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조폭입니다
아니, 조폭"이었습니다"
참.. 사람 과거라는게, 완전히 씻어내기가 정말 어려운거더군요
먼인천까지 도망와 살아가도, 아부지와 같은과거를 지닌분들이 아부지를 과거로 돌아가게 합니다.
아부지는 손 깨끗이 씻고, 나름 대기업에 입사해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아들인 우리 아부지조차 얼굴도 모르는, 우리 아부지의 아부지(나의 할아버지)는 사기꾼으로
평생 감방에서 복역하시다, 출소하셔서 결핵으로 돌아가시고(할머니에게 들은 사실)
사기꾼의 아들인게 싫었던 아부진 평소에도 거짓말이라면 자다 경기를 일으킬정도로 사셨습니다
저는 정말 법없이도 살것만 같은 정직한 아부지가, 그런 과거를 지녔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저도 참... 저대로 방황도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사기꾼의 아들인게 싫어서 그렇게 거짓말을 미친듯이 싫어했구나, 하면서도
그럼 본인이라도 바르게 살아야지 그런 과거를 지녔다는게 모순적이기도 하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꽤 어렸을때...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그럴 때, 한번 납치당했던 잔상이 있습니다.
너무 끔찍해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기억인지... 그게 꿈이라는 엄마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버리고
저는 정말 그게 꿈인 줄 알고, 이나이 먹도록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앵간히 머리 컸을때, 한번 또 납치를 당했고
그제서야 저는 과거의 그 끔찍했던 기억이, 꿈이 아니었음을
멍청하게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참 못되게도, 슬슬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폭주족들과 어울리고, 술 담배를 배우고
그래서 제 오른팔엔 아직도 오토바이사고로 인한 흉터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참 많이 늙으신 아버지를 보면서 문득...
그래서 비록 남들보다 조금 늦은 대학이지만, 서울 서울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공부하여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한때 반에서 20등안에도 못들던 꼴통을 아버지가 바꿔내신 겁니다.
저는 항상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거짓말도 해서는 안되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웃어른을 존경하며
사랑하고 인간답게 살라고 배웠습니다.
저는 속으로.. 언제부터인가 '아버지처럼만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어느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에서도 교통신호 한번 안어기시고
장인어른 생사를 오락가락 하실때, 친 딸과 아들자식 그리고 며느리들조차 드르지 않는 병실에
막내 사위인 아버지만이, 밤마다 병실을 지켰고
우연히 들은, 장인어른을 향한 우리 아버지의 오열.
"장인어른"이 아닌 "아버지"라고 부르며, 할아버지의 곁을 혼자 지키던 아버지.
그때일겁니다. 아버지를 이해하고 어느새인가 존경하기 시작한게.
나는, 과거가 어떻던, 열심히 살고 정직하게 살고 인간냄새 나게 사는 아버지가 좋았습니다.
엄마를 위해 살고, 삶의 이유는 오직 엄마를 지키는 것인 우리 아버지를 보며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아버지가 변했습니다.
최근들어, 집에도 안들어오시고, 정말 화날때 참다 참다 하셨던 손찌검도
이제는 습관처럼.. 정말 저를 개패듯 패고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에..
과거 아버지의 동생들, 친구들과 최근들어 갑자기 다시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너무 변했습니다.
엄마를 아끼던 그 모습도 온데간데 없고, 엄마가 무슨 말만하면 입닥치라고 합니다.
그럴꺼면 도대체 왜 여기까지 우리가족은 흘러와서 살고 있는건지
그럴꺼면 핸드폰 번호까지 바꾸고 그 난리는 왜 쳤는지
성실하고, 인간적이며, 사랑이 많던 아버지는 온데간데 없고
요즘의 아버지는
냉정하고, 폭력적이며, 어떨때는 잔인하기 까지 합니다..
뭐가 아버지를 이렇게 변하게 한건지
이렇게 갑자기 완전 딴 사람을 만들어놨는지
저는 아버지의 옛친구분들이 너무 원망스럽고, 그분들에게 화가납니다.
저는 따뜻했던 아부지가 그립습니다..
아부지와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걸까요?
한번도 이런적 없으신 아버진데
요즘의 아버지는 너무 낯설어서.. 말조차 건네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예전의 아부지가 너무 그립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것같아서... 그게 너무 속상합니다.
아부지가 집에 오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부지가 집에 오면 또 지옥이 펼쳐지기 때문에.. 저는 이유없이 또 맞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땐 차라리.. 이러면 안되지만 아버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싫습니다
저는 아부지를 다시 되돌리고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