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대학가서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하며 처음 마셨던 막걸리 (물론 술은 고 1때 레몬소주로 배웠지만)
군대가서 고된 노동뒤에 마셨던 불쌍한 청춘을 위로하는 막걸리
사회에 나와 사장님따라 홍어집에가서 막걸리에 무너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먹었던 막걸리
살다보니 사람도 사랑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막걸리 (특히 풍년막걸리 히밤-_-)
그리고 언젠가 세월이 흘러 내 어깨가 지금보다 더 무거워졌을때...
가벼운 지갑탓에 달랑 막걸리한병에 김치하나 놓고서 시름을 달래야할
그런 나의 오랜 벗 막걸리
요즘은 술도 참 다양해지다 보니 막걸리도 전문점에 가보면 십여종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아스파담이 들어가지않아 달지않고 쌉싸래한 맛이 매력적이라는 막걸리장인 송명섭선생님이 만드신
송명섭 막걸리를 맛볼수 있는 집이 부천에 있다.
원미구청 옆에 자리잡은 원미동 사람들이 바로 그집이다.
'맛객'이라는 유명 맛집 블로거이자 만화가분이 종종 모꼬지(순 우리나라말로 잔치,모임등을 뜻한다고 한다)라는 이름으로
일정금액을 회비로 걷어서 미식쇼를 열었던 집인지라 곳곳에 맛객님의 흔적도 찾아볼수 있는곳...
맛객님의 팬이라면 이런부분들또한 이집을 찾았을때 느낄 소소한 재미일것이다.
나름 이동네에선 유명한집이라고 하던데 손님이 바글바글하지는 않다.
바글바글하다고 내가 좋을것도 없고...
예전에 사랑해 마지않던 부평에 왕십리빈대떡도 유명해진뒤로는 사람이 바글바글한터라 그 뒤론 발길을 끊었으니까...
메뉴판이 보이진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음식 나오는걸 생각하면 가격대는 많이 착한편이다.
초상권이 있으므로 인물사진은 모자이크.
역시나 초상권이 있으므로 인물사진은 모자이크.
우선 궁금했던 송명섭 막걸리와 고등어구이, 감자전을 주문한다.
순수하게 쌀과 물로, 누룩으로만 빚어낸 막걸리라고 알고있다.
아스파담이 들어가지 않아서 단맛이 덜한게 특징이라면 특징.. 당연한얘기다.
개인적으론 기회가 된다면 이분이 만드시는 '죽력고' 라는 술을 접해보고싶다.
간단한 기본안주에
송명섭 막걸리 맛을 음미해보았다.
단맛은 확실히 다른 막걸리에 비해 덜하고 아주 약간의 탄산과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난다.
음... 나처럼 막걸리에 조애가 깊지 못한 사람에겐 맛이 어떻게 다르다 까진 느낄수있지만 매력적이진 않다.
뭐 먹다보면 그 진가를 알게될지도 모르겠지만 병당 5천원이란 가격도 좀 아까운듯하고...
어디까지나 막걸리 앞에선 나는 막입이니까...
그냥 이런생각은 해봤다.
오랫시간 지켜보며..
마음을 주던 정인에게
담백하고 진솔하게
마음을 털어놓을며 마시면 어떨까? 하고..
주문한 감자전이 나온다.
5천원이였나 다녀온지 한달도 넘은지라 가물가물..
가격 생각하면 감자전 사이즈가 나쁘지않다.
다른곳은 같은사이즈에 만원 받는곳도 수두룩하니...
큼직한 대파가 인상적이였던 간장
나박썰기한 감자가 들어있는 감자전은 처음 접해보는데 나름 매력있다.
아무래도 쫀득한맛 (조리하기에 따라 바삭함까지) 말고는 다른식감이 없는 감자전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때도 있는데
안에 얇게 썰려있는 감자가 씹혀서 맛의 포인트가 되어준다.
다만 감자만 갈아서 그대로 부쳐주면 좋을텐데 내 입에는 녹말이 좀 들어간듯해서 살짝 아쉽..
하지만 가격 생각하면 큰절한번 하고 받아먹어야겠지.
우리 일행들 입에도 송명섭막걸리의 유니크한 맛이 부담스러웠는지 자꾸 다른 막걸리에 눈길을 준다.
그러다 선택된것이 배다리 막걸리
배다리 막걸리 한병 달라고 말씀드리자 시원시원해 보이시는 여사장님께서
박정희대통령님이 살아생전 청와대에서 마시던 막걸리라고 친절하게 일러주신다.
한잔 마셔보니.. 달달하고.. 부드럽고.. 탄산도없는게 부드러운 맛이 매력적이다.
아쉽게도 내 입에는 너무 술같지않은 부드러운 맛이라
먹어도 먹어도 안취하겠다 싶어서 좀 아쉽다.
작은아버지께서 늘 "젊은놈이 맑은정신으로 정신차리고 살아도 살기힘든 세상인데
그렇게 술을 취할때까지 마셔서 쓰겠냐!!" 라고 하시는데
그래도 나는 술은 취해야 맛이다.
옆테이블에서 먼저 주문했는데 주문이 누락되어 우리가 시킨 고등어를 먼저 드시라 양보한탓에
주문하고 한참 뒤에야 나온 고등어구이와 이면수구이.
생선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집 답게(간판에 그렇게 써있다)
잘 구어진 생선구이가 아주 맛이좋다.
막걸리에 담백하고 짭쪼롬한 생선구이의 궁합이야 뭐 자세히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술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익히 알만한 그런 맛.
일행들과 이면수어가 왜 이면수어이냐 토론도 해가면서
시끌시끌 재미나게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곳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뭍고왔다.
언젠가 또 한번 방문해서 꽁치김치찌개에 소주한잔 걸쳐야지...
맛집도 좋지만 이런 멋집에서 먹는 소주맛이 더 각별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