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말과는 달리 통 큰’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안 후보를 압박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런 비판은 민주당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재인 후보의 이름을 빗대 ‘문죄인’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민주당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를 표명했던 지난 23일부터 문 후보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오전까지 자유게시판에는 문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500여 개 넘게 올라와 있다. 40여 년 이상 민주당을 응원한
국민이라고 밝힌 아이디 ‘카멜레온10’은 “‘통큰 양보’를 하겠다는 문재인 후보님! 뭘 그렇게 통크게 양보를 했나요?”라고 물으며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문 후보의 태도를 비판했다.
안철수측 “협상과정서 文측에 많이 당했다”
■ 安 왜 분노했나
무엇이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를 분노하게 했나.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 선언을
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 대단히 섭섭하다는 생각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2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민주당 측에) ‘더티(dirty)하다’라면서까지 배신감을 털어놨다”고 밝혔다.
사퇴선언문 어디에서도 흔쾌히 문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다는 뉘앙스를 찾을 수 없었다. 사퇴선언문에 남긴 말과 주변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문 후보 측의 행태에 대해
기득권 지키기, 승리 지상주의와 같은 구태를 버리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환멸과 심각한 무력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안 전 후보의 사퇴선언문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 나타난다.
안 전 후보는 사퇴선언문 모두에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룰 협상이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음을 암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가상대결 방식이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는 원칙이었고, 문 후보가 제시한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는 단순한 승리 방정식이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강조했다.
안 전 후보가 사퇴 직전
참모들에게 “제가 대통령 후보로서도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앞으로 살면서 어떤 경우에도 영혼을 팔지는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지지도
조사 방식은 진짜 아니었다”라고 협상 결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 전 후보는 선언문에서 또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문
후보님과 저 두 사람 중에 누군가는 양보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어떠한 경우에도 문 후보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본인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였다. 기득권에 가로막힌 제3후보의 좌절로 해석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는 계속해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하면서도 문 후보 측과 논의되던 정책연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선거운동
방식, 공동정부 운영에 대해서도 일절 말하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선언문 말미에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고 말해 문 후보에 대한 후보직 양보가
결코 가치연합이 아니라는 뜻을 드러냈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룰 협상 과정에서 많이 당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민주당이 이 정도로 더티할 줄은 몰랐다고 실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112601030523236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