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토성의 위성 타이탄입니다.
비가 내리려면 먼저 구름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구름이 생성되려면 지표면에서 수분을 공급해줄 호수나 바다가 존재해야죠. 하지만 태양계 내외를 막론하고 구름에필요한 수분을 공급해줄 정도로 넓은 지역에 걸쳐 액체가 존재하는 행성은 아직까지발견된 경우가 사실상 전무합니다. 거의 유일한 예외가 타이탄입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타이탄은 온도가 영하 180도로 매우 낮아 호수가 액화 메탄과 에탄으로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물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지표면에 얼음의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토성 탐사선인 카니시 호가 지난 2006년 9월 타이탄을 지나면서 합성개구레이더(SAR)로촬영한 타이탄의 호수(어두운 부분). 사진에 잡힌 지표면의 면적은 가로 60km, 세로 40km 정도입니다.

카시니 호가 촬영한 타이탄 호수의 또다른 사진. 위의 사진과는 달리 색보정 작업을 거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타이탄의 북극 근처에서 촬영된 사진인데, 적도 지역의 메탄은 거의 다 증발해버렸기 때문에 대부분의 호수는 남극과 북극의 극지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액화 메탄과 에탄의 존재 덕분에 타이탄의 지형은 지구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구름과 호수가 있고, 호수로부터 뻗어나온 지류와 강이 있으며 흐르는 액화 메탄에 파인 골짜기나 계곡도 존재합니다.

타이탄의 상상도. 하늘에 보이는 토성을 빼면 지구와 거의 다를 바가 없는 모습입니다.

카시니 호가 찍은 타이탄의 계곡.

카시니 호가 2010년 10월에 촬영한 타이탄의 표면. 밝게 보이는 곳이 구름이며 어둡게 보이는 부분이 메탄 비가 내린 지역입니다. 이 지역이 어두운 이유는 액체로 인해 태양광의 반사율이 낮아지는 알베도 효과 (albedo effect) 때문입니다. 이 구름은 사진이 찍힌 몇개월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으로, 수개월 사이에 구름이 형성되고 비가 내리는 것으로 보아 타이탄에도 지구처럼 기상현상이 일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메탄 비가 내리는 타이탄의 상상도. Nature지에 발표된 천문학자들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타이탄에는 비가 내릴 뿐만 아니라 천둥과 번개가 칠 가능성도 있다고 하네요.

메탄 비가 내리는 타이탄의 상상도. 지표면에 액체가 존재하고, 그 액체가 증발한 후 응축되어 구름이 생기며, 그 구름에서 다시 비가 내리는 대기의 순환 사이클은 지구의 그것과 거의 똑같습니다. 다만 물이 아닌 메탄의 순환 사이클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죠.

물에 뜨는 부양식 탐사선을 타이탄에 보내면 호수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운이 좋으면 메탄 비가 내리는 모습을 잡을 수도 있을 겁니다. 14억km라는 거리의 제약 때문에지금은 해상도가 낮은 사진만을 지구로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비가 내리는 동영상을 찍어서 보낼지도 모를 일이죠.
실제로 타이탄 호수 탐사선(Titan Mare Explorer: TiME) 프로젝트가 NASA에 제안된 적도 있습니다.하지만 화성탐사계획인 InSight에 밀려 지난 2012년 무산되었죠. 타이탄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데8년이나 걸릴 뿐 아니라 호수에 탐사선을 안전하게 착지시켜야 하는 임무의 특성상 기술적인실패의 위험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구로부터 14억 km 떨어진 곳에서 메탄 비가 내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장관일텐데 향후 몇십년 내에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타이탄 메탄 호수의 상상도. 가운데 토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타이탄은 토성으로부터 약 122만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달로부터 지구 거리의 3배 정도 됩니다.
타이탄 호수의 상상도. 카시니 호 덕분에 메탄 호수의 존재와 위치, 면적 등은 대략적으로 알려졌지만 그외에는 모르는 점이 더 많습니다. 일단 호수의 색깔이 문제인데 수심이 깊을수록 어두울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색인지는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알 수 없죠. 이 외에도 호수에 메탄과 에탄 외에 다른 성분은 있는지, 수심은 얼마가 되는지, 지구처럼 바람은 부는지, 아니면 행여나 호수에 생명체가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타이탄에 탐사선을 보내기 전에는요.
출처: ML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