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는 노란 버스를 타고 유치원에 갑니다.
유치원 버스아저씨들 관련 나쁜 기사들을 워낙 많이 접한 나는 항상 버스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곤 했었습니다.
어느날은 버스아저씨한테 동서남북을 방향을 배워왔고, 어느날은 아리랑을 배워 왔습니다. 아저씨를 통해 고래가 강에 살지 못하는 이유도 알아오고 구름아저씨가 비를 내리게 하는 이유도 알아왔었습니다.
나는 입구조가 이상해서인지 휘파람을 불지 못합니다. 버스아저씨에게 휘파람을 배워온 서이는 아빠를 놀려댑니다. ^^;;
그쯤 되니 버스아저씨에 대한 의심과 편견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죠. 회사를 쉬며 지내던 지난해 겨울, 등원하는 딸을 버스에 태우며 처음 그분을 뵈었습니다. 우리 아버지 또래의 그분 얼굴에서는 아름다운 인생의 주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잊혀 지내다 지난 토요일 그분이 서이에게 선물한 유리구슬을 보며 그 겨울 아이들을 태우며 조심스레 운전하던 그분을 생각 했었습니다. 스승의날 서이엄마가 선물한 작은 선물의 답례였다고 합니다. 그냥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서이는 그 구슬을 보물처럼 너무 아끼고 좋아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이틀이 지난 월요일 오늘 아침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버스아저씨가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지병이 있었던 것도, 교통사고도 아니었습니다. 휴일 봉사활동을 가셔서 높은 곳에 페인트칠을 하다 낙상하였다고 합니다.
더 억울하고 슬픈일도 많겠지만, 버스아저씨의 사고 소식에 가슴이 메어옵니다. 단 한번 뵌적 밖에 없지만, 더 많은 아이들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알려주고 아리랑을 알려줄 그분이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신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까지 당신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내 자신이 이해 되지 않을 정도로 슬픔이 밀려옵니다.
비오는 월요일 아이들에게 훌륭했던 당신을 기억하고자 부족하지만 이 글을 남겨봅니다.
서이의 휘파람 소리에 간혹 생각이 나겠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이아빠 드림.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되는 유치원 버스아저씨들께서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멋진 버스아저씨가 되시길 부모입장에서 간절히 기원합니다. 서이가 탔던 노란 버스아저씨도 그런 세상을 원하실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