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일된 아기를 둔 맞벌이 부부이고, 남편이 당장 따로 살자고 합니다. 가족 친구없이 해외에 살고 있어 하소연할 곳이 없어 여기를 찾았습니다.
저희는 지인 소개로 만난 남편과 장거리 연애끝에 남편이 근무중이던 나라로 제가 2년전 결혼과 함께 건너와서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MBA출신에 좋은 커리어를 쌓고 있었고 이곳에 와서도 좋은 조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해서 다시 직장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새직장에 나가면서 임신 사신을 알았고, 회사에 바로 알릴수 없었던 저는 입덧도 참고 열심히 다니면서 9개월을 보내고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출산후 두달동안은 한국에서 친정엄마가 와서 산후조리 해주셔서 정말 편하게 보냈습니다.
이곳 역시 출산 휴가는 석달이라 아기 100일 조금 지나고 직장 복귀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백일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바로 맡길수 없어서 두달간 아기는 미국에 사는 시부모님이 오셔서 봐주기로 했습니다.
몸도 회복 안된 상태에 중간에 이사까지 겹치고 (방한칸짜리 아파트에서 세칸짜리 아파트로 이사), 아직도 밤에 깨는 아기 젖물리고 아침에 출근해서 파김치되게 일하고 오느라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입니다.
출근과 동시에 아기 봐주시러 시부모님 오시고 나서 대접 제대로 못했다고, 이사할때 열심히 거들지 못했다고 남편에게도 소리듣고, 시어머니에게는 빵점자리 개념없는 며느리란 소리도 들었습니다.
3월말 시부모님 오셨을때 직장에 다시 나가기까지 일주일정도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침상 차리고, 점심 차리고 설거지하고… 아기 갓 백일 되었을때라 아직 몸도 힘들고 좁은 집에 이사준비중이라 어수선했습니다.
그래도 아기 봐주시러 먼길 오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식사도 챙겨드리고 장도 봐오고 ‘어머님, 아버님, 뭐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아기 봐주시느라 고맙습니다.’ 하며 싹싹하게 나름 잘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집이 깨끗하지 못하고, 식사준비, 설거지 제대로 못했다고 제가 식사준비한 횟수, 설거지한 횟수까지 거론하면서 저더러 개념없다고 하더군요.
더우기 시어머니에게 안부전화했던 저희 친정엄마에게 제가 집안일하는게 빵점자리, 개념없는 며느리라고 대놓고 말했어요. 친정엄마는 정말 속상하셔서 몇일을 잠을 못이루셨구요.
‘타지에 결혼한다고 와서 아기낳고 직장다니며 집안일 하느라 고생한다..’ 라며 따뜻한 말을 기대했던 저는 충격이었지만 아기를 생각하며 꾹 참고 더 열심히 집안일을 했습니다. 물론 시부모님에게 말수는 적어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새벽에도 아기때문에 잠을 설쳤지만 6시 출근하는 남편 아침 차려주고 설거지에 젖병세척까지 마치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오면, 시부모님은 아기를 저희에게 맡기시고 산책을 나가십니다. 그러면 저는 저녁을 챙겨 남편과 먹고 설거지 하고 유축을 해서 아기 젖을 먹입니다.
이와중에 고생한다, 고맙다는 말한마디 못하는 남편에게 서운했고 일요일에 둘이 동네 교회에 다녀오면서 서운함을 얘기하다가 말다툼이 생겼고, 남편은 시어머니에게 왜 그런소리를 했는지 같이 물어보자고 하더군요. 기가차서 절대 어른들에게 말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먼저 집에 들어갔고 저는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50분정도 늦게 들어갔는데 집에 갔더니 시부모님 남편 셋이 같이 마루에 앉아있었고 시어머니가 바로 저더러 나좀 보자 하시더군요.
그때부터 한시간 넘게 언어폭력이 시작되었습니다. 본인이 ‘시험관’이되어 제가 집안일 하는거 하나하나 다보고 있었고 빵점도 아까운게 니 점수라 하시며 구체적인거 알고 싶으면 니 엄마한테 물어보라 하시더군요. 시부모님께 대접 못했으면 죄송하게 받아드릴것이지 어디 남편에게 불평하고 집안 불란을 일으키냐며..
또 임신기간동안에도, 산후조리 중에도 남편에게 서운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그부분을 시어머니에게 말했던것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남편 흉보니까 좋더냐면서, 2년동안 자기에게 얘기안하고 참고 산 아들이 불쌍하다 하더이다. 그리고 제 친정엄마까지 거론하며 집안교육, 너네 집안은 그런식이냐며 소리지르고 모욕을 주었습니다. 저는 제 어머니까지 모욕하는 것은 그만하시라고 했고 ..
제가 그 소리를 다 듣고 있는 사이 남편은 줄곧 가만히 있었으며 막판에 엄마 이제 그만하세요 하고 슬그머니 말리는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 저를 대변하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일주일 전 일입니다. 저는 밤에도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고 자꾸 시어머니가 고함지르는 모습이 떠오르고 그런 소리를 고스란히 들은 제가 바보 천치같아 울화병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제대로 위로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기 부모님과 하루 휴가내어 여행도 가고 더 잘하더군요.
제가 우울증 걸린것 같다 힘들다 하소연했지만 남편은 그걸 푸는 것도 니몫이라 했습니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에, 한달전에 얘기했던 돈 합치자는 얘기를 꺼냅니다. 맞벌이이고 통장 따로 따로 써왔습니다. 남편은 전부터 합치자고 해왔고 저는 공동계좌를 만들어 집세, 생활비 명목으로 붓고 나머지는 각자 용돈 등으로 따로 쓰자고 했습니다.
남편은 일일이 영수증 챙겨서 가계부를 쓰는 깔끔한 성격이고 부부가 결혼하면 돈도 다 한통장으로 합쳐서 관리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에 여기와서 직장잡기전 남편이 하던 방식으로 영수증 모아 가계부 쓰는 것에 동의해서 한두달 했는데 영수증이 없는 경우에는 왜 없는지, 왜 이 물건은 더 싸게 못사고 이렇게 돈을 썼는지 잔소리가 나오고 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서.. 하루빨리 직장잡아서 제돈 알아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구요. 제가 직장에 나가면서 제 통장을 개설하고 급여 통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때에 남편은 왜 자기 계좌로 제 월급이 들어오게 하지 않았냐고 따졌습니다. 저는 왜 제 월급이 남편 계좌로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않았구요. 더우기 가계부쓰고 일일이 영수증 챙기는 남편과 맞지 않는 저는 제 월급은 제가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제 연봉이 남편보다 1.5배정도 많고 남편은 본인이 계속 살던 집이라 월세를 결혼후에도 내왔었고 제가 월세를 내지 않은 것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대신 장보기, 산부인과 병원비, 아기 출산준비 용품 사기 등등 생활비는 제가 알아서 내고 쓰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살때에도 5백만원 보탰구요. 새로 이사온집은 월세가 더 비싸서 저도 공동통장을 만들어 제 월급의 80%를 매달 통장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의 주장은 80%가 아니라 월급 자체를 공동 통장에 들어오게 하고 제가 용돈 명목으로 돈을 꺼내써야한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돈도 다 공동통장에 넣으라 합니다. 자기도 그동안 참았다면서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따로 살자 합니다. 3일간을 시간을 주겠다 하더군요. 시어머니에게 폭언을 들은지 일주일도 안되었을때입니다. 저는 이상황에 그말이 나오냐며 못하겠다 했습니다.
어제 월요일이 되어 저에게 결정했냐고 묻네요. 제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하니 정말 돌변해서 집주인에게 월세 계약해지 편지를 바로 쓰고 싸인하고 저에게도 싸인하라며 넘기네요. 그옆에서 백삼심일된 아기는 칭얼대며 울고 있는데…
남편 직장은 집에서 차로 5분거리에 가까운 곳이고 저의 직장은 고속도로 타고 15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아기 낳고 복귀하면 제가 차를 쓰기로 했었는데 차도 자기 차라면서 가지고 가버리네요. 아쉬우면 저더러 차 사라면서..
저 더이상 이 사람이랑 같이 살 이유가 없는거겠죠? 어떻게 해야할까요? 부부 상담이라도 받으면 나아질수 있을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기에게는 엄마 아빠 다있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정말 가슴아프고, 남편보고 이 외국까지 나와서 적응하며 살고 있었는데 모든게 허무하고 결혼이 실패했다는 생각에 패배감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