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이 흘렀지만 그래도 풋풋했던 아직은 아날로그함이 머물던 그 시절
사랑이란 표현에 인색한 내가 사랑이라 말할 수 있었고
그만큼 처절했음에도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과거로 여행해볼까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추운겨울 11월 말일
친구와 그 친구의 여고친구의 주선으로 여자셋 남자넷이 만났다.
그 때 내 성격은 말수도 적고 무뚝뚝한 성격에 워낙에 굵은 목소리라서
문득 한마디 꺼낼라 치면 시선을 받던 캐릭터인듯하다.
삐삐시대라서 약속 시간을 잡으면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시절이라
반드시 올거라는 기대치로 언제 올지도 모르느고 남자 넷이서 수다를 떨었다.
10m 정도 떨어진 음반가게에서 조관우의 "늪"이 흘러 나온다.
나는 음악을 좋아해 음악을 들으며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투덜투덜대기 바빴다.
4시간이 흘렀을까...
버스 한대가 도착하고
친구의 여고친구가 먼저 내린다.
뒤따라 이국적인 생김새의 단발머리 여자 아이가 내린다
뒤따라 햐얀 이미지를 갖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를 훔치며 내린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그렇게 우리 남자 넷과
여자 셋은 마주하게되었다.
당시 기억으론 얼마나 창피했던지
따로 동년배인 여자를 만나본다는게 나에게는 무척이나 새롭고 신기했었다.
그렇게 우리는 커피숖에 들어갔다
동그한 테이블 두개를 붙이고 남자는 이쪽 여자는 맞은편쪽을 앉았다
그 당시엔 각 테이블 마다 전화기가 각각 놓여 있었다.
" ooo 호출하신분~~" 하면
번쩍 손을들어 테이블에 놓인 수화기를 들면 통화할 수 있었다.
삐삐 시대엔 아날로그가 이제 막 디지털로 접어드는 풋풋함의 시기였다.
그 때 내가 가진 삐삐는 공룡알 모양의 타키온이라고 하는 삐삐였다.
이런 저런 수다를 떠는 와중에
단발머리 한 여자 아이가 말보로를 꺼내핀다.
그러더니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 여자도 따라 태운다.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담배를 태우면 안되는건 맞지만
나도 태웠기에 그런가보다 했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네들 중 누군가 파르페를 주문했고
줄담배를 태우기 시작함에 조금은 황당했는데
자리를 옮기려고 모두들 일어나는 도중에
그 파르페에 태우던 담배를 끄는것이였다.
아직 다 먹지 않던 파르페에..
" 야 단발머리!! 담배 주워!!"
처음 만남부터 일어나기까지 처음 꺼낸 내 한마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