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 나이가 30대 후반임을 먼저 밝혀봅니다.
지난 세월 다시 떠올리려니, 마음은 조금 짠하네요.
저는 30대 초반에 약 4년가까이, 일수로 말하자면 1400일가량 백수로 지냈었습니다.
30살즈음에 직장을 그만두고 세월아 네월아 가라~
나는 놀련다라는 생각으로 지냈지요.
그런데 1년반쯤쯤 지나니 고비가 찾아오더군요. 한마디로 돈이 바닥이 나버린것이지요.
친구에게 빌붙어서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6개월이 지나자 친구넘도 저를 포기해버리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당시 여자친구에게 가서 빈대처럼 붙어 살았습니다.
여자친구도 1년이 지나자 저를 떠나보내더군요.
이번에는 시골에 혼자계신 어머님께 손을 벌립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버티다가 작은 누나와 막둥이인 동생에게 마져도 손을 벌렸습니다.
무슨 생각이 드나요? 욕나올만하지 않나요?
저는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답니다!
왜냐구요? 왜 그랬을까요?
저는 키가 작은 편입니다. 그래서 허리사이즈가 표준인 28인치였었지요. 4년이상의 기생충 생활 이후, 허리가 33인치를 입어야 할만큼 늘어났답니다.
노는것도 질리고, 술도 싫고, 손벌리는것은 더 싫었는데....
어느 순간, 습관처럼 베겨버린 게으름과 나태라는 진드기가 제몸에 기생을하고 있었든 것입니다.
마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요...
몸이 게으른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생각은 수도 없이 했지만!!! 직접 몸을 움직이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허공에 떠도는 먼지가 되는것이 아닐까요?
우선은 살고 싶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랴? 내가 살아있는것은 어머님과 형제들과 친구들에게 죄악이다라는 생각으로 죽으려 했었지요.
저는 나이 마흔도 되지 않은 사람이 흰머리가 생기는게 이상하다고 여긴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죽음과 삶이라는 갈림길에서 수천번의 고민을 하다보니 저에게도 흰머리가 생기더군요.
우선은 죽을 때 죽더라도, 돈좀 벌어서 빚진거 이자까지 합쳐서 다 갚고 죽자라는 마음으로, 가방에 옷 세벌을 담아서 몇일전에 연락한 인력소개소로 갔습니다.
충남 아산이라는 동네에 삼성공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는 아마도 일용직근무자 채용이 계속 이루어질것 입니다. (참고사항)
그 곳으로 전재산 23만원을 들고 갔지요.
저녁쯤에 도착해서 기숙사 배정받고 다음날부터 일용직의 삶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때가 2010년 10월쯤이었을 겁니다. 첫날부터 힘들더군요. 운동이라고는 숨쉬기만 4년동안 했었으니, 체력이 금세 고갈되더군요.
석고보드나 무거운짐일 지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하는데 숨에겨워 도중에 쉬느라 욕도 먹고, 어린 동료들에게조차도 비웃음을 받았지요.
영하 15도라는 강추위속에서도 면장갑한장 끼고, 야외에서 철기둥을 붙잡으며 일을 했더랬습니다.
그렇게 5개월정도 일을 하다가, 시골에서 친구(이 녀석은 7년째 백수이죠.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연락하든 넘임)넘이 좋은자리가 있는데 같이 하자고 부르더군요. 당장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개뿔... 하루 10시간 근무에 월급 140만원 준다더군요. 그래서 이틀만에 그만두었죠. 친구넘은 하루만에 그만두었구요.
다른곳에 일자리가 있다며 간다고 하더군요. 저는 니가 나 데려왔으니 나도 같이가자라고 하고는 따라갔지요. 여기도 월급이 140만원...
친구넘을 조금은 원망하다가, 다시 예전 소개소로 연락을 했더니, 10일짜리 일용직을 하라고 하더군요.
100만원 준다구요. 그래서 짐싸서 갔습니다. 그런데 친구넘도 같이 데려갔지요.
전기쪽 공사일이었는데, 친구넘은 5일 하다가 가더군요. 저는 남아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 회사 전기파트 소장님이 이곳에 직원이 부족하니 한번해보겠냐고 제의를 해주시더군요. 연봉 2400맞춰주겠답니다. 주5일근무로.... 그래서 얼른 승락을 했지요.
그때가 2011년 5월경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교대근무자들이 있더군요. 철강회사라 24시간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2명씩 3조3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경력자 중심으로 하더군요.
그래서 옳거니, 저기로 가자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배웠습니다. 남들은 주말에 쉴때, 저는 주말에도 계속출근해서 일을 배웠습니다.
그런 제모습이 통해서였을까요? 제가 일을한지 4개월가량 되었을 때, 교대조에 한사람이 퇴사를 하는데, 상주팀(아침9시출근~저녁6시퇴근팀)에서 한명을 각출해야 되는 상황이 생겼길래 제가 지원했습니다.
3조3교대는 한달에 하루 연차로 쉽니다. 5일 단위로 오전, 오후, 야간근무 식으로 일을 하게되지요.
한달에 하루만 쉬니, 월급이 더 많겠지요?
그렇게 저는 2013년 3월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사장님 소자님포함 직원 14명의 회사에서 3번째로 능력있는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세금 25만원정도를 제하면 실수령액 280만원정도 됩니다. 보너스, 퇴직금은 제외하고 받는 금액입니다.
지금 저의 허리 사이즈는 29인치이며, 배에는 식스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20대초반 운동했을 때보다 더 튼튼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쉬면 또 다시 게으름과 나태라는 무서운 병에 걸릴까봐, 운동도 매일 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계신 어머님께는 매달 최하 50~150만원의 용돈을 드리고 있으며, 적금도 130만원씩하고 있습니다. 동생과 누나에게는 목돈이 필요하면 나에게 전화하라고 말했습니다.
제 후기를 약간 적어봅니다.
저는 20대때에는 대학을 중도포기하고 연구원으로 회사에 처음 문을 두드렸고, 영어를 독학으로 배워서 그 이후 다른 보안장비개발 및 판매회사에 취업후, 국내 및 해외영업부서에서 6년간을 일하며 해외영업과장까지 지냈었습니다.
제가 백수일때 스카웃제의도 받았었지만, 모두 거절하였었습니다. 게을러서 출근조차도 못할지경 이었으니까요. 또한, 배가 불렀었겠지요...
지금은 중국어공부에도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3년정도 일을 더 하고는, 40살에는 중국, 대만을 오가며 자그마한 무역업을 할것입니다.
40살전에 중국어는 영어보다 더 잘할만큼 습득할것입니다.
30후반인 저도 다시 일어나서 달리고 있습니다.
칠전팔기, 즉 오뚜기처럼 몇번을 넘어진데도 주저 앉지말고 다시 일어서시길 바랍니다.
운동하십시오. 헬스장 안가도 됩니다. 저는 2년 이상을 기숙사와 회사에서 줄넘기와 아령을 들고 운동하고 있거든요.
정신이 살아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죽도밥도 되지 않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네요.
더 할말이 많습니다만, 줄여야겠지요~
폰으로 글을 쓰느라 오타도 있을테고, 내용도 중구난방 일테지만 양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