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제의에 의해 개최하기로 했던 남북당국회담이 양측 수석대표의 ‘격’문제로 무산되고 말았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자기들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내세우면서 우리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한데 대해 격이 맞지 않는다고 우긴 것은 적반하장격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석대표의 ‘격’문제로 논란을 빚다가 회담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회담을 결렬시키고 그 책임을 우리 측에게 전가하는 것도 모자라 과거 관행을 내세우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어이가 없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담에 임하려면 먼저 상대를 서로 존중하는 차원에서 동등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대표로 나서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까지 남북대화에 임할 때마다 그런 상식을 지키지 않는데도 정부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이를 묵인해오다보니 오늘날 이런 꼴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일을 그렇게 하지 않은 과거 정부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거기에 북한의 오만방자한 태도도 문제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이처럼 잘못된 격을 제대로 된 격처럼 우기면서도 중국이나 미국과의 회담에서는 제대로 된 격을 회담대표로 내세우거나 오히려 더 높은 격을 대표로 파견하고 있으니 말이다.
강대국에는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유독 우리에게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비겁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남북대화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