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20대 중반에 꿈을 향해 전진해 나가고 있는 청년입니다.
현재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아르헨티나에서 유학중인데
문득 첫사랑에 대한 생각이 들어서요~
여러분의 첫사랑은 어떤지도 궁금하기도 하구요.
좀 길지만 제 얘기 적어봤어요. 맞춤법이 많이 틀릴거에요.
양해부탁드립니다!!
# 1
내가 중1이였을 때다. 당시 나는 공부에 전혀 관심 없던 학생 중 한명이었다. 매일 다니던 학원에서도 그저 쉬는 시간마다 학원 뒤에 위치한 문방구에 들려 불량식품을 먹는 것이 하루의 가장 큰 흥미였다. 학교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쉬는 시간이면 700원짜리 토스트와 남은 300원으로는 개당 100원 씩하던 과자 3개를 먹고 1000원을 지불했었다. 매일 돌아오는 4교시 마치기 5분전에는 누구나 그러했듯이 육상선수로 돌변하고, 수업이 마치는 종이 울리면 일주일은 굶은 호랑이마냥 앞만 보고 달리던 학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수업시간에 지우개 똥(?)으로 찰흙 비슷하게 만들어 놀기도 하고, 동전들로 도미노를 쌓기도 했다.
갑자기 담임선생님이 자리를 바꾸자고 했고, 그 때 그렇게 처음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이미연 이었다. 연예인의 이름과 같았지만, 연예인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녀와 짝이 된 것은 아니었다. 한 분단 옆이었지만 그녀와 꽤 가까운 거리였다. 지우개 똥(?) 과 동전을 가지고 놀던 내가 차츰차츰 그녀와 대화하기 시작하였고, 그녀 또한 나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어릴 적부터 나와 형에게 영어의 중요성을 가르치시고, 영어 교육에 힘쓰신 부모님 덕분에 나는 남들보다는 조금 더 영어를 잘하였다. 하루는 영어 듣기평가 시간이었다. 평소 공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내가 벌컥 영어 듣기평가를 백점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그 때부터 나의 허세가 시작되었다. 나의 꿈은 영어 교수이며, 나는 머지않아 미국으로 유학 갈 계획이라며 나의 밝은 미래를 그녀에게 제시하며 작업 아닌 작업을 하였다. 그녀는 나의 작업에 걸려들었고, 우리는 서로 좋은 감정으로 하루에 2, 3통 정도에 편지를 주고받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편지라기보다는 쪽지에 가까웠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으면서 서로 쪽지를 주고받는 행동은 정말이지 민망 할 텐데 그 시절에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더 강해서 그런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호감도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갔고, 드디어 때가 왔다. 지난 13년간 이성과 교류가 없던 나는 고백의 ‘고’자를 알 리가 없었다. 내가 그녀였어도 정말 답답했을 것이다. 내 맘을 아는 것인지 그녀가 나에게 먼저 사귀자는 제안을 했다. 물론 쪽지로 고백을 받았다. 나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고백을 받은 당일에 아빠, 엄마, 형에게 그 편지를 보여주며 엄청나게 자랑하였다. 아마 나도 이제 어엿한 남자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심리였던 것 같다.
우리는 말만 사귀는 것이었다. 서로 연애에 대해 알지 못하였던 우리는 따로 밖에서 만난다거나 손도 한번 잡아본 적 없는 그런 사이었다. 사귄지 한 3일이나 되었을까, 과학시간이었다. 당시 과학 선생님은 우리의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녀는 노처녀였다. 그 당시에도 노처녀였고, 지금도 노처녀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여인이다. 그녀의 히스테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절정에 다다른 상태였다. 과학시간동안 몰래 쓴 편지를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녀에게 전달하였고, 담임선생님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나는 선생님이 나가기도 전에 그녀에게 전달한 것이다. 난 담임선생님에게 걸린 것을 알지 못하였고, 다음 시간인 체육시간을 위해 체육복을 갈아입기 위해 오렌지색 체육복을 들고 탈의실로 향하였다. (당시 우리학년부터 체육복을 더 좋은 것으로 교체한다는 목적으로 새로 산 체육복인데 동복만 만들어주고 하복따윈 없어서 남녀불문하고 한여름에도 겨울 체육복입고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것도 오렌지색이다) 체육복을 막 갈아입고 나온 나는 친구들로부터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큰일 났다고 말하는 친구부터 담임선생님이 날 찾는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미연이가... 차마 말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야기들을 대충 조합해보면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았다 아니 나는 충분히 내 앞에 무슨 일이 닥친 건지 잘 알고 있었다. 현실을 부정한 채 교실로 향하였고, 미연이가 마침 교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날 그냥 지나쳤다. 그 날 체육시간에 대한 기억은 1초도 나질 않는다. 내 기억은 다음 시간인 국어시간으로 이어진다. 수업도중 담임선생님은 나와 미연이를 국어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데리고 나갔다. 이성교제가 금지인 학교 내에서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들이 연애를 한 것이다. 그것도 노처녀인 담임선생님 반에서……. 우리는 구석진 곳으로 끌려가 무릎을 꿇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히스테리가 시작되었다. 여자인 미연이를 대신해 남자인 내가 일명 쪼인트를 까였다. 엎드려뻗쳐서 맞기도 하고 정강이를 맞기도 하였다. 결론은 정해져있던 꾸지람이었다. 둘이 관계를 정리하라는 명을 받았다. 그렇게 한참을 혼나고 교실로 돌아가니 이미 수업은 끝나있었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교실에 아이들은 대부분 밥을 먹으러 간 상태였다. 나와 미연이가 걱정되었던 친구들 몇 명이 교실에서 기다렸고, 우는 미연이를 여자 친구들이 달래주었고, 멘탈이 붕괴된 나는 남자친구들과 교실에 잠시 앉아있다가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너무 어렸던 것인지 너무 순수했던 것인지 우리 둘은 그렇게 담임선생님 말대로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했다. 나중에 알고 난 사실이었지만 미연이가 교무실로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서 왜 이성교제가 안되냐며 선생님들 다 계신 곳에서 버럭버럭 대들었다고 했다. 어쩌면 미연이는 나와 몰래 라도 다시 만나고 싶어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나의 풋내기 사랑 아닌 사랑을 떠나보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