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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살아온 지 벌써 21년, 시간 참 빠르다

데칼코마니 |2013.02.26 05:08
조회 127 |추천 0
너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지 벌써 21년이다.
세상에 태어나고 사물을 인지하게 된 그 순간부터 어째서인지 넌 항상 내 곁에 있었어. 아니, 그 전부터 넌 늘 내 곁에 있었지만 너무 어렸을 때부터라서 인지조차 못한거겠지만... 너와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 언제부터 너와의 기억이 존재했던 건지 사실 가물가물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첫 기억은 너와 함께 했다. 엄마가 커플로 사온 아기 원피스에 기저귀를 차고 야구모자를 쓴 아빠와 다같이 드라이브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바다에 갔지.걸을 때마다 뾱뾱 소리가 나는 샌들을 신고 아빠 양 손을 나눠잡고 소금기 물씬 풍기는 바다를 바라보던 모습이 내 인생의 첫 기억이다. 그리고, 나와 똑같이 바가지머리를 하고 바닷바람에 코를 훌쩍이던 네 모습이 너에 대한 내 첫번째 기억이야. 오동통한 손가락으로 조개를 줍는 너와 내가, 사실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나는 그 때는 몰랐다. 그저 너와 내가 같은 집에 살고 같은 나이라는 게 참 당연하고 또 당연했다.
나는 아직도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내가 쌍둥이라는 게 너무도 낯설고 뭔가 부끄럽고 신기해. 엄마의 자궁 속에서 같이 심장소리를 듣고, 같이 여덟 달을 어두컴컴한 자궁속에서 살다가, 세상에 태어나 첫 울음을 같이 내뱉은 존재가 있다는게 참 이상하고 간질간질하다. 방청소를 할 때마다 어렸을 적 앨범을 보는 데, 볼 때마다 정말 기분이 이상해. 나와 똑같은 존재가 바로 옆에 존재한다는 게 참... 네가 늘 하는 말이 있어. 우리는 친구 이상, 가족 이하라고. 사실 그 말에 너무나도 동감한다. 21년간의 수없이 많은 싸움과 화해, 웃음, 눈물 속에서 너와 나는 애증의 관계가 되었다. 친구라기보다는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아끼지만, 가족이라 보기엔 우리 사이에 미움이 참 깊다. 내가 늘 하는 말 중에, 너와는 평생 같이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하던 말 기억나니? 너와는 참 특별한 관계인 것 같다. 유치원초중고, 어디에도 너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았어. 싸울 때마다 세상에 둘도 없을 모진 말로 상처를 주지만 네가 죽게 된다면 정말 많이 울 것 같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소식을 왜 자기에게 말하지 않았냐고 섭섭해하던 네 모습이 생각나서 맘이 좀 찡하다. 요즘 들어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내 인생의 끝을 함께 할 사람은 엄마도 아빠도 미래의 남편도 아닌 너일 것 같아. 21년간 같이 살아오면서 너같은 사람은 다시는 없을 거야.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공동체란게 나에게는 너인 것 같다. 앞으로 너와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지금, 서로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자. HJ아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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