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평범한 23살 여자 입니다
어제 겪었던 일에 대해서 조언을 좀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 써봐요
전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을 합니다
오늘 운좋게 출입구쪽 자리가 비어서 바로 앉았는데 어제 야근을 해서 피곤하기도 하고
객실이 너무 따뜻해서 몇 정거장 못가서 바로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한 5분쯤 지났나? 앞에 서있는 분이 자꾸만 발을 격하게 밟으시는게 느껴졌는데
제가 소심한 성격이기도 하고 잠도 덜깨서 눈은 감은채로 제 발이 밟히고 있다는거 티내려고
발끝으로 일부러 그분 신발 굽쪽을 두어번 톡톡쳤더니 다리를 옆으로 좀 움직이시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잠이 들었는데 얼마안가서 또 발을 밟으시는데 이번엔 정말 인상이 확 구겨질만큼
발가락이 너무 아팠어요...무릎도 자꾸 부딪히고 제 다리안쪽으로 점점 파고드게 느껴져서
좀 불편하기도 하고 잠도 다깨서 일부러 몸을 의자 안쪽으로 쑥 당겨앉으면서 고개를 딱 들었는데
순간적으로 앞에 서있는 그 분... 그 아저씨랑 눈이 마주쳤어요. 저 엄청 인상쓰고 있었는데...
그래서 먼저 시선 피하고 가방끈 만지고있는데 갑자기 아저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서
올려다보니까 저한테 마구 화를내고 계셨어요. 너말이야 너!! 라고 소리를 지르시길래 음악끄고
다시 올려다봤더니 "야 이 미친년아!!" 하면서 대뜸 욕을 하시는데 순간 욱 해서
저도 "뭐? 뭐라고? 미친년?" 했거든요. 그랬더니 더 심한 욕을 하시더라구요...
"그래! 이 미친년아. 사람이 많으면 좀 칠수도 있지 어디 어린년이 어른한테 인상을 쓰고 G랄이야? 어?"
"미친년 얼굴은 평타치(?)도 안되는 못생긴년이"
"니년 부모란 인간들이 불쌍하다 이 미친년아"
"뭘 계속 쳐다봐? 왜 쳐다봐? 니 부모란 인간들이 불쌍하다고 이 썅년아ㅋㅋㅋ"
(이 말 하고나서 아저씨 옆에 서있던 여자분은 피식피식 웃으시고 주변에 있던
몇몇 분들은 저랑 아저씨 손가락질 하고 쳐다보면서 혀 차거나 고개젓고 계셨어요..)
"쳐다보지 말라고 눈깔라고 신발"
"눈깔아 눈알을 확 쳐 뽑아버리기 전에"
"하 참나ㅋㅋㅋ 왜 쳐다보는데?"
"한대 쳐 맞고싶냐? 너같은 년은 좀 맞아야돼"
"아 진짜 미친년ㅋㅋㅋ그냥 나가죽어라"
"니 부모들이 불쌍하다 미친년아ㅋㅋㅋ"
말끝마다 미친년 미친년, 부모님 부모님, 계속 나오고 신문지랑 주먹 번갈아 치켜들면서
때리려는 시늉도 하시고 듣도보도 못한 욕들도 막 하셨는데 딱 이만큼만 기억이 나요...
대들었다가는 진짜 맞을 것 같고 사람들 시선도 곱지않고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하고 괴로워서
눈물날 것 같았는데 겁먹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일부러 아저씨가 욕 다하고 신문 펼쳐서
얼굴 가릴때가지 끝까지 쳐다보다가 환승하는 곳에 내려서 펑펑 울었어요...
사람들끼리 몸이 닿거나 발을 밟거나하는게 고의가 아니라 지하철이 붐비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배려하지 못하고 잠깐 아프고 불편한것 때문에 인상을 쓴건 제가 정말 잘못했지만
저렇게까지 하셔야 했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너무 비참하고 속상해요...
부모님얘기까지 나왔는데 두들겨맞더라도 똑같이 대들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요...
혹시 저 아저씨랑 다시 마주치거나 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