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움을 청하고자, 처음으로 판에 글을 써봅니다.
어디에 써야할지 몰라서요..
아까 8시 40분쯤 용산에서 동인천 방향으로 가는 급행 열차를 탔었습니다.
그런데, 영등포역에서 5~6학년 쯤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이 작은 손수레를 끌며 승차하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어눌한 말투로, 손수레에 담긴, 몇 개 없는 치약을 꺼내들고 팔기 시작하더라고요.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많은 상인들을 보았지만, 그토록 어린 아이가 파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는 장애가 있는 것 같아보였어요.
아마 어른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거나, 강제적으로 물건을 팔러 나선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 같아서 아이한테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감시자가 있을 수 있겠다싶어,
칸을 옮기면 따라가면서, 다른 누군가가 따라오는지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다음 신도림역에서 문이 열리자 곧장 내리더라고요.
잠깐 사이에, 따라내려야 하나, 그냥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병원 예약을 해둔 것이 있어서 못내리고 있던 차에, 문이 닫혀버렸습니다.
결국 그토록 많은 어른 승객들 사이에서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가 안타까워서
다음 구로역에 내려서 신도림역으로 다시 갔습니다.
사실, 아이의 인권을 내 병원시간보다도 하찮게 여긴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아이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뒤져봤지만 결국 아이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떤 경우인가요?
혹시 이런 아이가 다시 보이면 주위의 어른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에 대해서 알고 있거나, 다시 만나서 아이의 소재를 아시게 되면
저에게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ysangyn@naver.com
제가 직접 도울 처지는 안되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함께 찾아보고 싶네요.
p.s. 쓰고 보니 세상이 흉흉한데 과연 아이의 소재를 아는 사람이 있어도, 신원확인이 안되는 제게 연락을 줄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아이가 계속 생각이 나고 마음에 걸려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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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읽을 줄 몰랐는데, 메일함에 온 메일들을 보고나서, 며칠만에 다시 판에 들어와봤더니, 어디에 소개가 된건지 조회수가 갑자기 늘었네요.
댓글들을 읽고서 글을 덧붙여봅니다..
저를 의심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럴수도 있겠다고 예상은 했었습니다.. 일단, 저는 의심하셔도 좋습니다. 혹시 그런 아이를 보면 역무원, 혹은 경찰에만 신고해주세요. 그 칸의 그 누구도 아이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지는 않더군요. 신고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아이의 소재를 알게 되면 제가 인연을 맺고 있는 보호시설에 연결해주거나, 개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했었습니다. 최소한 감시자가 있으면 신고를 해주던지, 아이에게 따뜻한 밥 한끼 사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있겠죠. 필요한 경우에는 그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 대한 도움도 필요할 수 있겠죠.. 다만, 그 아이의 삶에 깊이 개입하게 되는 것은 저 역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릴까말까 망설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사를 쓰려고 이메일을 적었을 것이란 댓글도 있던데, 저는 기자가 아닙니다. 댓글 중에 있는 것처럼 예전에 어느 잡지사의 요청으로 소외 이웃들에 대한 칼럼을 연재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소외 이웃들을 만날 기회가 좀 더 많았을 뿐이지요. (잡지사의 요청으로 무보수로 잠시 연재했던 것입니다.)
굳이 제가 해명을 하는 이유는, 억울해서는 아니고, 제 글의 의도마저 의심을 받는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세상을 더욱 흉흉하게만 볼 것 같아서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흉흉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의심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비슷한 아이를 만나게 되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역무원분들이나 경찰에게만이라도 신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메일을 적는다고 아이를 찾게 될 확신은 없었고, 저 역시 돕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지만, 너무 답답하고 후회돼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적어본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찾지는 못하더라도 글을 읽는 한 두 사람이라도 혹시 아이를 만나게 되면 아이에게 좀 더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해서 적어본 것입니다. 의심은 하셔도 좋지만, 조금은 더 따뜻한 관심만은 부탁드려봅니다. 그건 저 역시도 노력해야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댓글 중에는 칭찬 댓글들도 있던데, 저는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도리조차 못해서 갈등하는 사람일 뿐이지요. 그러나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번에는 꼭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떠한 댓글이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