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안계셨지만 이어지는 판으로 올려 달라는 분들이 계셔서...
한번 써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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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만남.
약속한 영화관으로 가는동안 나는 내 주머니 속을
계속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고심끝에 고른 머리핀...
과연 좋아할까?
영화 시작 5분전... 그녀는 아직 오직 않았다.
늦는단다...역시 쿨했다. 2번 만나는 동안 2번 다 지각.
영화가 시작되고 5분쯤 지났을까? 유유히 등장한
그녀는 싱긋 나에게 미소를 보이며
"죄송해요" 라고 했다.
알록달록 니트에 파란색 털모자...그리고 땡땡이 스카프까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땐 참...그 말 한마디에
모든게 다 용서가 됐다 ㅋ
과속 스캔들...참 영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속이란 단어가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다.
"오늘...과속 해볼까?"
영화를 보고 미리 봐둔 맛집에서 식사를 한 뒤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두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어색하지도 않았고,
그녀 역시 내 이야기에 반응하며 웃어 주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 덧 밤 12시...(금요일)
난 다음날 근무가 은근 걱정됐지만 그녀와 있는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그만 일어나죠" 란 말이 안나왔다.
마냥 행복했으니깐.
이때 사건이 터졌다. 어느 정도 취한 나는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오늘 소개팅 결과를 물어보는 친구의 문자에
답을 해 줬다. 이 녀석은 내 사생활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기에
조금은 으스대는 문자를 보냈다.
"야. 벌써 12시 인데 집에 언제가냐? 둘다 일어날 생각 안하고 있다.
낼 근무 어떡하냐 ㅋㅋ"
친구가 부러워할 생각을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때
그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OO씨는 이중인격자 인가봐요. 제가 언제 그쪽 잡았어요?
바쁘면 일어나세요! 저한텐 웃으면서 기분좋게 이야기 하면서
집에 어떻게 갈지가 걱정됐나봐요?!!!"
그렇다...내가 취한 나머지 문자를 그녀에게 잘못 보낸것이다.
정말 순간적으로 하늘이 노래졌다. 숨이 막혔고...
달달했던 우리들의 대화속에 더 이상 온기는 없고 냉기만
가득했다.
"그만 일어나죠!"
그녀가 벌떡 일어나자 난,,,최소한 변명이라도
해야 겠단 생각에...
"죄송해요. 제 친구 녀석이 OO씨 너무 궁금해 해서 제가 장난을
친건데 제가 취했나 보네요...무슨말을 해도 귀에 안들어오시겠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그녀는 화가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어차피 내 실수로 끝날거면 후회는 하지말자'...란 생각에
"이거 OO씨 드리려고 산거에요. 어차피 저한텐 있어봤자 소용없으니
받아주세요. 버리셔도 되요"
내가 내민 포장된 머리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일어날 준비를 하던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웃...었...다...
그리곤 가만히 앉아서 포장을 뜯더니 머리에 해보는게 아닌가...
그런데... 조금 취한 탓인지 아님 머리핀이 불량 이었는지...
머리에 끼워지질 않는것이다. 난감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그럼 끼워주세요" 라고 말했다.
내 몸은 반사적으로 튀어나와 그녀의 옆으로 가서 머리핀을
끼웠다. 나도 잘 안됐다...그런데...그때...
우리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난...갑자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을 훔치고 말았다...정말,,,본능적으로...
따귀를 맞을 각오를 하고...
그런데...맞지 않았다.
그 시끌벅적했던 술집 안에서 우린 첫 키스를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키스를 마치고 내 자리로 돌아가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의 변명은 필요없었다.
그녀도 내 진심을 안듯 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지금 밀어붙여야 한다...
"OO씨 저랑 잠깐 나가서 대화 하시죠"
무작정 그녀의 손을 잡고 술집을 나와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나 너랑 사귀고 싶다. 지금 대답해 줄수 있어?".
"네? 근데...왜 갑자기 반말하세요?"
"그냥 하고 싶어졌어. 너도 반말해 그럼"
"아...저 그렇게 쉽게 친해지는 스타일 아니에요"
그녀에게 어린 남자로 보여지기 싫었다. 조금은 강한 모습을
보여야 겠단 생각에 말을 놔버린 것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그녀는 나에게 잘못된 문자를 받은
직후 친한 오빠에게 전화해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말했었고
커피숍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벨소리가 울렸다.
상황 파악을 한뒤...난 참...어이가 없었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래...오늘은 내 잘못이 크니 너 보내줄게. 근데 다음엔 절대로
너 보내지 않을거니깐 그렇게 알아" 라고 말한 뒤...
또 다시 기습 키스를 했다. 이번엔 커피숍에서... 참 대범한 놈이다.
수줍게 붉어진 그녀는 나에게 인사를 하고 그 오빠를 만나러 나갔고
난 그녀가 차에 타는 모습과 멀리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뭔지 모를 두근거림에 연인이 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새해가 밝았다.
난 2008년 마지막 날 11시 50분에 전화를 걸어
"내 새해 소망은 너랑 사귀는 거야"
라고 말했고 다음날 만나 정식으로 우린 연인이 되었다...
-두번째 만남만에 키스를 하게 되고 3번째 만남에 사귀게 되었네요. ㅋ
와이프에게 간만에 추억선물 하고 싶어서 적다보니 2편까지 적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한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