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그때 공부도 못하고 말도 잘 못하는데다가 친구도 반에 한두명 밖엔 없었지.
1, 2학년 땐 괜찮았어. 그땐 친구도 많았고 그렇게 소심한 성격도 아니었지.
그런데 3학년 때 한번, 4학년 때 한번 왕따를 당하니까 점점 사람을 대하는게 힘들더라.
숙제를 하러 친구집에 다같이 놀러갔다가 온 다음날이었지.
갑자기 아침에 너희들은 우루루 몰려들더니 나보고 갑자기 싸이월드 아이디를 해킹했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며 나를 몰아세웠던거 기억나?
정말 어이없었다 진짜. 난 싸이월드 거이 하지도 않았었고 거기다 그냥 단순히 비밀번호오류가 계속뜨는 걸로 내가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알아가서 바꿨다며 욕을 했었지. 정말 욕 엄청하더라? 그냥 로그인할때 내가 옆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너희는 그냥 날 괴롭히고 싶었던 거였어. 거기다가 당사자였던 친구가 나랑 화해했는데도 날 욕했었지?
한동안 혼자 밥먹고 교실에만 있었어. 난생 처음으로 당해본 왕따는 정말 너무 무서웠어. 오갈때마다 욕하고 심하면 때리고. 하루에 한번은 나붙잡고 한시간동안 욕하기도 했지?
주동자가 집 사정으로 전학가니까 괴롭힘도 끝나더라. 일찍 전학간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지나가니까 4학년 때는 너희가 아닌 다른 애들이 날 괴롭혔지.
같은 학원다니는 친한 친구를 먼저 따돌렸었는데 난 등신같이 그 친구하나 못지켜줬었어.
걔들 몰래 놀아줬다고 난 할거 다했다고 합리화 하는데 그애가 전학가니가 애들이 이번엔 날 따돌리더라.
같은반 애들한테 나랑 놀지 말라고 위협하고 다니면서.
그런데 그땐 니들한테 반감가진 애들이 날 보호해주더라. 아직도 생각하면 눈물날것같아. 난 이런대접 받을만한 인간이 아닌것같아서..........이게 괴롭힘 당한것보다 더 괴롭더라.
그래서 중학교 와서 다 잊고 살고 싶었다. 너희들이 나한테 한 행동들, 내가 한 행동들 다 잊고 싶었어.
너희들과 전부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지만 모른척 하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시골학교라 숫자가 너무 적어서 안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밖에 없더라.
그땐 내가 한참 필받아서 공부할 때였지.
초등학교 5,6학년때부터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해서 중학교 왔을 때는 전교순위안에 있었는데 중학교 오니까 이젠 공부 잘한다는 이유로 숙제부탁하고, 아니 숙제 셔틀이라고 해야 맞겠다.
만만하다는 이유로, 내가 소심해서 부탁을 잘 거절 못한다는 걸 알고는 이것저것 다 시켰었지. 장난처럼 심한 욕도하고 찌질하다고 앞에서 대놓고 말하고.
가끔 선생님이 공부 잘하는 애랑 못하는 애랑 차별하면 뒤에서 다들리게 욕하고 다녔지. 차라리 대놓고 말하던가.
만약 그때 너희들 행동이 도를 넘은 행동이었다면 아마 선생님께 전부 말했었을 거야. 가만히 있진 않았겠지.
근데 여자애들 특유의 은근한 괴롭힘은 도데체 어디까지가 도를 넘은건지 이게 장난인지 진심인지 구분할 수 없었어.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알아. 너희들은 내가 곤란해하고 싫어해한다는 걸 알았었고 그런데도 나에게 짖궂게 굴었었지.
그리고 공부가 내 방어막이 되어줬다는 것도.
처음엔 선생님이 있으나 없으나 나 무시하고 그랬지? 근데 선생님들이 전부 나 무시한다고 괴롭히는거냐고 끈질기게 물어보니까 선생님 피해서 나 괴롭히더라?
공부 잘하는 사람을 대접해 준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고 더 열심히 공부했어.
그래도 니들보는건 진짜 싫더라.
중 3때 고등학교를 시내로 갈려고 고집을 부렸던건 그것 때문이였어. 니들 얼굴 보기 싫어서.
그런데 난 부모님과 선생님 등쌀에 밀려서 또 농어촌 인문계 고등학교로 너희랑 같이 진학했지.
그래도 좋았던게 너희는 공부를 못해서 일반반으로 갔고 나는 공부를 잘해서 특별반으로 갔다는 거야.
고등학교 3학년 내내 너희랑 마주치는 일 없이 지낸게 너무 좋았어.
고등학교 진학하고나서 꿈을 가졌고 정말 가고 싶은 대학에 가고싶어서 내신관리하고 수능공부하고 대회나가고 동아리 활동하면서 바쁘게 지내서 너희들 전부 잊고 살았어. 내 성격도 점점 더 활발해지고 사람들 대하는 것도 스스럼 없어지고.
그런데 학교로 전학온 사람이 너더라. 나 3학년때 괴롭혔던 주동자. 무슨 막장 드라마같았어.
난 아직도 못잊겠는데 넌 나한테 해맑게 인사하더라. 넌 다 잊었었나봐?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는 말을 잊을 수 없어. 도데체 뭐가 반갑다는거야?
그일 있기전엔 원래 친했었으니까, 넌 그 기억만 갖고 있었던것 같아. 정말 나 자주 만나러 오면서 반가워 하는게 정말 잊은 것 같더라고.
근데 너 보니까.........다른 일들도 기억나더라고. 나 괴롭혔던 다른 애들 얼굴도.
어쩌다보니 날 괴롭혔던 애들 대부분이 같은 고등학교더라고. 근데도 나한테 해맑게 인사하고.
심지어 3학년때는 어쩌다 한번씩 만날때마다 니 잘될것 같다고, 친하게 지내자고 했지?
진심 죽여버리고 싶었다. 니들이 미쳤나 했어.
정말 피해자는 기억해도 가해자는 기억 못하는 거구나 싶더라. 그게 아니면 그냥 뻔뻔한건지.
그래서 더 공부했어.
대학가면 진짜로 안만나겠지. 니들 그 거지같은 성적으로는 이 근처 지방 전문대나 가겠지 싶어서.
난 충분히 4년제 좋은 대학교 갈 성적이 되니까 대학가서는 정말 만날일 없을거라 생각했어.
우리 학교가 농어촌학교다 보니까 조금만 공부해도 괜찮은 대학가서 혹시 니들이 공부해서 좋은대학가면 억울할 것 같아서 좀 무서웠다.
근데 지방 2년제 전문대학 가더라? 취업률도 거지같은 대학으로?
정말 통쾌했다.
난 3학년되서 수능공부 하면서 수학면접 과학면접 준비하고 내신관리하고 진짜 바쁘게 보내고 우리 고등학교에서 대학 잘간학생 중 하나가 되었지.
그런데 너희는 정말 한명도 빠짐없이 전부 2,3년제 전문대 잡과에 두어명은 정부지원 제한 대학으로 가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
그 대학 다른 학생들은 공부 잘할지도 모르겠지만 니들은 진짜 지능이 원숭이 수준이야.
솔직히 우리학교 농어촌학교라 정말 조금만 신경써 내신관리하면 3년제 간호학과는 가는데 말이야. 수능 2과목 합 11등급이면 가는데도 있었는데 너희는 정말 공부 안하더라.
그러면서 선생이 원서를 거지같이 써줬네 뭐네 하는 모습보니까 진짜 역겹다. 항상 남 탓만 하고 살고.
그래도 이제 대학생이니까 니들하고 나하곤 상관없는 사람이긴 한데 좀 아쉽더라.
니들이 나한테 한만큼 니들한테 하고 싶어서.
여중이나 여고, 초등학교 동창회때 니들 무시하면서 겁나 비꼬면서 말하는 쌍년있으면 나라고 생각해라.
동창회 할때쯤엔 다 취직할 나이겠지? 성적맞춰서 쓴 과나와서 취직 얼마나 잘할진 모르겠지만 나는 여기 공대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다 따고 정말 잘나가는 사람이 되줄거니까, 니들보단 잘되줄거니까 후회하면서 살아라.
난 아직도 너희한테 할말 다 못하고 산거 후회하니까.
진짜 공부만큼 사람 잘되게하는건 없더라. 그러니까 니들은 대학가서도 공부하지말고 화장품이나 쳐 찍어 바르면서 부모님 피땀흘린 등록금 쏟아붓고 취직못해라.
진짜 잘 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