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졸업하고 시험준비를 3년간 하다가 그만두고 그 이 후 또 거의 3년간 백수였습니다.
그것을 문제삼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연애가 길어질수록 주변의 우려는 점점 커졌지만 그 사람의 인생을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긴 싫었습니다.
저보다 오빠라는데에 프라이드가 강해서 더더욱 그런 얘기들은 하지 않았죠.
그러나 연애 7년차가 되고 결혼을 한 번은 생각해 보아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사람 33살입니다.
여러가지로 생각해 봤지만.. 아직 젊고 뭐든 시작하면 잘하겠지 하는 믿음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시간을 가지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니까 지금 당장 경제력이 없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 잠깐 취직했었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해서 그럼 그만두고 그 일하라고 격려해줬습니다.
그 사람 직장을 그만두는 건 고민했지만 그래도 결국 그만두고 현재 하고싶은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젠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혼에 관한 이야기도 제가 먼저 꺼냈습니다.
그냥...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느냐고... 운만 띄웠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부담을 느낀것 같습니다.
그냥 생각만 해보라고 한건데.. 조금 황당했지만 남자입장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얘긴 그만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먼저 얘기를 꺼내더군요. 그래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이 앞으로 무얼할건지.. 계획과 비전을 세우고 거기에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후에도 진지하게 생각은 하는건지..도통 말이 없어서 저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부담을 지우려고 한 얘기가 아니었고 결혼을 진행하려고 했던 얘기도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이 사람... 술을 마시고 두어 번 이상한 소릴 합니다.
제가 헤어지고 싶은데 말을 못하고 있는건 아니냐는 둥... 자기가 나를 잡고 있는건 아니냐는 둥...
아니라고 그런 생각한적 없다고 했지만 같은 말을 계속하며 내 얘긴 듣질 않아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내가 뭐가 무서워서 오빠한테 헤어지잔말을 못하고 있겠느냐고.. 그렇게 내 마음이 의심되고 못믿겠으면 그냥 헤어지자고..
그사람 놀라서 바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전 농담으로라도 헤어지자는 말을 한 적이 없거든요.
그렇게 또 잘 지나가나 싶더니... 몇 일전에 또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그러더니 말하는 중간에.. 본인과 만나는 내가 가엾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가엾다니....
다른 사람들이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라고 수차례 얘기해도 미래는 알 수 없는 거라고 그 사람 잘 해낼거라고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저보고 가엾다네요.
아무것도 없어도 그 사람 자신감 있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거 하나 믿고 갈 수 도 있는게 여자마음인데...
그렇다고 헤어지자는 얘기는 먼저 안합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을할 뿐이죠.
요즘 많이 혼란스럽네요.
그 사람이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다독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이젠 좀 지치네요.
저는 직장생활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점점 일도 많아지고 시달리는 평범한 직딩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 위로해주고 다독이며 더 힘내서 살아가고 싶은데..
30대 초반에 이런 연애문제로 고민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이 사람.. 이제 그만 놔야할까요..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