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10인 공대학생회 학생입니다. 공대학생회 하니만큼 술은 왠만큼 먹어왔지요^^; 그래서 이자리를 빌어서 술자리에서의 팁을 한번 주려고 합니다.
1. 술을 버리지 말아라.
자꾸 어디서 배워온건지 몰라도 술을 버리는 후배님들이 보이길래 드리는 말입니다. 후배님들. 술버리지 마세요. 못먹겠으면 직접 말을 하십시오. 보통 과끼리 먹는 술자리는 그래도 자기 과라는 인식이 강해서 보살펴주는 의미가 강합니다. 이유야 가지각색으로 댈수 있겠지만, (라식을 해서 술을 입에 대면 안된다던가, 주사가 너무 심해서 조금 자제하고싶다던가) 술을 버리는거만큼 꼴보기 싫은적은 없었습니다. 일단 후배님들을 드리기 위해서 선배들이 모은 돈으로 사드린 술이기도 한데다가, 친해지자는 목적으로 한잔 따라드린 술인데 버려버리면 제 호의를 무시하는 꼴이 되겠지요? 바닥도 당연히 축축해지고요^^; 대체적으로 선배들은 후배들보다 술을 훨씬 적게 먹습니다. 후배들 앞에서 취한 모습을 보이는건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구요, 서로 만나니 어색해서 술게임을 하는데 미팅을 하루이틀 하는것도 아니고 선배입장에서는 도가텄죠 게임은. 무튼 이걸 말하자는게 아니라 선배는 하나도 안취한 입장이니 후배님들이 버리시면 모르는 선배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선배입장에서는 죽어봐라 라는 심정이 될거고, 제가 지금 2번 후배를 받아봤지만 작정하고 죽이려고 한 사람중에서 못죽인 사람은 없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술 버리지 마세요. 서로 기분만 나빠집니다.
2. 술잔을 기울이지 말아라.
맥주잔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거품이 생기니 기울여야겠지요. 소주에 한합니다. 1번과 같은 맥락인데, 보통 소주는 7부를 채우는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한모금에 넘기기도 쉽고, 가장 목넘김이 괜찮거든요. 그런데 3부도 채우지 않았는데 잔을 기울이고 있으면 어느정도 채우려다가도 소주잔은 기울이는거 아니라고 가르치는척하면서 손목을 잡고 세우죠. 가만히 보고 그냥 주는 선배였다? 착한겁니다.
3. 밑잔을 깔아라.
그러면 나는 술을 정말 못먹는데 선배들이 자리를 바꿀때마다 주사가 심하다 이래저래 핑계를 대어야 하는거냐? 술을 빼고싶다! 하시는 분은 밑잔을 까세요. 이것도 요령껏 깔아야하는 부분인데, 너무 티나게 깔아버리면 곤란하지요. 유리잔 아랫부분처럼 착각할 수 있게 보이는 부분까지만 깔아주세요. ^^; 하지만 성격 안좋은 선배들이 굳이 밑잔가지고 태클 거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4. 술이 취한다 싶으면 말수를 줄여라.
저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술이 취하면 할말 못할말 구분이 원활하지가 않아요. 그저 입에서 나온대로 지껄일 뿐이죠. 그게 선배들한테 두고두고 씹힘의 여지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후배님들은, 특히 공대 남학우분들께서는 특별히 술을 잘먹지 않는 이상에는 죽음을 경험하실겁니다. 저는 아릿따운 여학우분들과는 대화를 나누는걸 즐기는 편이라 여학우분들은 패쓰. 무튼 여학우 분들이나 남학우분들이나 자기가 손끝이 무디고 앞이 뿌옇게 보이는 시점이 올때가 있을겁니다. 그때부터는 그저 웃고 술이 많이 취했다고 하고 입을 다무세요. 분위기는 어짜피 선배가 주도하는 편이고, 이미 그시점에서는 취해서 분위기 띄워주는 동기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본인이 말수를 줄인다고 해서 판이 깨지지 않아요.
5. 긴장을 풀지 말아라.
사실 술은 자기 몸컨디션, 가족력도 많이 작용하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건 정신력입니다. 긴장만 챙기고 있으면 얼마든지 먹어도 죽는정도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긴장을 풀고있으면 한병에도 그냥 쓰러지는 수준이고, 긴장을 하면 네다섯병정도는 그럭저럭 버티는 수준입니다. 전에 제가 안면이 별로없는 06, 대학원 선배님들과 술자리를 함께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제 주량은 보통 두병반정도,(보통은 한병반을 잡고 먹습니다.) 인데 삼차쯤 자리를 옮기다보니 다섯병을 거뜬히 넘겼더군요;; 그런데도 여자친구 집까지 데려다주고나서야 개가됐습니다;; 길거리에서 쓰러져 잔데다가 그 다음날 저녘에서야 겨우 사람됐지요. 요지는 긴장만 풀지 않으면 자기 주량의 몇배도 먹을 수 있다는거에요.
6. 주량은 맥스(max)가 아니라 미니멈(min)이다.
이건 술을 몇번 접해보지 못한 후배님들이 자주하는 실수인데요, 자기가 먹어본 최고량을 주량으로 잡고계시는겁니다. 아니에요. 미니멈으로 잡되, 그 미니멈도 죽었던 양이 아니라 자기가 기분좋게 취할만한 수준을 주량으로 잡고 드셔야 합니다.
7. 지금 상태를 너무 믿지 말아라.
원래 술은 순식간에 훅가는 겁니다. 아직까지 몸이 괜찮은것 같다? 근데 술양은 내가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안뒤질수도 있어요. 그런데 뒤질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몸상태로 체크하지말고 먹은 술의 양을 가지고 체크하세요. 물론! 주량보다 적게 먹었는데 취하는것같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니 페이스 늦추자고 하면 됩니다.(오티말고 일반적인 술자리의 경우)
이렇게 몇가지 팁을 드렸는데, 왠만큼 남학우들은 각오하고 갑시다. 여학우들이야 집에도 들어가야하고 걱정도 되고 하는데, 남학우들은 우리 건장한 선배들이 지켜드릴게요. 이렇게 많이먹고 빼기 힘들고 하는 기간도 오티 새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시피... 아니구나 네 엠티도 있네요. 후배님들의 경우야 술을 먹기 싫다 어쩐다 하시겠지만, 선배들입장에서는 후배님들 얼굴한번 보려고 십몇만원씩 써가면서 오티 주최하고 술을 사드리는거에요. 오티 그거 다 필요없다 어쩐다하면 한두달전부터 열심히 기획하고 교수님들께 지원받으려고 발품팔고 노력한 선배들은 뭐가 되나요. 네이트 판을 보다보면 선배들 도움그다지 안된다고 과생활 할 필요없다고 매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우리가 사회나가서 생각만큼 많은 도움이 되는 선배는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즐거운 대학생활을 위해서 사람사귀는게 그렇게 좋지않은일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저같은 경우도 공대학생회 하고, 2학년때는 과에서 일도 좀 맡았고 한데 학점 4.3 만점에 4.3인 학기도 있고 합니다(물론 재수강...ㅎㅎㅎ했어요) 현재는 교수님 랩실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구요. 모든건 병행 가능합니다. 고등학교때보다 대학교때는 학교가 더 훨씬 재미있을 수 있어요. 본인 하기에 따라서요. 1학기때는 시험기간 일주일만 빡세게 하면 충분히 에이는 가능한데, 뭣하러 가방들고 학교만 왔다갔다하는 고등학교 생활 반복하시려고 하시나요? 동아리나 다른 학회하면서도 사람 충분히 사귈 수 있지만, 그건 자기가 찾아서 해야하는 부분이고 과오티는 그저 그 과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주는 떡도 못받아먹는 사람이 찾아먹을수는 있나요? 이렇게 말씀드려도 오실사람은 오시고 먹을사람은 먹으시고 뺄사람은 빼시는거 다압니다. 그래도 답답해서 적었습니다. 13학번 후배님들 다시한번 환영하구요. 좋은 대학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