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습니다.^^
독서실 1화 ; http://pann.nate.com/b318278798
독서실 2화 ; http://pann.nate.com/b318295512
독서실 3화 ; http://pann.nate.com/b318295668
독서실 4화 ; http://pann.nate.com/b318297045
독서실 5화 ; http://pann.nate.com/b318297090
독서실 6화 ; http://pann.nate.com/b318300900
독서실 7화 ; http://pann.nate.com/b318300935
독서실 8화 ; http://pann.nate.com/b318300989
독서실 9화 ; http://pann.nate.com/b318302476
독서실 10화 ; http://pann.nate.com/b318302542
그 여자 애도 혈액 부족증이라는 거요.
과로일 수도 있지만, 원인 모르게 절대량의 피가 부족하게 되었다는 거요.
그 여자애의 부모들은 너무 공부를 많이 해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책망하며 나에게 연신 고맙다고 했지만,
나는 그 얘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소.
나와 똑같은 증세라니...
그럼 내 증세도 그것들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소.
의사말로는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로도 그런 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했지만, 어떤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소.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지만, 이제까지 내가 그 독서실에서 본 섬뜩한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 없었소.
나는 그날 밤 그 독서실을 그만두기로 결심했소.
다음날 주인 아저씨를 만나 그만두겠다는 얘기를 했소.
아저씨는 전날 밤 여자 애를 병원까지 데리고 간 것에 대해 칭찬하며,
그것 때문에 독서실 평판이 좋아졌다며 그만두려는 나를 잡았소.
나는 더 이상 무서워서 일을 못하겠다며, 전날 밤 내가 목격했던 것에 대해 얘기했소.
그 얘기를 들은 주인 아저씨는 내가 몸이 허한 상태로, 추운 방에 들어가서 그런 헛것이 자꾸 보인다며,
차라리 돈을 더 주고, 근무시간도 12시 반까지로만 하고 계속 근무하라고 붙잡는 거였소.
안 그래도 후한 조건에 더 좋은 조건을 내거는 거예요.
주인 아저씨 말로는 가뜩이나 이상한 소문이 나도는 독서실에 총무까지 그런 이유로 그만둔다는 소문이 나면, 자기는 망한다는 거였소.
원래는 굳게 마음 먹었지만, 주인 아저씨가 그렇게까지 애원을 하니 망설여졌소.
12시에 애들이 나가고, 정리하고 불끄고 나가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망설였소.
정말 그렇게 한다면, 경험상 그 기괴한 것들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소.
솔직히 말하면, 돈 욕심이었을 수도 있소.
언뜻 머리속으로 계산해보니 한 달만 더 버티면 꽤 거금을 챙길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소.
스스로 아저씨를 도와주는 일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는, 못 이기는 척 아저씨 제안을 받아들였소.
바보 같은 짓이었지...
"아저씨와는 귀신 같은 거 봤다고 얘기하지 않기로 약속했소. 사실 그 약속은 필요없었소.
내 스스로가 그런 말을 하고 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요. 생각해 봐요.
요즘 세상에 독서실에서 귀신을 봤다고 소문내봤자, 정신병자 취급받을 것은 뻔하거지...
여하튼 다음날부터, 나는 다시 독서실을 지켰소.
물론 12시 반만 되면 칼 같이 퇴근했고, 그 여자방에는 낮에만 들어갔소.
벽에 낙서는 지워도 지워도 다음 날이면 또 생겼지만, 마음 편히 애들이 매일 낙서한다고 생각하기로 했소.
그 은혜라는 아이도 이제는 포기했는지, 내게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오히려 나를 못 본척했지...
한 2주일을 그런 식의 규칙적인 생활로 보냈소.
그런데, 아저씨가 무슨 일이 있다면서 평일 하루 독서실을 문을 닫자는 거예요.
사실 주인 아저씨가 무슨 일이 있건, 없건 독서실 여는 것은 관계 없는데, 그렇게 얘기하니깐 좀 이상하기도 했소.
독서실 문 열고 닫는 것은 다 총무가 하는데, 그날따라 주인 아저씨가 자기 사정으로 하루 놀라는 거요.
하루 쉬는 것에 대해 반대할 것은 아니라 집에서 쉬었소.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하다가 잠 깨려고 옥상에 올라갔소.
보름달이 훤히 비치고 있는 밤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보름달이 마음에 걸리는 거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독서실에서 경험한 괴기한 것과 보름달 관련이 있는 것 같았소.
하지만, 그 때는 그것이 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답답하기만 했소.
다음 날 독서실로 출근해, 주인 아저씨에게 일 잘되었냐고 물었더니 아주 흐믓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주 잘 되었다며 좋아하기도 했소.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그냥 넘어갔소.
그 날부터는 참 편한 생활이었소.
공부도 잘 되고, 12시 좀 넘어서 독서실을 나가니 그 이상한 것도 보지 않고, 돈도 많이 받고...
참 좋은 시간이었지...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바로 이 독서실에서의 마지막 날이었지.."
밤 늦게까지는 공부 할 수 없어도, 집중하는 것으로는 만족할 만큼 공부도 했소.
그런식으로 몇주가 흘러갔는데, 갑자기 연수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술이 약간 취한 채, 독서실에 찾아온 것이었소.
여기서 끝나고 나갈테니까 술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니, 나와서 한잔이라도 받으라고 난리였소.
잘못하다간 독서실을 시끄럽게 할 것 같아, 대충 끌고 나왔소.
그때가 한 10시쯤이었소. 주인 아저씨가 봉고 끌고 오기 전이었소.
혹시 몰라 잠깐 나갔다온다는 메모를 남겼지만, 한 30분만 상대하다가 들어오면 괜찮을 것 같았소.
그래서 그 놈들을 근처 포장마차로 데려갔소. 한 두 잔만 받으려 했는데, 이 자식들이 앉자마자, 맥주에 소주를 탄 폭탄주를 만들어 주는 거였소.
거절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소.
반 강제로 그런 폭탄주를 순식간에 4잔이나 마시게 되었소.
한 친구 놈이 '달 밝은 밤에 술이라...'하며 술주정을 하자, 나도 모르게 밤하늘을 쳐다보았소.
하늘에는 밝은 보름달이 왠지 모르게 불길하게 떠 있었소.
시간을 보니, 어느새 11시가 다 되었소.
전작이 있던 친구 놈들은 거의 인사불성이 되게 취했소.
나는 화장실 간다고 핑계를 대고 독서실로 달려갔소. 주인 아저씨에게 양해라도 구할 생각이었소.
하지만, 애들 말로는 이미 주인 아저씨는 와서 나를 찾다가 화난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하는 거요.
술이 취했는지, 막상 그런 얘기를 들어도 별로 미안하거나 겁나지 않았소.
단지 술이 돌아 그런지, 잠시 의자에 앉고 싶었소.
피곤해서 잠깐 눈을 감았는데..
목이 말라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밤 1시가 넘어있었소.
술 때문에 머리가 아팠지만, 시계를 보니 술이 확 깼소.
12시 모든 사람이 나가고 독서실은 텅 비어있었소.
나는 겁이 나서 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소.
그런데, 복도에 뭔가 휙하고 지나가는 것이 보였소.
제기랄! 환상인지 귀신인지 모르겠지만, 그 기분 나쁜 아이 같았소.
나는 소용없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책상 옆에 있는 도구함에서 망치를 꺼내 들었소.
그런데 망치를 든 손이 덜덜 떨리는 거요.
그냥 복도를 뛰어나가 독서실 밖으로 뛰어나갈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그 섬뜩한 것들이 왜 오늘은 그 방 밖에까지 나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소.
그리고 보름 달이 생각났소.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소. 그 기괴한 아이들의 모습을 한 것들은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여자 방 밖까지 나온다는 거요.
내가 휴게실에서 처음 여자 아이를 본 날도 보름달이 뜬 날이었고.
총무실 앞에서 본 날도 보름달이 뜬 날이었고, 바로 그 날도 보름달이 뜬 날이었던 것이었소.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 겁이 났소.
그것들은 지금 독서실 여기저기를 배회하며 먹이를 찾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망치를 한 손에 부여잡고 문 쪽으로 뛰어갔소.
독서실 안은 그 기분 나쁜 아이들이 중얼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소.
나는 아무 것도 안보고 독서실 문으로 질주 했소.
문앞에 도착하자마자, 손잡이를 돌렸소.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독서실 문 손잡이 꼼짝도 안하는 거예요.
안에서 잠그는 문인데, 열수가 없게 되 버린 거예요.
들고 있던 망치를 내려쳤지만, 꿈쩍도 안하는 거예요.
고동소리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소.
뒤를 돌아보니 복도 여기 저기에서 창백한 얼굴의 아이들이 나를 보고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었소.
나는 정신없이 다시 남자 독서실 쪽으로 달려 들어가 문을 닫았소.
문 손잡이를 꽉 잡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려고 했소.
그런데 등 뒤로 싸늘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소.
덜덜 떨며 뒤를 돌아보았소.
거기에는 복도와 마찬가지로 쾡한 눈빛의 아이들 수십명이 내 쪽을 보고 있는 거요.
그리고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아이들의 모습은 다 비슷했소.
마치 몇 아이들의 모습을 복제해서 수십명이 된 것처럼 다들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소.
나는 놀라서 기절할 것 같았소.
다시 문을 열고. 아이들이 손을 뻗어 나를 잡으려 하는 복도로 뛰어나갔소. 어디로 가야 될지 몰랐소.
휴게실, 총무실, 복도, 남자 방, 여자 방 할 것 없이 어디서 왔는지 모를 그 섬뜩한 것들이 가득차 있는 것이오.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죽고 싶었소.
그때 저 복도 끝에 문이 하나 눈에 띠는 것이오.
바로 주인 아저씨가 창고로 쓴다며 자물쇠로 잠가놓은 그 창고문이었소.
갑자기 그 안은 안전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소.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었소.
그냥 뛰어갔소.
하지만, 주인 아저씨가 열쇠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문을 열 수가 없었소.
그렇지만, 이 문은 굳게 잠긴 독서실문과 달리 자물쇠가 달려 있어 경첩을 뜯어내면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보였소.
나는 들고 있는 망치로 힘을 다해 내리쳤소.
몇 번을 내리치니까 경첩이 흔들리기 시작했소.
복도쪽을 보니, 이제는 수십명이 된 그것들이 기분 나쁜 웅성거림과 함께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소.
난 필사적으로 경첩을 내려치고, 또 내려쳤소.
그것들이 바로 내 옆에 다가 온 순간, 경첩에 부서져 나갔소.
나는 있는 힘껏 문을 열었소.
문을 여는 순간, 깜깜한 창고 안은 아무 것도 안 보였소.
창고 안으로 발을 한 발자국 들여놓는 순간, 창고 안에 뭔가가 있는 것이 보였소.
그것이 뭔가 자세히 보려는 순간이었소.
갑자기 뒤통수에 강한 충격이 느껴졌소.
다리 힘이 풀리고, 눈앞이 깜깜해 졌소.
내 몸의 무너지듯 쓰러지는 것이 느껴졌소.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소.
마지막으로 내 눈에 비친 것은 희미한 사람 형태의 그것이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