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1살 먹은 젊은입니다. 제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지 몰라 여기에라도 풀어놓아야겠다 싶어서...
너무 당황스럽고 괴롭네요.
제 형수...우리 가족이 된 6년 동안
제가 가족으로 좋아하는 걸 넘어 존경하는 대상이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 다니면서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며느리...네, 좋은 형수였고요.
솔직히 제 부모님 경상도 분들이고 아들만 둘 키워서
살갑지못하고 성격 나름 까칠하십니다. 제가 봐도.
그런 부모님들 진심으로 위하고 딸처럼 챙겨드리고...
지금은 두분 다 아들없으면 살아도 며느리 없으면 못삽니다.
명절때마다 온갖 집안일 다 하면서도 형수가 짜증내는 걸 본적이 없어요.
저 역시도 좀 까칠하고 대학나와 계속 맘 못잡고 백수였고...
가끔 사고도 치고 그랬죠...그런 저 결혼 초부터 함께 데리고 살면서
철들게 한 사람이 형수였습니다. 나이는 저랑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곁에서 보아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어서...
형수같은 사람이면 정말 결혼할만 하겠다 했습니다.
우리 집안의 모든 일들에 대해 알아보고 결정하고 처리하는...
무슨 일 있으면 누구나 그랬어요. "니 형수한테 물어바바" 하고...
작년에 저 크게 사고한번 치고 다 수습하고 그 돈 다 물어주면서
형한테 내색한번 안하고 제게도 웃는 얼굴 보여주던 형숩니다.
다들 시자 붙은 사람들한테 짜증나면 남편부터 잡는다는데...
"당신도 속상할테고 당신 잘못도 아닌데 왜 당신한테 화를 내?"
하더라며 형이 무척 고마워하면서 절 타일렀댔죠.
형 역시도 저랑 다르게 똑똑하고 좋은 대학나와 좋은 기업에 있지만
형수없으면 못 산답니다. 뭐 옆에서 보기에도 그래보여요...
여튼...저도 이제 맘잡고 진짜 착하게 잘 살자고,
직장잡으려고 학원다니고 있는데...
어제 학원끝나고 강남역에서 우연히 형수를 봤어요.
웬 남자랑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뒷모습이...
가슴이 철렁해서 다시 확인해보니 형수가 맞네요...
그렇게 즐거워보일 수가 없었어요. 아...이런.
둘이 그렇게 행복해보일 수 없더라는.
그동안 형수가 그럴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어서
더 충격이 크네요. 야근이나 회식때문에 늦는다 해도
반드시 12시전에는 들어오고, 그렇다고 외박이나
출장을 간다거나 그런 일도 없었는데.
아, 제가 너무 앞서나가는 걸까요?
근데 그 표정이...너무 행복해 보여서.
형과 있을 때와 다른 너무 환한 얼굴이라서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면서도 또 겁도 나고...
형에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말을 안하고 보자니
그것도 미칠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