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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무관심할때, 사랑은 오더라

EJ |2013.02.27 19:10
조회 178,501 |추천 484

 지쳤었다. 

 

이별을 했었기에. 

 

누구나 다 그러듯 20대 초반 나의 어린 연애는 어설펐으며

 

어설픔 뒤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으나.

 

지난 사람의 뒷자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폭됐다. 

 

술을 먹고, 울기도 많이 울었으며 밤에 전화도 했다. 그렇게 한달.

 

늘 다니던 1호선, 그와 듣던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빠지니

 

이별의 아픔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또 은근 즐기기도 시작했다.

 

 같이 갔던 음식점에 이젠 홀로 앉아 잠시 회상에 빠지는 고요함도 느끼기 시작했으며 

 

친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마냥

 

 내 지난 추억을 풀어 놓는 재미도 즐기게 되었다.. 

 

마음은 쓰라렸지만, 지남을 회상하는 일은 꽤나 매력적이였다. 

 

그렇게 반년. 그렇게 반년이 지났다. 

 

시간이 지나자 그를 상상하는 일이 점점 더 괴롭지 않았다. 

 

' 만약 그때 내가 이런 모습이였다면? '

 

'만약 내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가 나를 봤더라면?'

 

'만약에 내가 이런걸 할 수 있었더라면?' 

 

'그가 날 버리지 않았겠지.' '그가 날 지금쯤 멋진 여자였다고 기억하겠지' 

 

'그럼 난 버려지지 않았겠지.' 

 

 상상은 제법 즐거웠고 끝은 항상 아쉬웠다. 

 

그리고 하나 둘씩 실천해 보이기로 했다.

 

다시 만났을때 보여질 그 당당한 모습으로 수영도 다니고, 책도 읽고. 노래도 많이 들었다.

 

 다시 그를 만나면 으레 자랑을 늘어 놓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길거리를 걷다 내가 아는 노래라고 알려주고 싶었고. 

 

소양을 길러 그의 진지한 고민에 현명한 대답도 주고 싶었다.

 

 만약 다시 만나면. 그에게 현명하고 멋진 여자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1년 그를 위해 변하고자 했던 일들로 가득 찬 내 일상이.

 

 더이상 그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매일 아르바이트도 가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친해지고.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고, 남는 시간에 영화를 보고 나만의 무언가를 하나둘씩 만들어 가고. 

 

나만의 세계가 두터워 지기 시작했다.

 

 제법 혼자 보내는 시간이 즐거워질 무렵. 

 

그다지 외롭지도 않은 감정 속에서, 누군가를 만날 필요가 있을 까란 생각 까지 드는 무렵. 

 

꼭 그 남자일 필요는 없었다고 느껴질 그 무렵 바로.

 

그 순간에.  

 

욕심 없이 , 그냥 , 그저, 어떤 사람일까란 호기심 아닌 궁금증 속에서  

 

그렇게 그렇게..

 

 난 당신을 만났다. 

 

지난 상처를 생각해 한발 물러나 나를 감싸는 것도. 

 

처음엔 이렇게 보여야 내가 유리하겠지. 

 

하며 전장 나가는 군인 흉내도 내지 않았으며. 

 

이번엔 나에게도 드라마틱한 사랑이 올거야 하며 쉽게 마음을 부풀리지 않았다.

 

 그냥 그냥 그냥.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었다.

 

당신이란 사람이. 

 

밀고 당기기 바뻐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고 

 

그대에게 내가 요구하는 이성상을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 

 

단지, 난 당신이 누군지 궁금했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사실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비겁한 변명이지만 난 지쳤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 세계에 너무 적응 되어져 버렸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였지만. 

 

소개를 받고 처음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 날.

 

 이 사람 여자를 소개 받은 건가.

 

친하게 지낼 동생을 소개 받은건가. 원래 저렇게 무미 건조한가. 아님 내가 별로라 선을 긋는건가.  

 

아니 별로라면 그냥 연락을 끊으면 되질 않나.

 

 것도 아니다 잊을 만 하면 툭툭 한마디씩 던지니 이것 참 어찌 해야 할지. 

 

불만 아닌 불만으로 호기심이 무관심으로 바뀔 무렵 그날 밤.

 

바로 그날밤.

 

유난히도 날이 밝았던 그날의 밤 우린 처음으로 긴 대화를 나눴다. 

 

길게 나눠야지 하며 나눈 대화가 아닌, 봇물 터지듯 멈출줄 모르는 수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당신. 

고전을 사랑한다는 당신. 

책을 즐긴다는 당신. 

 

지하철은 또다른 도서관이라는 당신. 

 

세상에 너무나도 많은 명작으로 숨이 가쁘다는 당신. 

 

그리고 차근차근 내 말을 하나 둘 씩 들어주고 공감하는 당신.

 

 서로의 취미에 대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새벽밤을 지새웠던 우리.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러면 안될 것 같지만.

 

꼭 그러지 않을 필요도 없게. 

 

또 설레이는 내 마음.

 

  그리고 다음날.

 

기분좋게 잠을 자고 일어나 

 

'전화를 걸어볼까.'

'뭐 어때 한번 걸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니 무슨 벌써?'

'아 어쩌지..'

'만나자고 해보자 전화를 걸어서.'

'통화를 부담스러워 하면 어쩌나'  

 

그리고 문득 아 내가 왜 이러지? 

 

하루종일 거울 앞에 서성거리고.

 

안열어보던 옷장을 한참 훑어니마땅히 입고 나갈 옷들이 없다는 걸 문득 깨닫고

 

쇼핑몰 광클을 하기 시작하고...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그때 걸려온 전화.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그리고 뜨는 당신의 이름.  

 

  ' 와!,   

 

아니 전화가 오다니.' 

 

'받아야지.그래 받아야되.'  

 

 '여보세요?'

 

'안녕! "

 

  경쾌한 웃음이 터져나오고. 

 

정신없이 대화를 마칠 무렵.

 

 정말 좋은 목소리로. 당신은 말했지. 

 

'오늘 뭐해. 날씨가 너무 좋은데 우리 만날래?' 

 

 알레르기로 눈이 퉁퉁 부어있는데도. 

 

생각없는 난 바보같이 그래요! 좋아요!를 연신 외치고...

 

 뭘 입고 나가야 할지.

 

얼른 씻어야 겠다 까지. 순간 모든 계획이 세워지고..

 

 그렇게 그날은 . 너무나도 따뜻한 1월 31일이였다.

 

 실제로도 날씨가 너무 포근해 외투를 굳이 입고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였으니

 

 내가 느낀 봄은 꼭 허상이 아니였던 것 같다. 

 

 그렇게 당신과 만나고. 영화를 보고.

 

눈이 마주칠때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앞에 보이질 않아 큰 안경을 쓰고 갔음에도.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는 당신. 그리고 꼭 잡아준 손. 

 

첫 만남이니 맛있는걸 먹여야 된다고 스파게티?

 

기타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연신 찾기 바쁜 당신.

 

그럴 필요 없다고 난 저기 골목에 있는 저런 것들이 더 좋다고. 

 

정말 그래도 되냐며, 나중에 속상해 할 것 같다며 끝까지 걱정하던 당신. 

 

그때 마침 눈에 들어오던 칼국수집.

 

 50년 전통이래. 오빠 '저거' 먹어봐요.

 

 그래도 괜찮아? 아니.. 처음인데. 

 

에이 50년 전통이라는데~! 저만한게 어딨어  

 

그렇게 마주보고 맛있게 한그릇씩. 

 

좀 걷자는 당신.

 

 종로 3가의 풍경.

 

그리고 소근소근 하나둘씩 풀어나가는 우리의 이야기 보따리. 

 

신기할 정도로 너무 잘 통하는 대화와 밀려오는 감동들...

 

 괜찮은 커피집을 찾다가  

 

문득 들어오는 한 예술가의 화방..

 

 남다른 가게 분위기와 메뉴들. 

 

그렇게 대추차 유자차를 시키고  

 

당신은 자신이 원하던 사랑과 순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듬에 따라 하나둘 씩 잊어 가는 것들을 나를 통해 찾고 싶다며 솔직하게 말하는 당신. 

 

그리고 자신과 연애를 하자는 고백. 

 

그리고 그순간에서 나는. 

 

'아, 나도 누군가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구나. 그리고 그건 사랑이 될 수도 있구나.'

 

 '이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 남자로 얻을 수 있는 것을 계산 한 것이 아닌, 

 

이 사랑이 주는 어떤 행복감과 소속감 또 물질적인 것을 넘어선 의지와 만족이 아닌. 

 

사랑을 마음껏 주고 싶고. 

 

사랑을 표현하고 싶고. 

 

사랑을 공유 하고 싶은 사람  받을 것이 아닌,

 

 줄것을 생각하게 되는 이사람.   

 

그리고 2월 한달. 당신은 나에게 하나 둘 씩 사랑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걸. 

 

난 매일매일 깨닫는다. 

 

만날 때 마다 주고 받는 편지로 표현하지 못한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고. 

 

서로 읽은 책과 같이 본 영화로 인생을 질문하고. 

 

스토리 있는 물건들로 감성을 돋구는 선물,. 

 

그리고 지금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추천수484
반대수16
베플asky|2013.03.01 00:36
관심을 갖고 활동 발악을 해도 안찾아오고.. 체념하고 무관심해도 안찾아오고 정말 무관심해도 안찾아오는 나는 오늘도 이렇게 울다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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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모두|2013.02.28 17:03
다가오는 3월 생일인사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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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감동|2013.02.28 13:39
제목부터 끌려서 들어왔는데, 내용도 너무 감동적이네요ㅠ.ㅠ 제가 꿈꾸는 그대로의 연애예요... 더 멋진 여자가 되어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낭만적인 남자와 사랑을 하는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추천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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