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두편의 글을 썼다.
사실 어느정도 잊고 살았던 기억인데 글을 쓰기 위해 기억에서 끄집어 내다보니
그 잊혀졌던 부분도 다 기억나고 어제의 일처럼 다시 살아났다.
조금 쉰 후에 다시 글을 쓴다고는 했지만 그때의 기분들이 되살아나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탓에 글을
쓸 수 가 없었다.
그 동안 귀신을 봤다. 귀신을 본다. 하는 사람들, 그사람들이 모인 까페나 블로그, 모두 가봤다.
하지만 나와 같은것을 느끼는 사람은 못 본것같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못믿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그 특유의 습함과 소름끼침은 느껴 본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떠들수있는 그런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일들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밝게 살 수 가 없다.
생각해봐라. 그 일이 있은 후 11년 .. 11년 동안을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저런 경험을 하면서 산다는 것.
분명 나는 경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경험 할 것이고 . 이것을 또 언제 경험할지 모른다는 공포.
한치앞도 보이지않는 동굴을 걷는 기분.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그런 공포.
솔직히 내가 보는 것이 진짜가 아니라 그냥 나의 정신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내 경험담을 더 원하는 분들이 많아 글을 더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어제 잠들기 전에 나의 경험들을
되내어봤다.
씨.발.. 그냥 어제 거기서 끝냈어야했다.
잠들기전 내일 쓸 글 소재로 뭐가 좋을까 라고 생각하던중..
들려왔다... 잊고 살았던.. 다신 듣고 싶지않던 그 목소리...
"오랜만이네.."
2003년 2월 나는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로 입대를 했다.
또 재수없게 저주받은 땅이라는 산밖에 없는 강원도 양구로 자대를 배치받게 되었다.
상병이 되기전까지 내가 겪은 이상한일들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20살때 게임에 빠져살고 밤낮이 바뀌고 잠도 잘자지않아서 겪은 일시적인 신경쇠약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그일에는 신경을 쓰지않았다.
상병이 되고 양구대교라는 큰 교량끝에 있는 검문소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그 곳은 소양호 위를 잇는 산과 산 사이의 엄청나게 큰 다리였다.
주위에 민가라고는 차타고 10분이상 가야 찾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 검문소는 2층건물로 어느정도 신식건물에 속했다.
사실 경치도 좋고 1개분대(8명~10명)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군기가 강한 헌병대의 특성상 이곳은 천국일 수 밖에 없었다.
서열로 치면 분대 2위 . 또 최고참은 나와 절친한 병장이었다.
근무를 서도 쉬엄쉬엄 근무시간 외에는 취침 취미생활 뭐든 자유였다.
이번에도 이야기의 쉬운 이해를 위해 검문소의 구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양구대교의 끝나는 지점에는 차량 검문을 하는 검문지역이 있으며 대교를 바라보는 기준에서 왼쪽에 검문소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2층건물이며 검문소에 들어가면 정면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은 상황실 왼쪽은 식당이 있다. 그 식당 옆문으로 나가면 아름다운 소양호가 보이고 가스통 및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쓰레기장이 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면 오른쪽에 내무실과 베란다(체력단련실) 왼쪽은 화장실 및 샤워실이다.
한 계단 더 올라가면 옥상이고..
아마 그때가 상병 초반이었으니 아마 4~5월 정도 되었던걸로 기억된다.
방금 구조설명한 검문소 오른쪽에는 철조망으로 막아놓은 구 막사가 있다.
아주 낮은 1층건물에 지하로 연결된 계단만있다.
1층이 상황실 지하가 내무실인 아주 단조로운 건물인데. 딱봐도 낡고 6.25정도때 부터 있었을거라 짐작이 가는 구형막사이다.
하루는 야간근무를 서고 있었는데 그 날 역시 내 절친 최고참인 박태원 병장(이하 박병장)과 함께 노가리를 풀고 있었다.
"박병장님, 저 구막사 들어가 보셨습니까?"
박병장은 또 뭔가 무서운 이야기를 꺼낼려고 하는 티가 팍팍나는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저기 왜 막아놓은 줄 알아?"
뻔하지, 귀신나오니까 막아놨다고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나니 역시..
"저기 임마 귀신나와"
솔직히 이사람이 귀신을 본적이 있는지 아니면 또 이사람의 고참이 그런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경험상 그 느낌은 박병장 처럼 웃으면서 말할수 있는 그런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무서운 이야기나 들어볼 겸 더 말해달라고 했다.
듣다보니 뭔가 내용이 길어지고 앞뒤가 딱딱맞는걸 보니 진짜 실제 이야기일 수 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군부대는 폐건물 같은건 왠만하면 바로바로 철거하거나 뭔가 쓸모있는 용도로 탈바꿈 시키는데
방치한 상태가 이해가 안될 정도 였다. 그냥 원형 철조망으로 못들어가게 계단을 안쪽까지 다막아버리고 창문은 나무 판자를 대고 못을 박아버렸다.
박병장의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1980년도에도 그 구 막사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헌병선배들은 양구대교 넘어서 20분거리에 있는 방공대로가서 암구호 전파를 받아왔다고 한다.
암구호 전파를 받고 복귀하던중 양구대교 밑으로 보이는 소양호에 어떤 사람이 둥둥 떠있는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래서 초소장에게 보고를 하고 그 부대원중 가장 수영을 잘하는 병사에게 그 사람을 건져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을 건져오니 심하게 불어있는 시체였다고 한다.
경찰에 사건을 인도하고 난 후 그 시체를 건져온 병사의 행동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헛소리를 하고 허공을 보고 누군가와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병사를 군병원에 보내 의병재대를 시켜야하는 것이니냐는 말이 나오고 근무도 세우지않고 내무실에서 쉬게 했다고한다.
그러던 어느날 초소장은 땅이 울리는 엄청난 굉음에 아무것도 들리지않는 상태로 상황실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검문병들은 지하 내무실에서 뭐가 터졌다고 했고 지하 내무실로 계단 앞에는 그 시체를 건져온후로 정신이 이상해진 그 병사가 서 있었다고한다.
초소장은 황급히 지하 내무실로 내려갔고 그 내무실은 벌써 터진 수류탄에 의해 벽, 천장, 모두 피범벅이되었으며 살아있는 부대원은 한명도 없었다고한다.
초소장이 내무실로 내려간사이 검문병들은 그 미친병사를 제압해서 포박했고 그 후 그 병사는 육군교도소로 이감되 사형을 당했다고 한다.
대충 이 이야기는 죽은 사람에게서 귀신이 붙었고 그 병사가 내무실에 수류탄을 깟다. 뭐 이런 이야기쯤된다.
뭐 이정도는 어느 부대에나 있는 그냥 무서운스토리 정도이다.
"워... 무섭지말입니다."
나도 후임들 겁 줄 용도로 좋은 이야기 하나 챙겼다 생각했다.
"야... 들어가볼래?"
박병장의 눈은 진심이었다.
우리는 검문병에게 초소장 깨면 바로 알려달라고 망을 보게 한 후
심하게 녹이 슬은 원형 철조망을 걷어내었다
그 당시의 헌병들은 키가작았는지 정말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들어갈수있는 작은 계단이었다.
검문용 대형 후레쉬를 2개나 들고 지하로 내려가자 문고리도 없는 나무문에 열지못하게 나무를 덧데어 못질을 해뒀다.
솔직히 무서웠다. 박병장은 지금까지 귀신을 본적도 없고 믿지도 않는 사람이기에 당연히 들어가도 아무일 없을거라 생각하고 단순히 내부가 궁금한것이겠지만..
나는 달랐다. 언제 어디서 내가 겪은 일들이 다시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냥 올라가시지말입니다.. 초소장깨면 작살납니다."
박병장이 나무문에 귀를 대고 심각한 표정으로 내말을 무시하고 있었다.
"못들었어?"
"뭐말입니까..?"
박병장은 나무문을 가르키며 들어보라고 나에게 손짓했다.
그래서 나는 나무문에 귀를 댔고 그 순간..
"쾅!!!"
너무 놀라서 심장이 터질뻔다.
박병장이 내가 귀를 대는순간 나무문을 발로 찬 것이었다.
박병장 개새키는 박장대소를 하며 내 어깨를 툭툭쳤다.
진짜 죽이고 싶었지만 장도리를 가져와서 못을 뽑아 문을 열려는 박병장을 말려야했다.
말리기는 했지만 이새끼 성격상 하고싶은걸 도중에 멈출리는 없고 솔직히 나도 내부가 궁금하긴했다.
워낙 헌병대라는곳이 개 또라이들 모인곳인데. 폭력성 짖고 성격 불같은놈들이 대부분으로 모이는곳이 바로 헌병대다. 바로 이 놈 같은 놈들 말이다.
우리는 최대한 초소장이 깨지 않게 조용히 못을 뽑고 지하 내무실 문을 열었다. 후레쉬를 비추자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검게 얼룩진 벽이었다.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지 그 벽은 마치 피가 굳어 검게 변한것처럼 보였고 벽이 중간중간 홈이 파여있었다.
들은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저 파인홈은 수류탄 파편이 틀림없었다.
솔직히 웃으면서 들어왔는데 그 벽을 보고나니 박병장도 나도 표정이 심각해졌다.
정말 딱 8명누워서 잘수있는 공간이었다.
침상도 굉장히 낮고 천장도 낮았다. 전등은 정말 구형 전등에 부셔져 엎어진 관물대도 구막사에서나 볼수있는 나무 관물대였다.
후레쉬를 비추는데 너무 어두워서 후레쉬 불빛이 닿는 곳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정면에서 왼쪽을 비추었는데 문턱이 있고 문은 없는것으로 보였고 화장실이나 욕실로 보였다.
"저기도 들어가볼까."
"박병장님 그만 올라가시지 말입니다.."
그러자 박병장은 나를 보며 비웃듯 말했다.
"쫄았냐?"
그때 박병장 뒤로 위치한 욕실로 보이는 곳에서 뭔가 움직인듯한것을 느꼇다.
그리고 박병장도 뭔가를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고는 후레쉬를 비추었다.
분명 바닥에 아무것도 없었던것 같았는데 뭔가가 있었다. 모포를 말아놓은 듯한 둥그런 물체.
사실 그게 움직이는걸 본것도 아니고 확실히 없었던 물체였던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는 없다.
박병장이 흠칫하면서 말했다.
"저거 뭐야"
나도 순간 놀라서 숨을 들이쉬는데 다시 느껴졌다.
그 습하고 차갑고 소름끼치는 공기.
본능적으로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다'
나는 박병장 팔을 붙들고 밖으로 끌면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때.
내 귀 바로옆에서 속삭이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추워..."
진짜 바로옆에서 말하듯 입김까지 내 귀에 전달되어 소름이 돋았다.
순간 공포에 휩쌓인 상태라 그게 환청인지 진짜로 들린건지 몰랐지만 우선 이곳을 빠져나가야한다는 생각에 박병장을 대리고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박병장도 욕실안에서 뭔가 움직인것을 느꼈는지 표정이 웃고는 있지만 표나게 굳어있었다.
"이새끼 보기보다 겁많네."
"저기 진짜 다시 안내려가는게 좋겠습니다. 우선 철조망 쳐놓고 내일 해뜨면 문 다시 닫아 놓아야 할것같습니다."
상황실앞에서 담배를 피면서 생각해보니 확실히 움직인걸 본것도 아니고 그 둥그런 물체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는데 유심히 안봐서 몰랐던것 일 수 도 있다.
'추워.."
내가 들은 이 음성은 어떤 젊은 남성의 목소리 였으며 정말 추운듯 떨리는 목소리였다.
벽에 파인 홈과 검은 자국들을 미루어보아 그 이야기는 실화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며 남은 30분의 근무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박병장의 그 실화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난 그자리에서 등줄기부터 목으로 소름이 돋아 뒷 목덜미를 감싸쥐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아 그리고 그 미친새끼. 그 새끼가 계속 혼자 중얼거렸다고 했자나. 그게 그 때가 한여름이었는데 계속 추워..추워.. 이 지랄을 떨었데. 그러면서 모포란 모포는 지가 다 덮고 뺏어갈려고하면 미친듯이 발광을 했데. 그러고서 그 새끼 수류탄 까고 나서 초소장이 그 새끼 묶어놓고 왜그랬냐고 물어봤더니 그랬더래.."
"추워.. 춥다고 했잖아!!!!"
내가 지하 내무실에서 들은 그 음성.. 정확히 '추워.." 였다.
그 습하고 소름끼치는 그 공기를 느낄때는 항상 무슨일이 일어났다.
예외는 없었다.
근무가 끝나고도 잠은 자지 못했다. 그 습한 소름끼치는 공기, 그리고 그 음성.
그리고 그 음성은 나를 따라다녔다.
아니 나에게 대화를 시도했다라는 것이 맞겠다.
그 양구대교 검문소를 떠나기 전까지말이다.
지하 내무실에서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공포스러운 일들은 그 다음날 부터 일어났으니까.
-----세번째실화 에서 계속----
사실 이 목소리에 대해 쓰는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한때 정말 이 목소리때문에 불면증에 걸렸었고 ...
중요한것은 이 목소리를 어제 다시 들었다는 것이다..
어제 밤에 그 목소리 듣고...
잠못잘거 뻔해서 집에서 게임하다가 출근해서 사무실 소파에서 3시간 간신히 잤다...
아...진짜 이렇게 글을 계속쓴다는게 계속 기억을 들추어내고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나서... 뭔가.. 멀어졌던 그때 그것들과 다시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하여간 또 뭔가 일어날 것 같다...
세번째실화는 내일이나 써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