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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 좋은곳이었을까요?

안녕하세요부끄

항상 판에 올라온 글들만 읽다가 한번 써볼까 하고...^^

지금은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20살 때 첫직장이 새록새록 생각나서..ㅎ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2학기 후반 겨울방학때 취업을 나갔어요

대학만 다니고 싶었지만 좋지않은 형편이었기에 제 힘으로 등록금내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에

집근처에 있는 5분거리도 되지않는 조그만 회사에 취업하였고,

그와 동시에 야간대에 입학하였습니다.

면접볼 때 사장님께 야간대를 다니며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말씀드렸더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셨고 8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 근무시간이지만

저는 5시50분정도에는 나갈 수 있게 편의를 봐주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렇게 오후에는 직장, 저녁에는 대학교에 다니며 정말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어요.

제가 입사한 이후로 얼마되지않아 저와 주로 사무실에 있고 일을 가르쳐주시는 언니가

몸이 아프셔 일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사람을 뽑지 않은 상태에서 그만두어 제가 그 언니 몫까지

일을 하게 되었고, 5시 50분이 아니라 6시 30분까지 모두 다 근무를 하고도 일이 끝나지 않아

더 늦게 퇴근하고 학교에 가는 날이 많아졌어요.

나중에 새로 들어오신 분이 업무가 익숙해져 그때는 다시 제시간에 나갈 수 있었지만..

업무분담도 잘 되어있지 않아서 업무가 점점 주먹구구식으로 늘어났어요.

 

다니면서 정말 2년이라는 시간이 숨막혔던 것 같아요.

회사 분위기 전체가 정말 너무나 삭막하다는

말이 맞을정도로 말도 별로 없었어요.

서로한테 무관심한건 당연한거였죠.

 

제가 길게 기르던 머리를 자르고 월요일에 출근했는데

아무도 먼저 잘랐냐는 말도 해주지 않았고,

같이 밥먹던 이사님은 금요일에 되어서야 "어?머리잘랐네요?"하며 말하더라는....-.-

 

어느날은 제가 겨울에 감기가 심하게 걸려 점심 같이 못먹겠다고 

편의점에 파는 죽 사와서 먹겠다니깐 '뭐 아픈데 죽까지 먹냐'면서 특유의 듣기싫은 웃음소리로

웃고나가시고..정말 그때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장님은 점점 일을 손에 놓으시고 사장님실에서 노시는 시간이 많았고,

저는 업무가 점점 늘어나고...

정말 그 조그만 사무실에서 화장실 갈때도 뛰어다녔어요.

대량으로 물건이 오면 여직원들이 가차없이 내려와 짐 옮기구,

어느날은 사장님이 거래처에 되게 많은 양의 박스를 납품하러 가셔야했는데

저한테 같이 가자고하시는거에요. 따라갔더니 물건 옮기라는거....

그 무거운 박스들을 수레에 올려서 3층까지 옮기고..

사장님은 거래처분들과 이야기하고..다시 회사가서 저는 밀린일들 처리하느라 죽어나고..

 

 

그리고 화장실에 걸어놓은 손닦는 수건을 제가 빨아오는 담당이었는데,

집에서 피죤에다가 담궈 향긋하게 빨아왔더니 냄새난다며 다시 빨아오라고

제 책상위에 수건올려놓으시고...-.-

여름에는 에어컨도 맘놓고 못틀고 좀 틀어놓으면 와서 꺼버리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양말위에 수면양말을 신고있어도

퇴근하고 집에가면 언 발이 녹아서 간질간질 하고, 볼은 빨~개지고 ㅜㅜ

 

그밖에

제가 입사하고 나서 대학원 졸업하신 여자분이 들어오셨는데

원래 수습기간이 3개월, 근데 그 여자분은 한달.

빼빼로데이날 영업팀들이랑 그 대학원 여자분은 아몬드빼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저와 언니는 그냥 빼빼로;;(은근 기분나쁘다는..;;)

명절때 보너스 요런거 없구 과일로 주셨는데, 영업팀은 배 사무실팀은 사과(배 값 한창 치솟았을 때)

회식가서 2차로 볼링치러 갔는데 볼링못한다구 가뜩이나 사람들 많은데 사장님한테 혼나구요.

얼마나 서럽던지 그날은 펑펑 울었습니다.

 

2년 지나고 새해되던 날 직급변동이 있었는데, 저보다 훨씬 늦게 들어온 언니는 팀장이 되고,

저는 어리다는 이유로 사원... 바란건 아니었지만 다들 직급변동이 있고 저만 없으니....

 

그런데 2년째 되던 해 제가 결정적으로 그만두게되는 계기가 생겼어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때 전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구요.

친언니가 전화로 아빠 돌아가셨다며 얼른 회사에 말하고 오라하여 벙찐상태에서 사장님께

말했습니다. 근데 택배가 안온게 있으니 받고 가라는 겁니다..

어이가 없었어요. 일을 하고 가라니요... 이웃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도 아니고..

다시한번 말씀 드리고 가보겠다하니 못마땅하신 표정으로 가라고 하셨다는...

 

거기까진 참을만 했어요. 장례식장에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2개월 일한것도 아니고, 2년이 그리 짧은 시간인가요?

좋은일에 함께 하진 못해도 슬픈일엔 함께해줘야된다 생각합니다.

설상가상 발인을 앞둔 전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장례식장에 가도 되냐며....그게 말이 됩니까?

전부 다들 뇌가 있는건가 싶었습니다....정말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었어요...

2년동안 정말 어느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 배신감마저 들더라구요

내가 이런 존재였나 싶기도 하고..

 

회사에 가니 4명이서 모았다며

이사님이 10만원을 주시더라구요

허허.........

 

그후 몇 일후에 그만두겠다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계약위반이니 뭐니 하며 30분동안 앉혀놓고 뭐라뭐라 하시더라구요

곧 욕을 쏟아내실 표정?;;;

저 그만두는날까지 점심시간에 나가버리시고,(원래 같이 먹엇거든요)

저 마지막 출근날에는 2시간 전에 나가서는 아예 안들어오시더라구요

송별회? 진짜 바라지도 않고 그 사람들이 해줄거라는 생각조차 안했지만

2년동안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없이 공부열심히하라는 말만하고 다들 퇴근...

그렇게 첫직장 바이바이 했습니다.안녕

 

지금은 정말 좋은 직장에서 새로운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다들 너무 좋으시고, 분위기도 좋고, 이런직장은 없는줄알고 지냈는데,

지금 넘 행복합니다^^

 

한번 말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직장이 많이 있는건지..;;

아무튼 제 이야기 들어주셔 감사합니다.짱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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