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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일베를 하십니다 도움/의견이 필요합니다

일베충죽여... |2013.05.13 00:40
조회 6,387 |추천 17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중상위권 대학교에 재학 중인 20대 여대생입니다. 이렇게 쓸데없는 나이와 학력까지 밝히는 이유는, 이 글을 쓰는 제가 어느정도 판단력을 갖춘 성인임을 우선 밝히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때문입니다.

 

제가 세상에 판에다 글을 쓸 날이 올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 처음 쓰는 글이니 다소 글이 산만하고 맞춤법에 틀리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잡다한 것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아빠가 일베를 하십니다.  어느 정도 시사나 인터넷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 일베라는 사이트가 어떤 사이트인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또한 그 사이트가 어떤 평판을 받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저는 평소에 일베 사이트를 굉장히 혐오하고 그 사이트를 하는 사람들까지 경멸해왔습니다.

 

수간 인증사진, 여자는 무조건 보x년이라 칭하고 5.18 민주화 운동 비하, 강간하는 방법 등 그런 쓰레기같은 게시물을 올리는 걸 알고 굉장히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상스러운 말에 욕설에, 말그대로 배설물만 싸지르는 사이트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한달도 안된 비교적 최근에 어깨너머로 아빠가 스마트폰으로 일베라는 사이트를 보시고 계신 걸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제 눈을 의심하고 다시 한번  확인해봤지만 제가 알고 있는 그 일베가 맞았습니다. 진짜 어떤 경로로 들어가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 스마트폰으로 거의 보시는 게 뉴스기사인데 뭘 클릭하고 클릭하다보니 일베라는 사이트에 가게 되신 것 같습니다.

 

 

 

저는 경악을 했지만 아빠가 처음에 뭘 모르고 잘못 들어가신 거라고 생각해 살짝 단호하게 "아빠 여기 진짜 쓰레기같은 사이트고 평판도 정말 안 좋다. 교묘하게 사실과 거짓을 섞어서 만든 선동글도 많고 이 자체에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많다. 여기 앞으로 절대 안 들어가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빤 처음에 "왜~그냥 정치관련 게시물 있길래 본거"라고 웃어넘기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시한번 단호하게 정말 편향적인 사이트고 그 사람들(사실 사람이라고 칭해주고 싶지도 않습니다.)이 주장하고 근거를 대는 것들조차 제대로 된 게 별로 없다고 말씀드리며 다시는 접속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빤 성의없게 알았어~알았어~ 라고 대답하시곤 다른 뉴스 사이트에 접속하셨습니다.

 

 

 

 

그걸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 일이 있고 난 후 며칠 뒤에 제가 또 아빠가 스마트폰으로 일베에 접속해서 게시물을 보고 계신 걸 발견했습니다. 위에서도 썼지만 저는 일베 사이트를 매우 혐오하고 경멸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좀 화를 내며

 

제가 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느냐, 여기서 왜 이런 게시물을 보고 있냐, 아주 쓰레기집합소라고 내가 말씀드리지 않았냐

 

했습니다. 그떄 정말로 팔뚝에 소름이 다 났습니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아빠가 왜 내가 제일 경멸하고 벌레 취급하는 사이트에 접속하시고 왜 그 심각성을 잘 모르시는지 너무나도 답답했습니다.

 

아빠는 그때

 

아 여기 보수사이트야~ 다른 사람들 관점도 보고 싶어서 보는 거야~ 이러시 뿐이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정말로 이해가 안 갑니다. 우리 아빠 정치적으로 보수쪽인거 저도 압니다.

제가 보수면 나쁜 거고 진보면 좋은 거라고 얘기한 적도 없고 무엇보다도 저의 정치적 성향 또한 보수입니다. 앞으로 희망하고 있는 직업도 안보 쪽에 관련되어 있고 안보 관련 공모전, 논문 등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전공이 정치입니다.) 제가 지적하는 건 보수사이트에 들어가서가 아니라 '일베'에 자꾸 접속하는 걸 지적하는 겁니다.

 

정말 일베는 아니잖습니까. 건전한 보수입니까? 합리적인 보수입니까? 여러분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선동글 천지에 상스러운 글들이 난무하고 문제아들 집합소. 저는 딱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답답합니다. 저부터 정치적 성향이 보수인데 아빠가 보수라고 뭐라고 한 적 한번도 없습니다. 정치적인 의견을 단 댓글을 보고 싶으시면 평소 보시고 있는 뉴스사이트 댓글에도 충분히 많습니다. 근데 왜 하필 일베죠? 아 진짜 답답합니다. 보수 보고싶으면 보시라고요~ 근데 일베는 아니라고 말씀드리는데 듣질 않으십니다.

 

 

 또한 제가 이 글에 다 적지 않았지만 이 일 전에도 몇번이나 저한테 일베를 보고 계신 걸 들켜서 저한테 여러번 잔소리 듣기도 하셨습니다. 오늘도 저한테 걸려서 정말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엄마한테 제일 실망했는데 제가 아빠한테 뭐라고 하는 걸 보시고 엄마가 니가 뭔데 아빠한테 이래라 저래라 라며 욕하셨습니다.

 

물론 자식이 부모님한테 의견내고 이러는 거 버릇없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평소 우리 부모님이 굉장히 가부장적이셔서 자식이 뭐라고 충고만 해도 듣기 싫어하시고 어른 가르친다며 안 들으려 하십니다. 그 때문에 제가 버릇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에 자꾸 접근하시는 게 걱정되어서 가지 말으라고 부탁,충고 드리는 게 그렇게 나쁘고 죽일 년인가요?

 

 

제가 다른 사이트 보는 거 절대 터치하는 적 없습니다. 제가 뭐라고 아빠가 스마트폰으로 뭘 하시는 거에 대해서 참견하겠어요? 

다만 아빠가 접근조차 안하셨으면 하는 곳이 바로 일베입니다. 다른 데 다 괜찮습니다. 정말. 저는 친구도 아니고 부모님이 일베 사이트에 자꾸 접속하시는 걸 눈뜨고 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일베 유해사이트로 지정되는 것도 검토중이다, 안 좋은 사이트라고 소문도 자자한데 왜 굳이 거길 들어가냐고 따지니까 아빠는, 아빠도 다 걸러 보는 거야~ 라고 하십니다. 답답할 노릇이죠.

 

 

 

 

 

쓰레기통에 들어가서 난 깨끗하게 있을거야~ 라고 해서 쓰레기가 안 묻나요? 쓰레기통에 자꾸 들어가면 오물이 묻지 안 묻겠냐 이겁니다. 선동이라는 게 자기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드는 건데 전 진짜 딸로써 아빠가 그런 역겨운 사이트에 발도 들이는 걸 두고 볼 수 만은 없습니다.

 

일베충들 정말 너무나도 혐오하고 역겹게 느껴집니다. 제가 아빠를 경멸하게 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되지만 그럴 일이 없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랍니다.

 

딸이 그렇게나 혐오하고 경멸해 마지 않는 사이트, 굳이 저랑 갈등까지 빚어가면서 접속해야 할 이유가 어딨을까요?

 

 

 

 

엄마랑은 더욱 더 큰 갈등을 빚었는데,

엄마는 니가 부모 앉혀놓고 교육시키냐, 니가 뭔데, 그리고 나쁘면 그냥 말씀드리는 선에서 그쳐야지 니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아니다 라며 화내셨습니다.

 

엄마가 원래 불통인건 알았지만 이렇게 불통인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답답한 게 직접 보시고 말씀하시면 될 거 아닌가요? 제가 괜히 아빠한테 간섭하는 것도 아니고 일베인데요, 일베잖아요. 일베요.

왜 직접 보지도 않고 저를 아빠한테 대드는 싸가지없는 년으로 만드시는 지 너무나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더구나 개인적으로 딸 가진 부모가 그 사이트에서 여자를 뭐라고 칭하는 지를 알면 절대 정상적인 사이트라고 생각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들어가서 거기서 어떤 드립을 치는지. 당신들 딸도 여자인데 그 여자를 그 사이트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직접 확인하시면 제가 괜한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실텐데 엄마는 아무 말도 안 들으십니다. 그냥 제가 충고해 드리는 게 싫으신 거에요.

 

제가 자식된 입장에서 부모님이 잘 모르시고 나쁜 곳에 들어가시려고 하실 때 충고해드리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입니까? 부모님이 쓰레기통에서 오물 묻으실까봐 충고드린 게 이렇게 싸가지없는 년이라고 욕먹어야 되는 일인지 궁금합니다.

 

 

 

 

나중엔 정말 선동되실까 정말 걱정이 됩니다. 윤창중 사태 터졌죠? 처음에는 윤창중 엄청 욕하시더니 일베 사이트 몇번 보시고 제가 윤창중 엄청 욕하니까

"아직 두고봐야지 잘 모르는거야~~"

 

ㅋㅋ 오늘 들어가서 보니까 딱 일베충들이 싸지른 댓글 그대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일베 보신 게 오래된 것도 아닌데 벌써 일베에서 나온 댓글내용 말씀하시니 더욱더 걱정이 되고 소름이 돋습니다.

 

 

 

 

여러분들 손에서 직접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베 정상적인 사이트라고 보세요? 그렇다면 제가 직접 인터넷에 글 올려서 다른 사람들도 그 사이트 어떻게 생각하는 지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 부모님이 일베 접속하셔도 아무 신경도 안 쓰실 겁니까? 너무나 큰 갈등을 빚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부모님과 함께 볼 예정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볼 글이니 과격한 댓글, 욕설 댓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추천수17
반대수12
베플ㅎㄹ|2013.05.14 09:57
밑에인간들 다 일베충인듯 싶네요;;..... 네이트판에 올려봤자 일베충들 많아서 좋은조언 얻지 못하실거 같아요. 다 무시하세요;
베플범인은|2013.05.14 13:10
일베는 정치적 보수사이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작이 그러한 정치적인 관점에서의 시작이 아니였습니다. 그냥 외부에서 일간베스트 자료들을 모아서 짜집게 해놓는 저장소 같은 역할이였죠. 현재는 보수사이트보다는 극우사이트에 가깝죠. 실제로 정치에 관심이있는 분들이라면 보수와 진보가 다르고 극우와 극좌가 다르다라는것을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베는 극우에 가깝습니다. 첨에는 팩트와 거짓사이에서 팩트만을 골라내는 역할도 했었으나 이제는 이상하게 팩트를 교묘하게 바꿔놓는 역할도 하고 있구요. 초창기에는 우리가 힘을가지더라도 그 힘을 이용해서 어쩌자는게 아니라 우리는 팩트만을 들고 정치적 이념을 지키겠다 블라블라했지만 이제는 자신들에게도 다수의 우위를 점할수있는 화력이 생기니 금새 입장이 바뀌었죠. 아무튼 어느 사이트에서나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표출해놓는 사람들은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이트 자체내의 정화작용을 이용해 걸러지는게 있어야 사람의 욕망 현실 실행 4단계를 막아주는것인데, 아무래도 일베는 그러한 정화작용을 한다해도 타 사이트들보다는 무척 자유로운것도 맞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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