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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금이라도 한 번만 보고 싶다.

달님 |2013.03.15 20:04
조회 529 |추천 0

15살 1999년...

 

2000년 모든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게 될 것이라 떠들썩했던 12월 31일 내 생일 저녁 11시 반..

 

 

 

 

타닥타닥...타닥..타타타닥...

 

어김없이 또 채팅질을 하고 있다.

 

오늘은 생일이기 때문에 내가 잘 때까지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우울"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라는 메세지와 함께 성격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들과

 

의심은 전혀 없는 상태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어린 나이에

 

상상력이 무한한 그 시기에...

 

 

 

 

 

띵동

 

-"별"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않는 4행시를 눈여겨 봐준 그여자

 

그리고 기억도 나지않지만 상당한 반응과 여운을 줬던 그 4행시..

 

호.주머니에 꼬옥 넣어둔 귤한개를 나눠먹어야지..

 

마지막이 호.로 끝났던 그 사행시를 시작으로 "우울"님과 "별"님이 연결 되었다.

 

그리고 난 "달"이 되었다.

 

 

 

 

 

 

 

 

 

 

 

 

지금은 생각해보면 참 긴 시간동안 채팅만을 주고 받은 것 같은데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까진 단 한달 반

 

매일 아침 9시 반이면 서로 아침을 먹고 컴퓨터에 앉았서 얘기를 나누고

 

이방 저방을 기웃거렸다.

 

신기한건...

 

얼굴도 모르는 여자애와 대화를 하고 그리고 통했다.

 

 

 

 

 

 

 

 

 

 

 

 

 

 

 

 

그리고... 첫 통화...

 

"여보세요?"

 

"어..여보세요?"

 

"제가 김수현인데요?"

 

"아 수현이구나...내가 차우석이야"

 

이때 난 내 이름을 차우석이라고 말해줬다.

 

누구냐..그게 풉 ( 2주 정도후에 내가 다시 본명을 말해줬다.)

 

 

 

 

 

 

 

 

 

 

 

 

 

아버지의 의심으로 힘들어 했던 어머니를 조금더 사랑하는 나

 

아버지의 폭력으로 힘들어 했던 어머니를 조금더 사랑하는 그녀

 

어머니 ..라는 공통분모가 그렇게 깔깔대며 웃게 해줬다고 생각진 않지만

 

행복했다. 누가 그녀와의 시간을 방해하면 울고 소리지르고 집을 나가버릴 정도로

 

잃고 싶지 않은... 찌질하다면 찌질한 순간들....

 

 

 

 

 

 

 

 

 

 

 

 

학원을 다니며 자랑스럽게 숫한 고백 받아보고 옆 여중 얼짱이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던

 

자랑스러운 나지만... 소심한 성격탓에 여자 앞에만 서면 말이 탁! 막히고 눈조차 제대로 볼 수 없

 

던 조숙한 나였기에... 현실상의 여자들에게는 다가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핸드폰과 함께 그녀도 항상 내 옆에 있다고

 

지금은 그렇게 느껴진다..

 

그 1년 좀 넘는 시간동안 그렇게 항상 함께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내 핸드폰에 그녀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얼굴도 모르는 애랑 뭐하냐?"

 

라는 소리따위 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녀를 얼굴도 모르는 애 정도로 표현해대는 사람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을테니까..

 

 

 

 

 

 

 

 

 

 

 

 

"못생겼네 하아..."

 

목소리가 참 이쁜 그녀였다. 성우를 해도 될 거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깔끔하고 귀엽고 또박또박 말을 잘하는 그녀라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할 때

 

사진 교환을 했다

 

근데 못생겼다.

 

네모..였다.

 

친척 누나들 모두 어릴 때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고 한명은 아이돌 가수로 앨범을 제작할 정도로

 

이쁜 사람들이다.

 

내 인생에서 여자들의 기준은 그런 이쁜 사람들이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참 못생겼다.

 

하지만 몸매가 예술이었다.

 

조숙한 내가 볼 때에는 ART 였다.....그 예술적인 몸과 목소리..마음...그리고 얼굴...

 

신은 공평했다.

 

 

 

 

 

 

 

 

 

 

 

 

 

 

 

 

나는 글을 잘 쓰나보다..

 

그렇게 보내던중 무심코 그냥 써내려갔던 오글거리는 시조를

 

그녀가 그냥 한글날에 써서 냈다는데

 

그녀 학교에서 한글날 대상을 수상했다...(이건 그녀와 사귄 후에 집에서 딱 두개 있는

 

개근상 옆에 자랑스레 놓여있었습니다.)

 

 

 

 

 

 

 

 

 

 

 

 

그렇게 중3 겨울 방학을 맞이했다.학원이 고등반이 없어서 종강파티 같은 걸 하고 그 얼짱이라는 애를 데

 

려다 주라는 국어 담당샘의 말에 따라갔다가. 기습 고백...그리고..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절...

 

그 후 몇일 후 전화

 

"오빠 잠깐 나올 수 있어?"

 

"어? 왜? 어? 왔어? 어?"

 

"응...친구랑 근처 왔다가 한번 볼까해서.."

 

그녀의 집은 구로 근처. 난 서울 강북 꼭대기.

 

그 나이에 택시 따위를 탈 수 없을 테니 1시간 40분 넘게 지하철을 타고 왔겠거니 싶었다.

 

그녀와의 대화에선 난 가식덩어리 였다.

 

센척하고 당당하며(전화로? ..생각해도 찌질하다)..였던 내가 이번엔 정말 찌질해졌다.

 

"아 나 지금 이모네 와있는데...너 어딘데?"

 

"아 나 지금 오빠가 말한 아파트 103동 옆에 앉아있는데...다음에 보지 뭐 그럼 갈께 신경쓰게 해서 미안"

 

"아..미안 정말 미안해"

 

"아냐 괜찮아 친구네 왔다가 근처라서 들른거야"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리고 몰래 문을 열고...

 

뒷모습을 봤다...

 

아마 지금이었으면

 

 

 

 

 

 

 

 

 

 

 

 

"라면 먹고 갈래?" 라고 했을 것이다.

 

 

 

 

 

 

 

 

 

 

 

 

 

 

 

 

타닥타닥

 

달:나도 이제 고등학생이 되서 공부도좀 하고 해야 될거 같다 하아( 당시 전교 15등 )

 

별:응^^ 열심히해 나도 열심히 공부해서 오빠랑 같은 대학 갔으면 좋겠다.( 당시 반에서 38/40 )

 

달:그래서 말인데 우리 연락 그만하자

 

별:응? 왜...?

 

 

 

 

 

 

 

 

 

 

 

 

 

 

 

 

이 때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간섭하고 신경쓰는걸 싫어했다.

 

그냥 나는 길가에 있는 큰돌이고 싶고

 

그 돌에 낙서를 하거나 발로 차거나 제거하거나 울타리를 치는 행위 따윈..사절이었다.(성격장애)

 

 

 

 

 

 

 

 

 

 

 

 

 

 

 

 

달:신경쓰이게 하는 것도 싫고 신경쓰이는 것도 싫고 알잖아 그런거 싫어하는거

 

별:그렇게 안할게

 

달:내가 많이 신경쓰여 그래서 공부도 잘 안하게 될 것 같고

(진짜..ㅂ..같았다..어렸다지만)

 

별:....싫어 다시 이런말 하지마

 

달:연락 안할거야 미안

 

 

 

 

 

 

 

 

 

 

 

 

 

 

 

 

그리고 난 전화번호를 바꿨다.

 

그 채팅도 안하기로 했다. 다른 게임을 시작했기 때문일지도...ㅆㄺ 같이

 

그렇게 간 고등학교에서 당연히 성적따위 잘 나올리 없고

 

급변하는 사이버 세계에서 온라인게임이라는 거대한 존재에 몸을 담고

 

오타쿠가 되었다.

 

겔겔겔 아템쥽내 좋은거 떠써

 

뭐뭐뭐뭐

 

팔면 피방 2달은 다닐정도의 템이지

 

이딴 소리를 지껄이던...

 

동생이 유치원에서 형은 폐인 이라는 시를 썼을 정도로

 

난 컴중독자가 되어갔고 다른건 다 져도 내 케릭이 사망하는 꼴은 못보는 녀석이 되었다.

 

여자는 없었다.

 

어떤 여자가 번 멀리서 날 보고 소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은 친구에게

 

"그래서 오늘 피방 가지말자고???? 쮸쮸바 돌려빨다가 장난빨기로 했냐?"

 

라는 말을 했으니깐...

 

 

 

 

 

 

 

 

 

 

 

 

 

 

 

 

그렇게 어머니의 두번의 가출..

 

아버지의 흉기 난동

 

수학 0점 기록

 

nx게임사의 ASG...게임내  서버 당 1개 이벤트 아이템 획득

 

(유일하게 서버에서 혼자 10%증가된 속도를 24시간 버프처럼 받고 돌아다닌다. 초반 등장시 현금 3천만원 까지 제의를 받았다...지금은 ㅆㄺ)

 

크아에서 만난 술집누나와의 동거

 

등등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19살 수능을 치루고.. 서울소재 S대 야간 인터넷정보학과에 예비1번으로 배

 

정...

 

그리고 재수학원 등록.....

 

그리고 시작한 알바와 공부....금겜 시작...싸이월드 시작..........

 

 

 

 

 

 

 

 

 

 

 

 

 

 

 

 

한달후...쪽지가 도착했다.

 

저는 김수현이라는 18살 고등학생입니다. 혹시

 

저를 아시면 답장 혹은 아래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주세요.

 

 

 

 

 

 

 

 

 

 

 

 

 

 

 

 

식겁

 

 

 

 

 

 

 

 

 

 

 

 

 

 

 

 

김수현?

 

 

 

 

 

 

 

 

 

 

 

 

 

 

 

 

띠띠띠...또루루루또루루루 고민 따위 안한다 20살이었으니깐

 

 

 

 

 

 

 

 

 

 

 

 

 

 

 

 

"여보세요? 누구세요?"

 

눈물이 났다..왜..몰라..그냥 났다..

 

"미안..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오빠?"

 

"어 이따가 저녁에 할게 신경쓰지말고 있어"

 

 

 

 

 

 

 

 

 

 

 

 

 

 

 

 

만났다. 선유도 앞에있는 베스킨라벤스에서 내가 먼저 들어갔고

 

전화했고 없었고...

 

나오니깐

 

"못생겼네"

 

근데 정말 몸매는...ART였다.. 잘 자라 주었구나...

 

하지만 난...

 

오랜 폐인생활로 늘어난체중과

 

역시 폐인생활로 인해 옷에 대한 센스는 없고

 

늘어난 34인치 청바지에 하얀퓨마 잠바..

 

하지만 그녀는 그 때 유행하던 진자켓(목부분에 양털들어가서 이쁘던거)

 

고등학생 답지않은 전문적인 화장과 머리...

 

그리고 생각보다...'괜찮네^^' -..-내 주제 따윈 몰랐습니다.

 

 

 

 

 

 

 

 

 

 

 

 

 

 

 

 

만나서 첫날에 울고

 

사귀자는 소리를 듣고

 

생각해보자는 소리를 하고

 

집에와서 알겠다고 말을 하고

 

근데 그녀가 참 착하더랍니다.

 

예ㅃ...ㅓ 보이더랍니다.

 

맛있는 걸 사주고 싶고...

 

웃게 해주고 싶고...

 

싶더랍니다.

 

 

 

 

 

 

 

 

 

 

 

 

 

 

 

 

헌데 이착하고 순수했던 애가 담배를 피더랍니다.

 

어머니가 새엄마로 바뀌고 새엄마가 아주 돈이 많아서 부족함 없이 산답니다.

 

 

 

 

 

 

 

 

 

 

 

 

 

 

 

 

아이..지켜줘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그리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가족아닌 다른 사람을 신경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게 신경쓰는건 거절했습니다.

 

 

 

 

 

 

 

 

 

 

 

 

 

 

 

 

 

그 여자입장은 모르겠지만...

 

미안했습니다. 좋은 곳에 못데려가서

 

좋은 것을 많이 못줘서

 

처음 일해서 번돈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물건을 샀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가고 이병 휴가 때 제대로 못해주고

 

당연하게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못한채로 보냈습니다.

 

그 후로 찌질하게 싸이에 가서 새 남친도 보고

 

1년뒤에 전화도 걸어보고

 

아직도 그 번호를 사용합니다.

 

저는 그 후 다른 여자가 생겼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자분들이 아마 제 글을 보신다면 열폭을하고 이녀석을 찾아 찢어죽여야 겟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알고 있고 또...솔직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리 떴다죠

 

그 앨범에 싸이&박정현 - 어땠을까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때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게 할 수 있었다면...지금 우린 어땠을까...

 

그 여자를 잊으려고 담배를 배웠습니다.

 

아버지가 술과 담배를 좋아하셔서 그게 무척 싫어서

 

담배라면 치를 떨었는데...

 

그 여자를 보고 싶을 때 술을 마셨습니다.

 

전역하고 혼자였던 시기에 가끔 보고싶어서

 

 

 

 

 

 

 

 

 

 

 

 

 

 

 

 

잘하지 못했던 것이라 그런지 지금은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합니다.

 

너에게 이렇게 해줬다면...

 

그 때 나는 그렇게 무기력하게 널 떠나보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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