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88년생 올해 스물여섯.
늦은 첫사랑 이야기를 풀어놓으려고해.
첫사랑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해?
사람마다 첫사랑의 기준이 다르더라고.
내 기준에서의 첫사랑은 처음 사귄사람은 아니야. 짝사랑도 아니야. 내가정말 사랑했던 사람, 그만큼 나에게 사랑을 줬던사람, 사랑이라는 감정을 함께 공유했던 사람이
첫사랑이라고 생각해.
물론 스물세살에 처음 여자와 사귀어본건 아니지 ㅎㅎㅎ
본격적으로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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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과의 첫만남은,
우린 초등학교 동창이었어.
초등학교 5학년때 같은반이었고.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그녀(가명 : 박보영 이라고 할게) 와 난 등하교도 같이 자주하고,
군것질도 자주 같이했었던 기억이 있어.
그리고 서로 다른 중학교로 배정받았지.
중학교, 고등학교 초창기땐 거의 연락도 하지않았어.
고3, 수능이 끝나고 그땐 페북보단 싸이월드가 유행했었어.
"박보영 님이 일촌신청을 하셨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난 그녀를 기억하고있었어.
그녀도 마찬가지였겠지. 냉큼 그녀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진을봤어. 어? 얘가 걔인가?
용기내서 네이트온으로 전화번호를 묻고, 연락하면서 물어봤어.
나 : "야 너근데 좀 바꼈다 ㅋㅋㅋㅋ?"
보영 : "아 ㅋㅋㅋㅋㅋㅋㅋㅋ나 쌍수했어 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그런거같더라 ㅋㅋㅋ 서슴없이 말하네?ㅋㅋ"
보영 : " 뭐어때 ㅋㅋㅋㅋ 거짓말치는것보다 낫지 ㅋㅋㅋㅋ"
그래. 그녀는 참 솔직했어. 성격도 쿨하고.
소심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을 가진 나와는 정말 상반됐어.
그리고 우린 같은학교로 대학교를 가게됐지.
내가 지방이라 이곳에 갈 학교가 몇군데없어. 대부분의 이지방 사람들이 가는대학인데, 그녀도 나도 여기를 지원했었더라고.
아, 빼먹은게 하나 있어.
보영이와 연락하게 됐을땐 나에겐 1살연상 여자친구가 있었어.
그녀와의 만남 전까진 한땐 나의 첫사랑이었지..
연상의 여자친구는 상고를 졸업해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을 다녔었어.
나는 수능끝나고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신입생 이었고.
누나와 나와의 갭을 이기지못해, 결국 헤어지게 됐어.
유유상종이라고, 누나의 친구들도 거의 직장을 다녔었어. 나는 용돈생활하는 병아리였고.
누나친구의 남자친구들,, 나이많으신 형님들이었어. 군대도 다녀온건 물론, 차도있어. 직장도있어.
누나친구의 생일날, 나도 초대받아서 같이 나이트에서 룸잡고 논적이 있어.
누나친구들과 누나친구들 남자친구들도 다모였었지.
내가 한없이 작아보이더라 ㅋㅋㅋㅋ
돈도없어. 차도없어. 군대도안다녀왔어. 난이제막 스무살.
아무튼 그런 갭때문에 헤어지게됐어. 그리고 2달뒤, 대학교 1학년 1학기 5월달.
보영이와 나는 간간히 연락하면서, 같은 학교이기도 했고, 건물도 가까워서 공강때 자주 만나서 얘기도했었고, 밥도 종종 함께먹곤 했어.
서로 공감대도 비슷해서 이야기도 잘통했고. 그녀와 얘기할때면 시간이 가는줄 몰랐어.
같이 카페에서 수업빠지고 커피한잔 시켜놓고 5시간동안 시간가는줄 모르고 얘기한적도 있었었지..
어느날 그냐가 나에게 술한잔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알았다고 했지. 그녀와 나는 술을 잘마셔. 근데 이상하게도 보영이가 그날따라 빨리 취해버린거야
시간은 새벽1시쯤. 이대로 걔를 집에보내면 부모님께 혼날까 싶어 근처 골목에 남의집 대문앞에 앉아있었어.
보영이의 술을 좀 깨우고 집에보내려고 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보영이가 나에게 안기기 시작했어.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어.. 그누나와 헤어지고 2달만에 안아보는 여자품.
따듯하더라. 그치만 서로 술을먹은 상태여서 조금 위험했었어.
15분정도 안고있었나.. 그녀가 나에게 먼저 키스를 하기 시작했어. 순간 고민하지도 않고 나는 키스를 받아들였어. 솔직한 말로 여자가 고팟었어. 그녀는 친구였지만..
그렇게 키스를 하고나서야 생각이 들더라.
어떡하지.. 아 미친새끼 왜키스한거지 내일부터 쟤얼굴 어떻게보지?
이런저런 생각을하고있었어.
그때 갑자기 그녀가 먼저 말을꺼냈어. "우리 사귈래..?"
그녀와의 키스. 달콤했었어. 그녀라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접한 여자의 입술이라서..라고해야 표현이 정확할꺼 같아.
그리고 갑작스러운 그녀의 고백.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나의 죄 (여자가 고파서 충동적으로 친구를 범한죄) 를 면죄부 삼을수 있을것 같았어.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였어.
그래도 보영이가 털털하고 솔직하고 쿨하지만, 여자이긴 여자인가 보더라.
보영 : "대신,, 하나 약속해줘.. 응?"
나 : "응 일단 들어나보자 뭔데??"
보영 : "누가 물어보면.. 내가 먼저 사귀자고 했다고 하기 있기없기?"
나 : "ㅋㅋㅋ너도여자구나 알았어 ㅋㅋㅋ"
보영 : "아 빨리 대답이나해!!"
나 : " 우리 그냥 지금 헤어지자."
보영 : "....?!!"
나 : " 보영아 사실 너한테 관심있었는데 나와 만나보지 않을래?"
보영 : "아 뭐야..깜짝놀랐잖아!! 짓궂기도 하지.. 고마워 !"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됐어.
그치만 너무 안일하게 받아들였었나봐.
그녀와 사귄후, 서로 연락도 더많이하고 만나기도 더 많이만나고, 영화도 보고 맛집도 찾아다니고 데이트를 하는데도,
보영이는 그저 친구같았어. 스킨십도 서로 깊어져 갔지만, 그녀는 그저 친구같았어.
어느날엔, 그녀가 술에 떡이돼서 집에가기 힘든 상황이었어.
그녀가 나에게 집에 못가겠다고, 같이모텔로 가서 자자고 제안을 했었어.
그녀와 모텔을 간게 처음은 아니였어. 그전에도 간적은 있었지만, 내가 조심해서 정말 잠만자고 나왔었어.
일단 나는 남자친구니까, 그녀옆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함께 모텔에 들어갔어.
내가 먼저 샤워하고 나온뒤, 자려고 누웠어. 보영이도 샤워하고 오더라. 그때가 여름이라 더웠었거든.
서로 한침대에 누웠어. 자려고했지만, 서로 샤워한뒤라 살결이 뽀송뽀송해서 (그때 서로 속옷만입고있었어) 서로의 살결이 닿을때마다,
아찔아찔했던 느낌이 아직 생생해. 보영이가 술이 좀 깼는지 먼저 말을 걸어왔어.
보영 : " 자기야.. 자?"
나 : "아니. 자기야 왜 안자 어서자 내일 머리아프겠다."
보영 : "치.. 알았어 잘게 "
나 : "삐지지마 자기야. 자기 걱정돼서 그러는거잖아.."
보영 : "저기..자기야 우리.. 할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로의 눈빛은 서로의 눈동자를 주시하며 뜨겁게 불타고있었어.
결국 그날밤은 그녀와 뜨겁게 보내고야 말았지.
그녀와 그렇게 보냈던 뜨거운 밤.
나와 그녀 모두에게 첫경험이었어.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행동했는지, 잘 생각도 안나.
하지만 그 분위기와 나의 그당시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나는 보영이를 싫어하는건 아니었지만 사랑한다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할만큼의 사랑을 하고있었어.
친구같았거든. 그이상이 되기엔 부족했던거지.
그치만 별 탈이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교제를 계속해가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날, 새벽에 자고있는데 전화가왔어. 3시쯤 이었던걸로 기억해. 저장이 되지 않은 번호야. 이름이 안뜨고 번호가뜨네.
잠결이라 확인할 겨를도없이 그냥 받았어. 흐느끼는 여자목소리, 내이름을 부르면서 울고있었어.
"OO야 나 어떡해.. OO야 나 어떡해 진짜..... "
이말만 반복하며 흐느끼고있더라. 1분정도 지나고 먼저 전화를 끊더라고. 전화번호를 확인해봤어.
번호는 지웠지만 아직 기억하고있었어.
그 헤어졌던 누나야. 내가 썰1에서 말했던 누나. 갭이느껴져서 헤어졌다던 누나. 그녀였어.
다시 누나에게 전화를걸어 무슨일이냐고 달래주고, 진정시켜줬어.
누나가 다니던 회사 오빠랑 사내커플로 사겼었는데, 헤어졌대.
솔직히 내가 누나가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었던거라 , 난 누나연락에 흔들렸어. 그날은 누나를 달래줬어. 그리고 다시 잠을 청했지.
다음날, 누나에게 먼저 문자가왔어.
"OO야 잘지내지? 어젠 정말 고마웠고 미안했어.. 오랜만인데 얼굴이나 한번보자!"
난 여자친구가 있지만, 누나의 연락을 거절할수가 없었어. 아니 거절하기 싫었었어.
반년만의 재회. 누나와 첫만남의 느낌과 비슷했어. 왠지 이대로라면 누나와 다시 잘돼갈수 있을꺼같은거야. 누나와 다시 연락되고 나니
보영이는 아웃오브 안중이었지.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인가봐 역시. 3자입장에서 보면 나는 강아지라고 해도 마땅하지.
사람 마음이 움직이는건 도덕적인게 아니라 본능적인거라 어쩔수가 없나봐.
누나와 많은 얘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누나가 말했어
"싸이월드 메인사진 여자친구야? 이쁘더라~~"
갑자기 내얼굴이 굳었어. 순간 X됐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는 둘러댔지.
나 : "아 ..요즘 별로 사이안좋아~ 곧 헤어질꺼같아"
누나 : " 야 ㅋㅋ여자친구한테 잘좀해라~~너원래 여자친구한테 잘하잖아!"
왠지모를 짜증이 밀려왔어. 누나가 보영이를 언급할줄은 몰랐거든. 서로 일촌도 아닌상태였었어.
내안부가 궁금해서 내꺼 홈페이지를 와봤었대.
그후, 나는 보영이한테는 자연스럽게 소홀해지기 시작했고, 누나와의 연락은 점점 잦아졌어.
그리고 나는 결정했어. 보영이와 헤어지기로. 누나를 다시 만나고싶었어.
점점 보영이를 멀리했어. 만나자고하면 아프다고 하고 안나갔어. 그런데 보영이는 진심어리게 걱정해줬어.
나몰래 본죽에서 쇠고기버섯죽을 사 우리집앞에와서 죽과 아프지말란 말을 전해주고 갔어.
며칠뒤엔 만나자는 말에 , 학과 시험공부 핑계를대며 집에서 공부한다고 말해놓고는 집앞 겜방에서 PC하고있었어.
한시간쯤 지났나?
"자기야~ 나 자기집앞이야~ 잠깐나와봐~"
엄마 심부름 갔다왔다는 핑계를 대면서 집앞에서 기다리라고하고 바로 나갔어.
보영이는 직접 사온 던킨도너츠 한상자를 내밀며 "자기 공부열심히해서 학점 잘맞아야돼~?"라고 말했어.
정말 고마웠고 미안하긴 했지만,, 내마음을 돌리지는 못했어.
이렇게 보영이는 착한아인데,, 사랑하기엔 무언가 부족했어.
일주일정도후, 난 헤어지자고 얘기했어.
보영이는 말했어. "대충 느끼고있었어. 어쩔수없지뭐 그동안 고마웠어 잘지내"
그렇게 그녀를 떠나보냈어.
그리고 누나와의 만남을 이어갔지.
그치만 누나와 사귀기엔 군대라는 벽이 남아있었어. 곧 입대였거든.
그래서 그냥 누나완 연락하며 친한 누나동생 사이가 됐고, 군대에 입대하게 됐어.
그렇게 난 2008년 1월 군대에 입대해서 2009년 12월 전역을 하게됐어.
보영이완 헤어지고 연락한번 없었던 상태였고.
나는 싸이월드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와닿는 글귀가 있으면 복사해서 내 비공개 게시물로 보관을 해두곤 했어.
그리고 간혹 그 글귀들중 하나를 미니홈피 다이어리에 적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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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찢어진 곳은 깁는다고 반듯한 새것처럼 돌아올 수 없다.
새것이 꼭 필요하거나 으뜸은 아니지만
사람 속이란것이 원체 헌것보단 새것인지라,
예전만 못하는 그 자리의 생채기를 보며
때묻은 시간에 잠든 끝없는 감정을 그저 탓해보기도 한다.
하여금 온고이지신을 기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시키지 않아도 좋아서 하게 되는 것엔 미묘한 이끌림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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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내가 내 다이어리에 비공개로 저장해놨다가 적었던 글이야.
이글을 적고난 며칠후, 보영이가 댓글을 달았어.
박보영 - 이거 내글인데......
말을했었나?
보영이의 전공은 문예창작학과였어. 저글또한 그녀가 썼던거였고, 나는 파도타며 돌아다니다가 보영이가 적었을꺼라곤 생각치도 못하고
무심코 내 홈피에 저장했던게 화근이었지. 창피하고 부끄러웠어. 매몰차게 차버렸던 내가 그녀 홈페이지에 들락날락거리며, 저 글을 퍼왔다는게.
아니근데, 잠깐. 그녀도 내 홈페이지에 온거잖아? 그리고 저 글을 발견한거고.
나는 보영이에게 문자를 한통 보내봤어.
나 - "저글귀 어디 돌아다니는 글 퍼온건데.."
보영 - " 무슨말이야.. 저거 내가쓴글인데.. "
나 - " 사실 내가 좋은글귀가 보이면 내홈피에 저장하는 버릇이 있어 기분나빴다면 미안해. 나쁜뜻은 없었어 네 글이 좋아서 저장한거야. "
보영 - " 그래? 그래도 나름 칭찬받으니깐 기분은좋네 ㅎㅎ 잘지내지? "
이렇게 우리는 다시 연락을 시작하개됐지.
나는 전역후 복학하고 대학교 2학년생활을 하는중이었고, 보영이는 4학년.
연락을 시작하게 된 며칠후, 그녀가 물었어.
보영 = " 야, 너진짜 나빴어 그때 왜 나 차버렸냐?!"
나는 숨기려다가, 사실대로 말해버렸어. 그 누나때문이었다고. 보영이는 울면서 이제 다시 연락하지 말자고 했어. 이렇게 자존심 상한말을 여자한테 하는건
두번 죽이는거라고. 이미한번 죽였으면 다시 죽이지말지 왜 또 죽이냐고.
나는 사실 보영이가 좋아서라기 보단, 나도 내가 나빴다는걸 알고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연락끊기보단 보영이를 달래주고싶었어.
너에게 좀더 솔직하고 싶어서 얘기한거니 너무 나쁘게만 듣지 말아달라고..
나도 그렇게 너 떠나보내고 편하지 않았었다고, 아직까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다행히 보영이는 기분이 풀렸어. 왠지모르게 내가 기분이 좋더라. 후련하더라.
그후 일주일정도 뒤에, 서로 문자를 하고있었어.
난 내친구여자친구와 잠깐 커피마시면서 얘기중이었고. (친구 여자친구랑 단둘이 커피마신건데, 친구랑 친구여친 둘다 정말 친한사이라
따로만나도 친구가 뭐라안해. 이상하게 생각하지말아줘)
보영- " 야 뭐하냐?ㅋㅋ"
나 - "나 그냥 친구랑 커피마셔 ㅋㅋ 너는뭐하냐"
보영 - "아 나 친구만나기로했는데 바람맞아서~ "
내친구 여친에게 이상황을 다말했어. 전여친이라는 사실도. 자꾸 얘가 보영이를 부르라고 꼬드겨~ 여자가 바람맞았다고 연락하는건 불러달라는거라고.
설마 올까 싶어서 말해봤는데, 보영이가 이쪽으로 온다고 하네. 근데 보영이에겐 친구랑있다고 했지, 여자랑있단말은 안했거든.
일단 보영이는 오기로했고, 나랑 내친구여친은 보영이가 택시 내릴곳에서 기다리고있었어.
내가 사는 지역의 대학로 번화가 던컨도넛 앞.
보영이가 도착했어.
내가 여자와 있던걸 보고는 보영이는 조금 흠칫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웃는 얼굴로 말했어.
"야~ 이게 얼마만이냐? 넌 변한게 하나도없네" 하며 반갑게 인사해주었어.
그리고는 귓속말로
보영 - " 여자랑 데이트하고 있는데 왜불렀어..? 나 그냥 갈까?"
나 - "아니야 그냥 친구야 내친구 여자친구이기도 하고. 친구 곧 갈꺼래. 밥먹었어?"
보영 - "아니 안먹었지. 그냥 오랜만에 봤는데 술이나 한잔할까?"
나 - "그것도 괜찮지 뭐. "
그때 시간이 7시정도라 밥,술 모두 가능한 시간이었어. 그리고 대학가 번화가라 술동네이기도 했고.
그 친구 여자친구는 보영이가 도착하면 보영이 얼굴만보고 알아서 빠져준다고 했어.
그리고는 이제 친구여친이 나와 보영이한테 인사하고 가려고했어.
보영이가 붙잡더라구.
"왜 벌써가~나때문에? 괜찮아 같이 술이나 한잔하자 !"
내친구가 두번정도 거절했지만, 보영이의 권유끝에 끝내 1차를 같이하게 됐어.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가던중, 보영이가 술기운이 좀 올라 울먹거리는거야.
내친구 여친은 나에게 보영이옆으로 가서 토닥거려주며 위로하라고 날 떠밀었지.
오랜만에 본 보영이를 토닥여주며 내친구는 그상황에 먼저 나에게 눈치주고 빠졌어.
상황은 이랬어.
보영이는 그날 아는남자애랑 약속이 있어서 만났는데,
그 남자애가 고백을 하려고 했어. 그 남자애랑은 정말 친한 친구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고백을 받으니 속이 상하더래.
자기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잃은거같다고.
그래서 보영이는 그자리를 바로 피해버렸던거지.
1차 술자리는 거기서 마치고, 2차를 가기로 했어.
그장소 2년전 , 보영이와 내가 자주갔던 술집으로 들어갔어.
4인용 테이블에 우린 마주보고 앉아서 옛이야기, 서로 결별후 지내온 이야기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 술이좀 올라왔나, 그런거 있잖아. 전 여친이었기에 전에 교제하던 시절의 느낌이 떠오르더라구.
스킨십 같은것도 시도하기 힘들지 않았어. 보영이가 많이 익숙해서랄까.
내가 자리를 마주보고있던 자리에서 보영이 옆으로 나란히 앉게 옮겼어.
그리고 술이 달아오른 그녀의 붉은뺨을 살짝 꼬집어주며
"넌 여전하네. 아직도 귀엽구나 ㅎㅎ"
하고말했어. 그녀도 싫지는 않은지 좀더 내옆으로 밀착해서 앉더라고.
술먹는동안 서로 꼭붙어서 먹었어. 손도 잡았고. 왠지모를 설렘이 느껴졌어.
그러던중 보영이가 나에게 3차를 가자고 제안했어.
자기 동네 술집 괜찮은곳이 있다고.
우리는 그 추억이담겼던 술집을 나와 보영이동네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어.
정확히말하면 보영이집 옆동네.
택시를 내려서 보영이가 편의점좀 가자길래 편의점부터 들렀지.
보영 - "맥주 뭐마실래~? 카프리마시자 우리"
나 - "왠 맥주? 술마시러가자며?ㅋㅋ"
보영 - "너 눈치없는건 여전하네~ 내가 이쪽으로 왜 오자고한지 진짜몰랐어?"
나는 더이상 말을 이어가진 않았어. 카프리 4병과 프링글스를 사들고 그 편의점 바로옆 모텔로 들어갔어.
그순간 나는 솔직히 충격을 먹었었어.
그 순수했던 보영이가 나를 원나잇 상대로 생각하고 데려왔나 싶더라고.
그리고 그 순수했던 보영이가 먼저 이렇게 제안할줄은 몰랐어.
일단 거절하는건 여자에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같이 객실로 들어갔어.
보영 - "나먼저 씻고올게 티비보고있어~"
티비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지. 순간 내 맥박과 심박수는 요동치듯 쿵쿵거렸어.
보영이가 먼저 씼고난후, 나도 씼고나왔어.
그리고 그날도 뜨거운밤을 보내게 됐어.
그렇게 서로 뜨거운밤을 보내면서 생각했어.
보영이는 나에게 받은 상처가 많이 남아있었나봐.
술자리에서 보영이는 그랬지.
보영 - "너에게 이별통보 받고 우리집앞 길거리에서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아무것도 안보였어. 난그날 하늘색 땡땡이 원피스 입고 펑펑 울면서 집에갔는데 절대 잊혀지지가 않아."
그래 . 그녀는 나에대한 좋은기억보단, 상처가 더 많이 남아있던거야.
그날 잠을자고 일어난후, 보영이에게 말했어.
나 - "보영아, 우리 다시한번 만나보지 않을래? 정말 잘해줄 자신있어"
보영이는 대답이 없었어. 서로 나갈준비를 마치고, 객실문을 열면서 보영이가 말했어.
보영 - " 생각좀 해볼게"
그렇게 우린 모텔을 나와 서로각자 나는집으로, 보영이는 보영이대로 갈길을 갔어.
이때가 스물세살 4월, 본격적인 나의 첫사랑이 시작하려고하는 때야.
그날 이후, 나는 보영이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 먼저 문자도하고, 전화도하고 다시연락한후 많이 가까워졌어.
함께 밤을 보낸지 1주일조금 지나서, 난 보영이에게 영화를 보자고 했어. 월요일이었을거야 아마.
보영이와 난 수업 끝나는 시같이 같았어 월요일은. 보영이가 학교에서 만나서 극장으로 같이 가자고했지만, 내가 극장근처 탐탐에서 보자고 했어.
보영이가 수업이 일찍끝나서 먼저 탐탐에 가 있기로했어. 젠장 ㅋㅋ난 기다리게 하기는 좀 그래서 그냥 수업도중에 나와버렸어.
카페에서 보자고한건 나름 내가 준비한게 조금 있었거든. 보영이의 마음을 잡으려면, 뭔가 좀더 진실돼야 할꺼같았어.
그래서 전날 집에서 고백하는 편지한통을 써왔었고, 수업끝나고 근처 꽃가게에서 장미5송이와 안개꽃 다발을 샀어.
보영이가 조금이라도 덜 기다리게 하려고. 학교와 카페 거리가 걸어서 30분정도였는데, 택시를 타고 갔어. 보영이가 카페에 앉아서 잡지를 보고있었어.
내 착각일 수도 있는데, 나랑 데이트할거라는 생각에서 였는지 왠지 옷을 이쁘게 신경써서 입고온것 같았어.
카페에 도착하자마자, 난 꽃다발 사이에 편지를 끼워넣고 보영이에게 내밀었어. 여자들은 역시 이렇게 준비해오는거에 소소한 감동을 느끼나봐.
그 꽃다발을 내민 순간에는 그녀 얼굴도 꽃처럼 밝았어. 그리곤 내가 고백했지. 우리 다시한번 진지하게 만나보자고.
보영이가 또다시 말했어. "지금 꼭 대답해야해? 나중에 대답할게."
나는 혼자 긍정의 의미로 착각했어. 영화시간이 얼마 남지않아 같이 카페를 나와서 극장으로 향했어.
나는 그녀옆에서 나란히 걷다가, 그녀손을 낚아챘어. 그리곤 깍지를 꼈지.
하지만 보영이는 정색했어. 왜이러냐고 아직 우리 사귀는것도 아니라고. 자꾸 이렇게 행동하면 자길 쉽게보는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든다고.
나는 움찔했어. 쫄았어.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거든.. 그렇게 우린 극장으로 가서 영화표를 끊었어. 그때 봤던영화가 아마도 킥애스 였을거야.
시간대에 가장 볼만한게 이거더라구.
팝콘은 안사고 음료만 각자 사서 관에 입장했어.
영화 중반부쯤, 보영이가 살포시 나의 손을 먼저 잡아줬어. 정말 기분이 좋았어. 그녀가 조금은 마음을 열었다고 느꼈으니까.
영화를 보고 나왔어. 보영이는 대답해줬어. 많이 생각해봤는데 다시 날 만나준다고 결정했대.
원래는 거절하려고 했었대. 그치만 나의 준비된 모습을 보고, 보영이의 마음은 다시 열렸나봐.
편치와 장미꽃이 아니면 거절했을거라는 우스갯 소리와 함께, 우리는 그렇게 다시 교제를 시작했어.
솔직한 말로 처음부터 사랑으로 시작하는 연애가 얼마나 있을까?
나도 마찬가지였어.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지. 호감이었어. 옛정도 포함됐고.
미안한 마음도 많아서 잘해주고 싶었던 연유도 있었어. 내가 보영이에게 줬던 상처 다시 내가 아물게 해주고싶었어.
다시 교제를 시작하고 난, 정말 많이 노력했어. 손편지도 자주 쓰고, 그전과 다르게 연락도 많이하고. (전에는 내가 먼저 연락을 잘 안했어)
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니 보영이가 많이 놀라더라. 너원래 이런애였냐고. 무뚝뚝하기만 한줄 알았대. 보영이의 마음이 점점 열려갔어.
그리고 150일쯤 됐을적에 나에게 이런말을 했어.
보영 - "자기야 나 진짜 미쳤나봐..."
나 - "뭐가? 무슨일있어?"
보영 - "나.. 자기가 너무 잘생겨보여.."
사실 나는 잘생긴 얼굴은 아니야. 그저 평범한 외모인듯해. 타인이보기엔 못생겼을수도 있지 ㅋㅋㅋㅋ
점점 보영이가 나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어간듯 해.
근데 사람이란게 참 간사해?
보영이가 마음을 열어갔다고 느낀후 부터 내가 점점 소홀해졌어. 나도 느꼈어. 얘는 이제 내여자다 싶으니까, 평소 손편지 쓰던것도 자꾸 미루게되고, 조금씩 조금씩 아무튼 소홀해진거 같아 ㅎㅎ
배가불렀지. 보영이는 슬퍼했어. 예전같지 않단말도 많이했지.
내가 보영이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었는데.. 점점 익숙해졌다랄까?
그것때문에 또 많이 싸우기도했어.
연애하면서 싸움이라는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과정인거 같아.
우린 그렇게 싸우고 풀고 다독이며를 반복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확인하고 확인했어. 정말행복했어.
그동안 사겨봤던 여자들과는 다른 진짜연애를 하고있었어.
서로 밀고 당기는거 없고, 서로에게 솔직하며 이런게 정말 연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
첫사랑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말 있지?
보영이가 내 첫사랑이잖아. 첫사랑인 만큼 진정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나는 모든게 서툴고 모질기만했어. 어리석기 짝이없었지.
첫사랑은 서툴기때문에, 이루어지긴 정말 힘든거같아.
버벌진트 노래 Favorite 중에 이 구절이 정말 공감갔어.
Oh 우리가 서로의 첫만남이 아닌건~ 오히려날 기쁘게해~ cause I know my past relationships gave me lessons
나는 난생처음 커플링도 맞춰보고, 커플속옷도 입어보고, 함께 여행도 다니고, 부부놀이도 해보고.
참 보영이완 처음해본게 많았어. 나의 첫경험도 보영이였고. 스무살때 헤헷.
그렇게 사랑을 키워가던중, 우리에겐 고질적인 서로의 문제가 있었어.
괴테가 그랬다지.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경멸하는 버릇이 있다고.
우리는 서로 그런 문제를 가지고있었어.
보영이에게 나의 문제는, 내가 화나거나 언쟁이 벌어지면, 말을 잘 하지 않아. 나는 내화를 못이길까봐 혼자 삭혔다가 가라앉으면 말하는 타입이야.
나에게 보영이의 문제는, 보영이는 항상 사생활을 밝히길 꺼려해. 처음엔 그러려니했어.
예를들자면,
나 - "오늘 뭐해 ㅋㅋ 저녁이나먹자"
보영 - "자기야 나오늘 약속있어 어쩌지 ㅠㅠ"
나 - "그럼 어쩔수없지뭐 ㅋㅋ 누구만나는데?"
보영 - "그냥 친구 ㅋㅋ"
나 -" 그냥 친구? 남자구만?ㅋㅋㅋㅋ(장난기 있는 말투로)"
보영 -"아니 그냥 친구야 왜그래"
나- "그냥 친구 누군데.. 남자친구한테 그런것도 말 못해줘?"
보영 - "아 그냥 친구야 별로 말하고싶지않아 "
이런식이었어.
보영이는 항상 사생활을 꽁꽁 싸두고 있었어.
처음엔 이해했어. 이해했다기보단 그러려니 했지. 그치만 점점 사귐이 깊어지고, 연애기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거슬렸어. 그부분이.
나는 솔직히 집착은 없었어 처음에. 그치만 저렇게 계속 보영이가 그러다보니, 집착이 아닌 집착 의심아닌 의심을 하게됐어.
보영이는 핸드폰도 늘 잠궈놓았어.
나는 솔직히 여자친구가 소중한만큼 여자친구의 인맥도 소중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인맥활동에 방해되지 않을만큼만 신경쓰려고 해.
나만의 착각 일수도있지뭐.
그게 화근이었던거야.
보영이가 나한테 변했대. 이번엔 정말 차가운 말투였어.
자기 원래 집착안했잖아? 요즘 왜이렇게 집착해?
너무 답답해서 집착아닌 집착을 하게되니, 보영이는 숨기던걸 더 숨기게 됐고, 골이 깊어졌어.
결국엔 나에게 거짓말까지 했어
그걸 나한테 딱걸렸지.
잠잔다고 하고 남자랑 단둘이 술마셨거든.
남자랑 술마셔서 이기보단 보영이의 거짓말에 화가났어
그순간 그녀에게 모진말을 참 많이했어. 헤어지고 많이 후회한다 이부분은 ㅎㅎ
그리고 헤어졌어. 지금까지 연락 안하고있고.
잘살겠지 보영이는?
보영이 덕분에 나는 사랑이 뭔지, 연애가 뭔지,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좀더 배웠어. 정말 고마운 친구야.
형들도 진실된 사랑을 하게되면 느낄꺼야. 정말 황홀해.
가끔은 보영이와 연락도 하고싶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겨둘래.
그녀는 나에게 정말 진한 향기를 남기고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