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몇달만에 부산을 찾았어요
저의 고향인지라 저는 힐링이 필요할 때 부산을 찾곤 합니다.
결혼을 한 친구집에 가서 아기와 놀아주고 돌보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고,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지요.
다음날 눈을 떴는데 평소와 다르게 몸이 너무 무겁고, 아팠어요.
열이 나는 듯 하여, 저는 조금더 잠을 청하였습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저는 그 짧은 시간에 불쾌하지만 너무나도 선명했던 꿈을 꾸었습니다.
[꿈]
꿈속의 나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있던 와중 인기척이 느껴져 창문쪽을 보니 어떤 낯선 남자가 저를 보고 있는거에요.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리를 질렀는데, 그 남자는 저를 보고 피하지 않고 웃고있었어요. 너무 놀라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창문을 잠궜어요. 그러고는 기숙사 1층내에 친구가 알바하던곳으로 달려갔어요. 분명 기숙사생의 소행으로 여겨 그냥 잡고 싶었던 마음만 들었던거 같아요.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그 놈을 잡겠다며, 찾아다니는데 범인은 결국 잡지 못하고 몸이 아팟던 터라 쓰러져버렸어요. 그 때 꿈속에서 저의 첫사랑 C군이 느닷없이 나타나 저를 일으켜 안았습니다. 그리고 앞에있던 알바하던 친구에게 잘 좀 부탁한다는 인사 ... 꿈속에서 C군은 저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가 꿈
친구가 자고 있는 저를 깨워 눈을 뜨자마자 너무 무거운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끙끙대며 꿈이 너무 이상하다며, 평소에 그리워하지도 않았고, 생각하고 지내지도 않았던 C군이 꿈에 나와 너무 이상하고 기분이 너무 안좋다고 하였어요. 친구는 옛추억이 스며있는 부산에와서 그렇다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보통 흔히 말하는 개꿈이라면, 잠에서 깨었을때 그 꿈이 희미해져야 할 텐데 너무도 선명해서 하루종일 기분이 찝찝했습니다. 토요일 저녁이 되어 고등학교 절친까지 세명이 함께 했습니다. 저희는 무엇을 할까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 평소 자주가던 광안리 M회센타에 가려고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이동 중 택시기사의 추천으로 저희는 처음으로 다른 횟집에 가게되었고 자리를 잡고 앉아 술을 한잔 하면서 저는 고등학교 절친인 K양에게도 오늘 제가 꾼 꿈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갑자기 꿈에 나와서 너무 이상하다고, 그리고 너무 생생하고 느낌이 너무 이상하다고,
음, 저의 주변 지인들은 저의 첫사랑에 대해 아주 잘 알아요.
제가 살면서 가장 오래 만났고, 첫사랑이고 제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그리고 가장 아픈 사람이니까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하다, 자리가 하나둘씩 비어지고, 시간이 늦어 다른테이블 하나와 저희 이렇게 남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먼저 자리를 일어났고, 나가던 중 저는 꿈속의 C군을 스쳐 보았습니다.
제가 잘 못 본줄 알았어요. 오늘 그토록 이상하다고 이상하다고 했던 그 C군이 제 앞에있었습니다.
저는 K양을 불러 제 눈을 의심하며 물었는데 친구역시 맞다고 하였어요.
그에게도 일행이 있었기에, 저는 그냥 신발을 신고 나오는데 C군 친구가 나와 저희를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너희 여기 왠일이냐며,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2주뒤에 C군의 결혼식에 앞서, 오늘 함지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또, 오늘 원래 다른 곳에 예약을 했었는데 착오가 생겨, 이쪽으로 오게 되었다고 하였어요.
그의 옆에는 다른여자가 있었고, 저와 마주친 C군은 당황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어요.
입장을 바꾸어 제가 C군이였어도, 평생의 반려자 옆에서 아무말도 못하겠지요.
저는 이상하게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너무 떨렸어요.
C군의 또 다른 친구가 나오더니 저에게
"너거둘이 만나서 좋을거 없다. 가라" 저는 너무 당황하고 있었기때문에, 그냥 그자리를 피해버렸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괘씸하네요. 왜 내가? 내가 일부러 거기 있었던 것도 아니고 우리도 우연히 그 자리에 있게 되었던 건데 ...
먼저 1층에 내려와 친구와 함께 C군의 시야 밖에서 사라짐에 동시에 눈물을 쏟았습니다.
정말정말로, 아직 사랑하는것도 아니고, 아직 감정이 있는것도 절대 아니고,
잡고 싶은것도 정말 아닌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고 기분이 이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드는 생각은 '잔인하다' 라는 것 뿐 ...
그냥 소식을 전해들었다면, 그래 그런가부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는데.
내 눈앞에서 저는 첫사랑과 그리고 당황하던 C군과 옆에 서있던 와이프되실 분을 보니,
기분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제가 연락을 하는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연락도 못해요.
그냥 여기에 적을께요
너에게 나에게 서로의 첫사랑,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그대로구나. 궁금한게 많았는데, 그냥 친구로 만났다면 더 좋았을껄 ...
그럼 안부라도 물었을텐데 도망치듯 그자리를 떠나온 내가 왜 이리 비참한지 모르겠어.
나 잘못한것도 없고, 일부러 거기 있었던 것도 아닌데, 우리의 인연이 정말 질기구나.
10년전 장난으로 보았던 궁합에서 정말 나올까 말까 하는 천생연분이라고 말하던 그 할머니가 생각나고,
너랑 나랑은 정말 끊을 수 없는 인연이구나 싶고, 머릿속이 복잡해.
나에게 너는 마지막까지 챙겨주려고, 내 꿈에 찾아왔구나,
그래서 내 친구에게 잘 부탁한다고 했던 거구나. 나에게 마지막인사하려고 왔었구나 ...
그 여자는 나처럼 투정안부리고, 너에게 사랑만 주는 좋은 사람이야?
그냥 내 맘속에 너는 언제나 나를 지켜주고 사랑해주던 그런 첫사랑이였는데,
내 눈으로 이젠 아니라고 나에게 가르쳐 준것 같아 너무 쓰리다.
나는 진심으로 너의 행복을 빌어, 행복하게 잘 살아,
미안했고, 너무 사랑했고, 너무 고마웠어.
안녕, 나의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