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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사는얘기 ㅠㅠ (+)

|2013.02.12 02:58
조회 25,146 |추천 57

나는 이십대 초반의 여자사람임

 

요즘 사는게 답답해서 익명에 기대 글 한번 써봄

여러분은 행복함?
인생의 목표는 있음?
청춘이여 열정적으로 살아라 이런게 아님
그냥 나는 남들 사는 게 궁금해서

나는 행복하지가 않음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에 가야지라는 목표로 공부만 했으면 됐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사는게 벅참
물론 과거가 좋았다고 거기에 묻히려는 건 아님 그때도 힘들었음
근데 지금은 돈 걱정도 해야되고 학점도 생각하고 스펙도 생각해야되는데
내가 남들 하는 것 만큼 따라서 살 수가 없는 느낌이 자꾸자꾸 듬

나는 지금 대출해야되는 등록금 줄이려고 알바랑 과외를 하고 있음
일주일에 20시간정도 돈버는데 쓰는 것 같음
(보통 몇 시간 돈버는데 씀?? 궁금해서)
남들 다 일하고 돈버는거 알음
내가 저거 일하는게 힘든 게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내 20대의 초반은 여행도 많이 다니고 공모전도 해보고 봉사활동도 해보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는 거였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는 거임
남는 시간에 전공공부만 해도 모자랄 판임
생활비 벌자고 하는 일을 저렇게 많이 하는건 방학에라도 여행 좀 가보고 싶어서임
근데 사실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없으니깐 목표가 있을 수가 없음
꿈에 할애할 시간도 없다고 하면
내가 너무 사회부정종자 같을까
나는 내 일 하나하나를 똑부러지게 하는 성격이 아니라
이것저것 내 하고싶은 것과 내 해야할 것을 동시에 못 챙기겠음
그래.. 사실 다 내 내탓임 ㅠㅠ


솔직히 집에서 용돈 척 나오는 애들 보면 부러웠음
방학마다 부모님이랑 여행도 다니고 학원도 다니고
난 시험기간에도 과외학생의 시험준비를 해주러가는데
그 애들은 오롯이 시험 공부만 할 수 있고
이제 그것도 다 자격지심인거 같아서 그만두긴했지만

근데 이렇게 마음을 하나씩 놔버리면
욕심이 없어지는게 외려 무서워져
스스로 내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 같고
나를 포기하는것 같음

나는 아까 말했듯이 나한테 주어진 일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어디가서 징징대지도 못하겠음 쪽팔려서...
근데 밤마다 잠을 잘 수가 없다
내가 사는 게 너무 답답하고

내가 그렇게나 벗어나고 싶었던, 그리고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던
안타까운 내 부모님의 모습대로 살아가지는 않을까
내가 잘해야 우리 부모님도 늦게나마 좀 더 편하게 사실텐데

뭐 하나라도 내가 즐거운 일이 있었으면
그걸로 리프레시하면서 살 수 있을것 같은데
그런 것도 없고

또 내가 나태해서 안하는 것을
현실이 그래서 못한다 로 합리화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맨날 밤마다 욕구불만인 것처럼 잠 못들고 인터넷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고

너무 두서 없이 썼네
고등학교 땐 내가 다 큰 줄 알았는데

아직도 멀은 거 같음
그땐 세상의 커다람을 몰랐음

난 그냥 다른사람들 사는 얘기가 듣고싶었음
이 글 보시는 분들은 어떰??

그리고 옛날에 우울증때매 간 건 아니지만 신경정신과를 한 번 갔었는데
그 때 검사로는 우울증은 아니였음
희망을 얻었었지 나보다 힘든 사람이 되게 많겠구나
요즘은 안가지만

 

병원은 그냥 다 괜찮다고 말을 해줘서 안 좋은 것 같아

나한테 '너는 안 괜찮아, 너는 충분히 힘들어.' 라고 말해준 사람이 있었는데

난 아이러니하게 그게 위로가 되더라 ㅋㅋ

 

아무튼 어떻게 끝내야 돼..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댓글도 좀...ㅎ

그냥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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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 감사합니당

글이 되게 우울할 수도 있지만 저는 돈버는게 힘들다 찡찡 이건 아니구요..

 

돈버는 시간들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제 꿈들이

3학년이 되어 취업준비를 시작하는 지금

문득 이루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답답한 마음에 올려본 글이에요

 

꿈이라는 건 대단한게 아니고 그냥 친구들 가족들과 여행가는 것,

동아리나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 같은 소소한 것들이에요

1,2 학년에 많이 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좀 늦었다고도 생각이 들지만

더 늦기전에 전 지금 봉사활동 동아리에 들기로 했어요

 

저는 그래도 과외로 돈을 벌고 있어서

열심히 알바를 뛰면서 등록금을 버시는 많은 분들에 비하면 일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보다 형편이 좋아보이는 주변사람들에 대한 자격지심이 조금이나마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구요

자격지심이란게 인생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감정이라 그 마음을 놓아버리니

제 꿈까지 포기하는 기분이 든다고 생각이 되서 올리게 된 글이에요

 

과외로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살지만

일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던 어떤 것들이 문득 느껴져서 그냥 풀어놓은 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57
반대수1
베플foxx|2013.02.12 03:53
등록금 버느라 휴학하고 일주일에 50시간 돈버는데 쓰는 25살 흔남입니다. 힘내세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모두 비슷한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언젠가 좋은날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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