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돌의자

럽이 |2006.11.14 20:53
조회 35 |추천 0
돌의자

전동균


광화문 성공회 앞뜰
모과나무 아래 놓여 있는 돌의자

발목 다친 비둘기도 앉았다 간다
술취한 노숙자도 낮잠 자다 간다
신문지 몇 장 남겨두고 간다
이따금 모과나무 가지 사이
며칠 잠 못 잔 하늘이 왔다가 간다
모과나무에 모과가 열리듯
그렇게 살수는 없나, 중얼거리며
傷心한 얼굴로 커피 한 잔 마시고 간다
어린아이도, 마른 꽃잎도, 성가 소리도 앉았다 간다
낙옆 질 땐 속눈썹 긴 바람이
잠깐 앉았다 가고
그 뒤에 키만 훌쩍 큰 저녁이 멈칫멈칫 따라와
대책 없이 줄담배 피우고 간다

누구나 와서 쉬었다 가는 돌의자
날마다 세상을 향해
조금씩 길어지는 돌의자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