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변과 비키니 입은 아리따운 여인들 한국에서 맛볼 수 없었던 온갖 산해진미는 개뿔
밤마다 컵라면을 먹으며 집을 그리워 하다 돌아왔어
티비에서 보던 하와이는 그냥 환상일 뿐이었어 해변은 아름답긴 해 근데 아리따운 여인네들 대신 중년에 배 나온 아저씨와 호호 할머니를 연상케하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짜도 너무 짠 음식들
하와이갈래 제주도 갈래?? 난 망설임 없이 제주도 갈거야 ㅡ.ㅡ
모두 그동안 별고 없이 건강하고 평안했을 거라 생각할게
그럼 이야기 시작
할아버지가 옆 동네서 친구들과 한잔하며 담소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언덕을 하나 넘고 숲길로 막 접어 들때 쯤
할아버지가 지나 왔던 언덕에 시커먼 그림자가 하나 보였어
할아버지는 혼자가기 무료했던 터라 잠시 쉬면서 그 사람이 오기를 가다렸어
옛 가락을 흥얼거리며 기다리니 그 사람이 궤짝 같은것을 끌면서 오는게 보였어
"심심하던 차였는데 같이 갑시다""근데 멀 그렇게 힘들게 끌고 옵니까?"
"......................"
그 사람은 할아버지의 말에 대꾸없이 그냥 할아버지를 지나쳐 갔어
할아버지는 무안했지만 그 사람 뒤를 따르면서 그 사람을 향해 계속 말을 시켰어
하지만 그 사람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어
"아이고 내 정신좀 보소 난 저기 아랫마을 사는 김천이란 사람이요"
"김천? 김천?"
"그럼 이것에 주인이 당신이군!"
아무 말 없이 듣기만 하던 사람이 김천이란 이름에 반색을 하며 처음으로 반응을 했어
할아버지를 유심히 바라보던 사람이 갑자기 궤짝을 할아버지에게 주고 연기처럼 사라졌어
"어 머야 이보시오? 이보시오?"
갑작스런 상황에 몹시 당황한 할아버지는 발 밑에 있는 궤짝을 봤어
하지만 발 밑에는 궤짝대신 관이 하나 덩그러니 있었어
"으아악!"
"여보 무슨일이에요?? 먼 잠꼬대를 그리 요란하게 한다요? 무슨 악몽이라도 꿨어요?"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깬 할아버지를 할머니가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어
"내 언능 가서 냉수 한 사발 가져 올테니 진정 좀 하고 계세요"
"아 무슨 꿈을 꿔도 참 요상한 꿈도 있네"
"근데 이 여편네는 물을 가지고 온단 사람이 함흥차사네"
할아버지는 한참이 지나도 할머니가 오시지 않자 역성을 내며 부엌으로 가셨어
"이 여편네가 물 뜨러 간다더니 어딜 간거야?
할머니는 부엌이 아니 집 뒤편에 있는 샘터에 앉아서 먼가를 열심히 닦고 있었어
"이 여편네야 여기서 머해?? 물 뜨러..............................."
"당신 지금 멀 닦고 있는거야?"
"당신이 가지고 온 관이 하도 더러워서 닦고 있는 중이에요 금방 쓸거니까 깨끗이 닦아 두려구요"
할머니는 샘터에 앉아서 묘한 미소를 보이며 할아버지가 가지고 온 관을 깨끗이 천으로 닦고 있었어
"으악"
할아버지는 또 다시 잠에서 깨어났어
"죽을때가 되서 그런가 꿈도 요상하네"
"아버지 계세요?"
"만수냐? 나 방에 있다"
"아버지 어디 편찮으세요? 먼 땀을 그리 흘리신데요?"
"어 아니다! 근데 무슨 일로 온거냐?
"아 장갔다 오는 길에 아버지 필요할거 같아서 머 좀 사왔어요"
"머 사왔는데 어디 좀 보자?"
"아버지 맘에 들꺼에요!"
할아버지가 나가서 보니 평상 위에 큼직한 관이 하나 있었어
"아버지 맘에 드시죠? 저거 들고 오느라 여간 힘들었어요"
"이놈아 세상천지에 부모에게 관을 주는 자식이 어딨냐?"
할아버지는 노기 어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어
"어 머야? 또 꿈이야?"
할아버지는 또다시 꿈을 꾼거야 깨고 나면 꿈이고 깨고 나면 꿈이고.........
문을 열고 나서니 언제 날이 밝았는지 아침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어
밤새 꿈 때문에 시달린 탓인지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입맛도 없고 꿈 내용 때문에 심난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죽음이 연상되는 내용이잖아
할아버지는 얼마 못살거 같은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하나 둘 정리 하기 시작했어
"여보? 요즘 먼일 있어요?? 요즘 들어 어디 멀리 갈 사람처럼 멀 그리 챙겨 싼다요?
"응?? 별일은 아니고 나도 나이가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거지"
어느날 부턴가 할아버지는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을 입으시고 잠이 들었어 아무래도 돌아가실 준비를 하신듯해
"이보게 천이! 천이!"
문 밖에서 누가 할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이제 갈 시간이네 그만 가세!"
할아버지는 자연 스럽게 일어나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셨어
마루에 서서 바라보니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한눈에도 서있는 남자가 저승사자처럼 느겨졌어
여러 날 준비를 했음에도 성큼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
하지만 서 있는 남자에겐 거역할 수 없는 위화감이 있었어 막 마루를 벗어나기 위해 한발 띄었을때였어
너무도 포근하고 온화한 느낌이 들었어 마치 봄 햇살처럼
언제 왔는지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할아버지 앞에 서 계셨어
아주머니가 앞에 남자를 마주한 상태여서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어
"어머니"
아주머니가 나타나자 저승사자는 당황한 눈치였어
"비켜서시오 그대가 나설 자리가 아니오"
"아니 잘 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겠소""명부에 이름이 다르거늘 어찌 내 아들놈을 잡아간단 말이오"
"어허!! 이승과 저승이 엄연히 경계가 있거늘 왜 이렇게 방해를 하시오"
"아무리 그대라도 방해하면 경을 칠 것이오"
저승사자와 아주머니는 한참을 다투셨어
결국 아주머니의 고집을 꺽지 못한 저승사자는 몹시 화난 표정으로 자리를 뜨셨어
"걱정하지 마라 아직 네가 갈 때가 아니다!
오늘을 넘겼으니 이젠 네 명대로 살다가 오너라"
"어머니"
"잠깐 오해가 있어서 그런거니 괜찮다"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부르며 잠에서 깼어
"여보!"
"어 아침부터 먼일인가?"
"간밤에 영찬이 아부지가 돌아 가셨다요"
"아니 그 정정하신 양반이?"
할아버지는 상가집에 가셨어 그리고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봤어
"김천"
"저 양반 이름이 천이었어 영만이 아니었어"
"아 원래 이름은 천인데 영만이라고 불렀제"
할아버지는 상가집에서 한잔하시고 늦은 저녁이 돼서야 집에 갈 차비를 하셨어
옛 가락을 흥얼거리며 언덕을 넘으신 할아버지는 잠시 쉴겸 나무 밑에 앉았어
저멀리 언덕에서 먼가를 끌며 힘들게 내려오는 사람이 보였어
"저 사람 오면 같이 가야 겠네!!!!!!!!!!!!!!!!!!!"
-끝-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