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 글을 읽다보니 저도 떠 오르는 얘기가 있어서 남겨 봅니다..
지금부터 시작할 얘기는 제목처럼 10년 전 제가 사촌형에게 들은 실화 입니다.
흔한 군대 이야기에다가 좀 길어요~~ 읽기 귀찮으시다면 과감히 패쓰 하시길~~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한데..뭐 암튼 부족하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글도 오랜만에 쓰려니 어색하네요~~ 재미 없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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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제가 고등학교 시절 사촌형 집에 놀러갔다가 들은 이야기 입니다.
당시 형은 얼마 전 군복무를 마친후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죠.
평소 군대 이야기에 호기심이 많던
저는 저녁식사 후 형에 군생활을 묻고 있었습니다.
힘들진 않냐는 둥..선임들이 괴롭히진 않는지..어짜피 훗날 겪게 될것 귀동냥으로
들어놔서 예습 아닌 예습이라도 해놓자는 어리석은(?) 생각이였죠.
질문 같지도 않았을 질문에 하나 하나 답변을 해주던 형이 갑자기 먼가 떠오른듯
"야. 내가 이등병 때 귀신한테 홀렸던 얘기 해줄까?" 하는 겁니다.
마침 옆에 큰어머니가 계셔서 내가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큰어머니에 그랬죠.
"큰어머니. 형이 예전에 군대에서 귀신에 홀렸다는데요? " 라고 말하자
제가 예상했던 답변과 행동이 아닌 행동이 큰어머니에게 나오더군요. 잊고 지내던 일이
생각이 나셨는지 한숨을 쉬며 정말 그땐 네 형 어떻게 되는줄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그런 얘길 뭣하러 해서 애를 겁주려 하냐 하시더라군요.
저는 눈빛이 초롱초롱 해졌습니다.
형 말이라면 대놓고 믿질 (?) 못하지만 큰어머니에 행동과
말투로 봐선 적어도 형의 이야기가 뻥은 아닌듯 했죠.
얘기에 재미를 떠나 뻥이라면 허탈하잖아요.
형 이야기이지만 편의상 제가 겪은걸로 가정하여 글을 씁니다.
배고픈 사자 우리속에 떨어진 한마리 어린 누와 같던 고달픈 이등병 시절.
수많은 선임들의 정겨운(?)터치와 갈굼을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보낼때 드디어 나에게도
첫 경계임무가 떨어졌지. 갓 전입 온 이등병이 선임들과 빨리 동화 될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큰 훈련을 같이 뛴다거나 경계근무를 서면 친해지는거다.
작업을 열심히 해서 돋보인다거나 누나나 여동생으로 관심을 끄는건 그 순간이지.
소위 피와 땀을 통해(?) 서서히 같은 식구라고 인정을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첫 경계근무가
난 매우 설레였어. 늘 실수투성이에 제대로 하는게 없으니 이번 경계근무를 서면서 선임들과
친해져 그간에 찐빠를 만회 하겠다는 각오를 세웠지.
우리부대는 2~3개 중대단위가 따로 나와서 생활하는 부대여서 인원이 그리 많지가 않았어.
부대 자체도 산꼭대기에 있고 민가까지는 걸어서1시간 넘게 가야 나올만큼 외진 곳이였어.
첫 초소 근무를 나름 무사히 잘 마치고 몇일 뒤..
새벽1시 근무를 서기 위해 상병고참과 산길을 올랐지.
나름 한번 해봤다고 자신감이 붙긴 했지만 그래도 긴장감은 어쩔수 없더라고.
더군다나 새벽 근무는 처음이고 전에 해봤던 초저녁 근무랑은 느낌이 또 틀리더라고.
고참 비유 맞춰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후 늘 그렇지만
고참은 초소 의자에 앉아 잠을 자고. 나는 당연히 근무를 서고.
시간이 20분 정도 지났을까...
서늘한 가을바람 덕에 더웠던 몸도 식고 또 곤히 자고 있는 고참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자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는거야.. 아..이러면 안돼........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나랑 타협을 하는거야.
그래..서서 눈만 감고 있자....너 생각처럼 졸라 빠졌지..뭐..나중에 너도 그렇게 될꺼야.
그러면서 서서 졸았어. 졸다가 다리 힘이 풀어지면 깜짝 놀라서 눈 뜨고.. 또 졸고.. 또 풀리고..
그렇게 30분 졸았나?
어둠 속에서 나뭇잎 밟는 소리에 눈을 떴어.
긴장해서 자고 있는 선임을 깨워야 한다라는가 경계수칙 따윈 싹 사라지고 내가 자던 모습을
본건 아닐까 그게 더 걱정됐지.
눈을 크게 뜨고 누군지 보고 있는데 걸어왔던 사람은 병장계급장을 붙힌 선임병이였어.
"어이 신병~ 자냐? ㅉㅉ 빠져가지고...근무 철수다. 따라와"
크게 혼날줄 알았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그 선임병은 그렇게 말하곤 먼저 성큼성큼
내려가는거야. 나는 선임병을 놓칠세라 허겁지겁 철수준비를 하고 내려가고 있는 선임병을
쫒아갔어. 가다보니 초소 진입로는 아닌 길로 가더라고.
뭐 난 선임병이 진입로 보다 빠른 지름길을 아는가보다..정도로 생각했어.
그러다보니 아직 익숙치 않은 길이기에 놓치기라도 하면 큰일이였지.
내려가면서 난 앞서 가는 선임병의 모습을 보며 짬밥에 위대함을 느꼈다..
어두운 산길을 랜턴도 안키고 빠르게 내려가는데 존경스런 마음까지 들더라구..
오르락 내리락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갔어.
근데 이 사람 발걸음이 빨라도 너무 빠른거야.
난 길을 모르니 놓치면 안돼서 거의 뛰다시피 하는데도 거리가 안 좁히더라고.
사회라면 불러서 좀 천천히 가자고라도 할텐데 이등병 신분에 그럴수도 없고...
생각에 꽤 내려간거 같은데..아직도 멀었나...싶었어.
그래도 선임이니깐...하고 믿고 간거야.
그렇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큰 나무 밑에서 내 엑스반도 벨트가 풀렸어.
팅~~!~~
내려가다말고 서서 벨트를 다시 채우고 앞서 가던 선임병 쪽을 봤는데
없는거야. 그 선임병이.
순간 당황해서 뛰어서 가봤는데도 안보여..아..이거 뭐 황당하잖아. 그래서 그 선임병을
부르려고 하는데 이름을 모르겠어.
어?? 누구였더라...분명 아는 사람 얼굴 같았는데...
당황해서 그런가...싶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저히 얼굴이 안떠오르는거야.
타부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부대 전입하고 와서 선임들이 시킨건 중대원들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거였어. 우리 중대원은 물론이고 타 중대원들 얼굴과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고. 내가 전입 올 당시 신병은 나 혼자라 나는 우리 중대원 선임들이 날
데리고 여기 내무실 저기 내무실 데리고 다니며 신병 왔다고 인사를 시켰거든.
마치 난 주인에게 끌려 나온 원숭이 처럼 각 내무실을 돌며 재롱 아닌 재롱을 부렸거든..
규모가 크지 않으니 서로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내려오는 나름 부대 내에
내규 같은거 같더라고.
한참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어.
누구였더라......???
어둠 속에 보긴 했지만 당연 군복에 병장 계급장까지 떡 붙히고 있으니
중대 선임병이거나 타 중대 선임병으로만 생각하고 온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거야. 그러고보니 근무 교대인데 함께 근무 섰던 고참은
안 내려오고 교대라면서 다른 근무자는 오지도 않았어.
자다가 걸린게 혼날까 허겁지겁 내려 왔는데 천천히 생각을 정리 하니
아무리 내가 이등병이지만 이건 뭐 앞뒤가 안 맞는거야.
거기서 부터 겁이 나기 시작하더라고.
새벽 산속이지..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쫒아 내려왔지..그 얼굴도 모르던 사람은 보이지도 않지..
일단 나는 함께 근무를 서던 고참을 찾으러 갈려고 다시 길을 올라가봤어.
근데 길을 모르겠는거야. 불빛이라도 있으면 찾기 쉬울텐데 가을 달빛에 의지 하려 하니
도통 그 길이 그 길 같고 알수가 없겠는거야. 진입로만 찾으면 돼..진입로를 찾자.
그럼 초소를 쉽게 찾을거야. 그러다보니 자연 마음은 급해지고 손 발은 제멋대로 움직이는거야.
무서운 마음에 좀 뛰다 보면 돌에 걸려 넘어지고..넘어지고..
숨이 차서 앉아 좀 쉬다보면 물 흐르는 소리까진 괜찮은데 어디선가 들리는
나무잎 밟는 소리가 사람을 미치게하더라고.
그 소리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뛰어만 다닌거야.
나중에는 도저히 안돼겠다 싶어 함께 있던 선임병 초소를 찾는건 관두고 단순하게 생각했어.
대략 내가 산 중턱 정도인거 같으니 밑으로 내려가면 부대가 나오겠지..
생각한거야. 그래서 올라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내려가 보기로 했어.
말 그대로 무작정 내려가는 길만 골랐지. 근데 이것도 아닌거야. 내리막 길 이다 싶어 내려가면
다시 오르막 길..또 내리막 길..오르막 길.. 이 산이 이렇게 넓었나 싶을 정도로
뺑뺑이만 도는것 같더라고. 그렇게 몇번을 계속 하니까 있잖아. 무서운것 둘째치고
너무 힘이 들더라고. 총은 더럽게 무겁지..뛰어다녀서 다리는 후들거리지..
물가 근처에서 앉아 쉬고 있는데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와...이게 졸라 무섭더라..아까 봤던 그 선임을 가장한 귀신이 날 부르는구나..싶었어.
이렇게 저승 따라가는건가.......
하는데 부르는 사람 목소리가 한명이 아닌거야. 가만히 보니 후레쉬 불빛들도 보이고.
선임들이였던거야. 결국 난 우리 선임들과 간부들한테 발견 됐던거야.
땀에 절고 겁에 질린 내 얼굴을 보고 육두문자를 날리던 간부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아무말 없이 날 데리고 가더라고. 속으로 난 아까본건 본거고 이제 x됐다 싶었지...
그 시간에 나 하나 찾자고 하늘같은 선임병들 모두가 자다 말고 뛰쳐 나왔으니까.
근데 웬걸... 영창 갈 준비 하라고 할줄 알았더니
샤워 하라고 하고 컵라면 까지 주더라고. 고생했다고..
나중에 내가 조금 짬 차서 안건데 내가 본건 역시 사람이 아니였던게야. 귀신이지 뭘..
정확한 얘긴 아니고 과거 이 부대에서 근무하다 자살한 병사일꺼라는 정도에 풍문인데...
진짜 그게 누구인지 왜 그런건지는 아무도 모르더라고.
예전엔 이곳에서 간부들도 새벽 순찰 돌다 으쓱한 체력단련장에서 귀신을 보고 할 정도로
이상한 일이 많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간부들이 기피하는 부대 첫번째라나 뭐라나...
형이 겁 많다고 놀리지마라...
너도 앞으로 군생활 하다보면 겪을지 몰라~
-끝-
이런 얘길 들은 기억이 있네요. 끝이 싱겁긴 한데 들은 이야기가 여기까지라
더 뭔가가 없네요. ㅡㅡ
저도 물론 지금은 군생활 끝난지가 한참 됐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구요.
저 군생활 하는 동안엔 가끔씩 형 얘기가 생각 나더라구요.
형이 봤다던 그 선임이 형한테 해를 끼친건 아닌거 같은데 어쨌든 제가 그 상황에 그렇게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100% 실화이고요. 들은 얘기라 자작이라면 형이 자작해서 저한테 얘길 한거겠죠.ㅎㅎㅎ
별로 무섭진 않은거 같은데 군대에 잘 모르고 어릴때 들어서 그런가 제 기억에는 무서웠던
기억입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 해주세요~~
반응 좋으면 몇개 더 있는데 풀어볼께요~~ 몰래 눈치 보며 쓴 글이라 두서가 없는거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