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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6

무플★ |2013.03.07 11:20
조회 1,289 |추천 4

 

 

나는 지금 손목을 면도칼로 긋고 있다. 면도칼을 하얀 손목에 푹 찔러놓고 쭉 그으니

시뻘건 피가 쏟아졌다. 물론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건 전부다 ‘승훈’이 잘못이다.

나와 승훈이는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고 내가 승훈이를 나의 친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뭐, 승훈이가 나를 친구로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승훈이는

내 자존심에 상처만 주는 나쁜 새끼였다.






승훈이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초등학교 다닐 때, 운명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승훈이는 줄곧 같은 반이었다.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지겹도록. 짝도 수십 번했다.

그리고 승훈이는 새 학년이 시작되어 반장선거를 할 때마다 항상 나를 반장으로 추천했다.

내가 싫다는 대도 억지로 추천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도 질세라 승훈이를 반장으로 추천했다.

그리고 6년 내내 결과는 같았다.

반장 김승훈.

반면에 나는 부반장도 못했다. 표라고는 달랑 2표에서 3표 정도밖에 못 받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반장선거 때마다 본의 아니게 자존심에 상처가 생겼다.

게다가 승훈이는 반장이 되고서도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승훈이 녀석은 반장이 된 소감을 말할 때마다 내가 들으라는 듯이



“태민이를 대신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비꼬며 자신의 소감을 말했다.

물론 내 이름이 태민이다.

그렇게 승훈이한테 시달려서인지 중학교는 정말로 녀석과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기구한 운명의 사슬은 우리를 갈라놓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녀석과 다시 같은 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녀석은 초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내 옆에 찰싹 붙어 다녔다.

녀석이 내 옆에 있어준 덕분에 나는 그렇게 못생긴 외모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도 하얗고,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키도 훤칠한 승훈이의 외모에 밀려 피부도 더럽고, 못 생기고,

키도 작은 놈이 되었다.

녀석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열등감에 빠져 자신감과 자존심 을 모두 잃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때, 내가 좋아하던 여학생이 내게 와서 승훈이에게

선물을 대신 전달해달라고 했던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어린나이에 받았던 마음속의 깊은 상처를 어떻게 잊을까?




현실로 잠깐 돌아와 눈을 뜨니

 

손목을 긋고 있는 나를 보며 웃고 있는 승훈이가 보였다.








“신발새끼”





무시하고 계속해서 하던 이야기를 하겠다.

예상했겠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서도 나와 승훈이는 함께했다.

그리고 승훈이에 대한 나의 열등감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절정이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를 다닐 때, 내가 승훈이랑 한 번 싸웠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냥 졌다. 체격도 좋고 운동신경도 좋은 승훈이를 내가 싸워서 이길 리가 없었다.

이렇게 내가 질 게 분명한대도 승훈이랑 싸운 이유는 딱 하나였다.

중학교 때까지 유일하게 내가 승훈이를 이길 수 있었던 ‘공부’를 졌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기말시험이 끝나고 성적표를 나눠줄 무렵, 승훈이가 성적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실실 웃으며 물었다. 전교에서 몇 등 했냐고.

공부만큼은 승훈이를 항상 이겨왔던 나는 자랑하듯이 말했다.



“시험을 잘 못 봐서 전교 13등 정도밖에 못했어.”



그러자 승훈이가 웃으며 말했다.



“너 공부 좀 해야겠다.”



나는 되물었다.



“그러면 너는 몇 등이나 했냐?”



승훈이는 내게 다섯 손가락을 쫙 펴 보이며 말했다.



“전교 5등, 헤헤 드디어 따라잡았네?”



그 말을 듣고 나서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중에 주변에 있던 애들한테 들은 것은

내가 승훈이와 싸우다가 기절했다는 것. 물론 싸워서 기절한 일은 나에게는 굉장히 치욕적인 사건이었지만

그 이후로 승훈이는 내게 말도 걸지 않았다. 즉, 승훈이가 내 곁을 떠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승훈이가 곁에 없다고 내가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승훈이가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던 날, 나는 배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후로는 만날 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제 우연히 승훈이를 만났다. 5년 만에 만난 승훈이는 내게 먼저 아는 척을 했고,

함께 술을 마시자고 했다.

나와 승훈이는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역시나 승훈이는 군대를 면제받은 이야기,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야기, 애인 이야기 등으로 변함없이

나의 열등감을 고조시켰다.

나는 승훈이의 자랑질에 열등감이 폭발해서 술을 많이 퍼부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리고 오늘 눈을 뜨니 여관이었다.

내 옆에는 승훈이가 자고 있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로 멋져 보였다.

승훈이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완벽한 녀석이 있는데, 나처럼 못난 인간이 살아도 되는 걸까?’





나는 일어나서 여관의 화장실에서 면도칼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는 손목을 쭉 그었다.











승훈이의 손목을.







‘너 같은 녀석이 없어야 내가 살아 갈수 있어.’ 



 


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손목을 긋고 있는데, 승훈이가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이상하게도 그 웃음의 의미가 뭔지 알 거 같았다.


 

 


‘나 때문에 네가 그동안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 미안해’










“신발, 너 같은 새끼가 착하기까지 하면 어쩌란 거야” 



 

 

 


나는 더욱 세게 손목을 그었다.



 

 

 

참고로 열폭의 뜻은 '열등감 폭발' 의 줄임말 입니다.

무섭다기보단 슬픈것같아요.

 

 

 

출처: 무늬만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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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셨나요?

아 그런데 여러분 헷갈리셔하는게 있으신데

이 이야기들은 제 이야기가 아니에여!!!

퍼오는 이야기들일 뿐이지 제 얘기가 아니랍니다!!ㅎㅎ

여러분!!추천과 댓글 잊지않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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