졌다가 다시 온전해져 나타나고 싶었다. -p.35~36

 

■ 오랫동안 책은 내게 다른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의 슬픔과 기쁨과 단조로움과 좌절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내다보는 창문이 되어주었다. 그곳에서 공감과 지침과 동지 의식과 경험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책은 내게 그 모든 것을, 그 이상의 것을 줄 것이다. -p.47

 

■ 산다는 건 힘들어. 불공평하고 고통스러워. 하지만 삶은 예상치 못하고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는 아름다움과 기쁨과 사랑과 수용과 황홀의 순간들도 틀림없이 가져다주지. 백퍼센트 장담해. 의심도, 의문의 여지도 없이. 그게 좋은 점이다. 좋은 점들을 알아보고 그것을 붙잡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주고 번영을 누리게도 해주는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을 때 희망은 되살아난다. -p.55

 

■ 책들이 곁에 있으면, 또 내 과거와 현재가 함께 있으면 나는 미래로 옮겨갈 수 있다. 책, 과거, 현재가 나를 밀어주고 기억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희망을 가져다준다. 잊으면 안 되는 것에 대해 경고를 발한다. 살면서 생긴 가혹한 생채기에서 나오는 피를 멎게 한다. -p.56

 

■ 한순간 느낀 아름다움을 평생 간직하는 재능이 우리 인간에게는 있다. 아름다움은 홀연히 우리에게 오며, 우리는 감사히 그것을 받아들인다. 시간과 장소는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기억은 다시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 예고도 없이 전면적으로 감지되거나 어떤 계기를 건드림으로써 의도적으로 촉발될 수도 있다. 솔방울 냄새, 팝콘 냄새, 차가운 맥주 맛, 박하 한 입 등 이런 감정들이 뒤범벅되어 있다가 갑자기 아름다움이나 기쁨이나 슬픔이 명료해진다. 아름다움은 지속되는 순간 속에, 우리를 또다시 살아나게 해주는 순간들 속에 있다. 우리는 기억의 단단한 쿠션 위에 서 있다. 과거가 가져다주는 자양분을 먹고 우리는 자란다. -p.61

 

■ 도피를 위한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와 다른 대답 방식을 찾아냈다. 그것은 슬픔을 내게서 떼어내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기억을 통해 슬픔을 흡수한다. 기억이 슬픔을 몰아내거나 죽은 사람을 도로 데려오지는 못하지만, 과거가 우리와 항상 함께 있도록 보장해준다. 나쁜 순간들만이 아니라 매우 좋았던 순간들, 웃음과 음식을 함께 나누고 책들에 대해 토론했던 순간들도 함께 남아 있게 해주는 것이다. (...) 내게 '기억'이란 누군가를 사랑이나 존경심을 품고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은 지나간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p.98~99

 

■ 책 한 권을 끝내기 싫어 가슴이 찢어진 적이 있는가? 마지막 페이지가 덮이고 한참 뒤까지도 계속 당신의 귀에서 속삭이고 있는 그런 작가가 있었는가?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책에서 인용한 좋은 구절을 적는 일기장을 쓰기 시작했다. 그 일기의 용도는 금고였다. 사랑하는 작가들이 내 귀에 속삭여주는 말을 간직하고 싶었고, 그런 말을 다시 들을 필요가 있을 때를 대비하여 저장하고 싶었다. 처음 읽었을 때 받은 영감만큼, 나중에 필요할 때 그 말을 다시 들으면 영감의 불꽃을 다시 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말을 따라감으로써 더 강인하고 현명하고 더 용감해지고 더 친절해지기를 바란 것이다. 일기장에 간직해둔 인용문들은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지침이자 증거였다. -p.143~144

 

■ 삶에서 행복을 찾지 말아라. 삶 그 자체가 행복이거든. -p.146

 

■ 이제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인간의 경험을 목격한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규정짓는 것, 누가 중요하고 왜 중요한지를 규정하는 데 그것은 필요하다. -p.177

 

■ 독서를 통해 나는 삶이란 고통이 고르지도 않고 무한정 부담을 져야 하는 것임을 발견했다. 비극은 제멋대로, 불공정하게 떠안겨진다. 편안한 시간이 오리라고 약속했지만 거짓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힘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어떤 나쁜 일이 오더라도 그것이 부담은 될 수 있겠지만 올가미는 아닐 것이다. 책은 삶을, 내 삶을 거울처럼 반영한다. 이제 나는 내게 일어났던 모든 나쁘고 슬픈 일들, 내가 책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들이 모두 인간의 회복 능력의 대가이자 증거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p.178

 

■ 내가 읽은 책들은 모두가 저마다의 삶에서 각기 다른 시기에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사실 내가 겪고 있는 바로 그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이제 독서를 통해 나는 고통과 기쁨의 발견은 보편적인 경험임을 알게되었다. 그런 경험들이 나와 바깥세계를 연결해준다는 것도 알았다. 친구들도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겠지만, 친구들과의 사이에는 항상 장벽도 있고 숨겨진 구석도 있고 은폐된 감정도 있다. 책에서는 그런 캐랙터들이 속속들이 내게 보이며, 그들을 아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알게 되고, 내 세계에 살고 있는 실제인물들을 알게 된다. -p.182

 

리뷰

 

제목도 마음에 들고 표지도 마음에 들고 그냥 보기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한 권. :)

스탠드불이 켜져 있는 저 아늑한 표지그림을 보며 내가 방에 마련해놓은 작은 내 독서공간이 생각났다.

뭐 근사하진 않지만, 너무나 평범하지만, 사진 속에 있는 저 공간이 내게는 너무나도 따뜻한 공간이다.

잠못들고 새벽까지 깨어 있을 때나 혹은 한 두시간 눈이 일찍 떠져 아침시간에 여유가 생겼을 때,

스탠드불을 켜놓고 쿠션을 받치고 편히 앉아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일기도 쓰고 뭐 그런 곳이다.

예전엔 카페에서 책읽는 시간이 많았는데 요즘은 여기 앉아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니나 상코비치'는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냈던 친언니가

담도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서 그 충격과 슬픔을 다름아닌 책을 통해 위로받고 있다.

1년 365일동안 매일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긴다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책이라는 것은 현실을 도피하기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처라고 말한다.

책을 통해 누군가가 나에게 들려주는 충고를 듣고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들여다보면서

때로는 나와 똑같은 고통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럼에도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으며 그 안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깨달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작가가 독서를 하고 서평을 남기는 과정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 역시도 책에 따라서 서평을 쓰는 시간이 많이 달라지는 편이다.

굉장히 술술 잘써지는 책이 있는가하면 유난히 쓰기 어려운 책도 있다.

그래도 자꾸 이렇게 쓰다보니 요즘은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서

특히 두꺼운 분량의 책을 읽거나, 혹은 한 권의 책을 너무 긴 시간동안 나눠읽을 경우,

순간순간 떠오르는 감정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 때 그 때 떠오를 때마다 독서노트에 메모해놓고

나중에 서평을 쓸 때 그 느낌을 고스란히 옮겨적기도 한다.

그리고 나 역시 언젠가 열심히 다 써놓은 서평을 마지막 부분에서 버튼을 잘못누른 덕분에

일부내용을 날려버려 참 아쉬웠던 적이 있는데, 저자도 같은 것을 경험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이 책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 것 같다.

 

물론,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그 책에서 느끼는 감동과 교훈의 정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지만 적어도 내게는 참 의미있는 책이었다.

의외로 아름다운 문장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 언제나 그렇듯 책을 통해 나는 세상을 좀 더 알아가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는 기분을 느낀다. 사람들마다 저마다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책읽기가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있다.

나의 경우, 무언가 복잡한 생각에 시달릴 때 집중할만한 것을 찾다가 그것이 책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빠져들 수 있는 오로지 나만의 시간, 책은 내게 있어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책으로 한 숨 고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

물론 저자처럼 1일1독이 멋있어보이긴 하지만, 자칫 양에만 의존하여 의미를 잃은 독서를 하고싶진 않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고싶은 생각이 더 크다.

 

혼자 책 읽는 시간.

아니 꼭 책 읽는 시간이 아니더라도, 혼자 차를 마시든, 혼자 공원을 산책하든,

요즘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자신을 치유하고 힐링하는 시간은 참 중요한 것 같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