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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신입사원

멜빌 |2013.06.20 09:49
조회 1,660 |추천 5

 

일단 말씀드리기에 앞서 전 명백한 이성애자입니다.

살면서 단 한번도 동성에게 끌렸다거나 성적인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 5월 초에 저희 쥐똥만한 회사는 몇 년만에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남자1명, 여자1명을 뽑았습니다.

여자는 89년생 답지 않게 엄청 남자들과 낯가림을 하더군요. 그냥 우리가 못생겨서 그런가..

 

근데 신입 남자 사원(이하 강)은 어린데도 싹싹하고 우리같은 노인네들이랑 대화도 잘 통하더군요.

그래서 유독 귀여워하고(절대 그런거 아닙니다 ㅡㅡ 그냥 군대 후임같이)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랬죠.

 

저번 주 토요일에 일이 일어났습니다 ㅠㅠ

강이 뜬금없이 오후 2시쯤에 전화와선 지금 술 한잔 같이 할 수 있냐고 하는겁니다.

한번도 먼저 무언가를 부탁한 적이 없던 강이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얼른 나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낮에도 어둑어둑한 실내조명을 자랑하는 막걸리집에서

1만 5천원짜리 파전에 막걸리를 3통 정도 까고 은은하게 취기가 올라올 때였습니다.

 

강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얘기하는데

결국엔 연인과의 이별..

대학때부터 만난 오래된 연인이었는데 취직하고 나서 관계가 소원해졌고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을 차버렸다는 겁니다.

뭐, 뻔한 스토리.

 

 

근데 강이 질질 짜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3시 30분에 막걸리집에서요.

저는 당황했고

화장실가서 세수하고 오라고 보냈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토요일 오후에 이게 뭔 개짓거리인가 한탄하고 있는데, 강이 안 오더군요 ㅡㅡ

 

화장실 가보니 변기 붙잡고 토하는건지 우는건지 꺽꺽 거리면서 엎드려 있었어요.

아, 이 XX가 대낮부터 뭐하는거야..

저는 등을 두드려줬으나 토는 안 하더군요. 그냥 변기 붙잡고 울었던 모양임.

 

세수해라고 세면기 앞에 세워놓으니까..

 

갑자기 홱 돌아서 저를 다급하게 껴안더군요...그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야, 알았으니까 일단 세수하고 술 깨라고."

 

등을 토닥여 주니까 더 세게 저를 껴안더군요. ㅡㅡ 분위기가 묘하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힘으로 강을 떼어놓고 얼굴을 살피니까, 술에 취해서 그런건지 저를 농염하게 쳐다보길래,,

당황해서 세수하고 나오라고 화장실 나와버렸습니다.

 

한 3분 있으니까 강이 나오더군요.

근데

원래 앉아있던 내 맞은편 자리가 아니라

내 옆으로 다가오는겁니다.

 

저 이때부터 약간 공포 느끼기 시작했음.

이 XX가 아주 다정한 눈빛으로 내 옆에 찰싹 달라붙더니

대리님 덕분에 마음이 많이 괜찮아졌다고 내 손을 슬그머니 잡더라구요.

 

와, 정말 그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고 아뜩해지더군요.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저는 강을 밀치고 얼른 계산을 하고 도망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월요일에 다시 강과 대면했는데

뭔가 이전과는 다르게 묘한 차가움을 보이더군요. 뭐, 내가 자신의 유혹을 거절했다 이건가 ㅡㅡ

 

 

강에게 무언가 확인을 해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ㅠ

 

너 동성애자냐? 이렇게 물을 수도 없고.

나한테 가진 감정이 어떤 거니? 라고 설레발 치기도 뭣하고.

 

강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4일째 뻘쭘해 죽겠음.

 

 

 

 

 

 

 

 

 

 

추천수5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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