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는 서른넷이구요.
크지도 않은, 작지도 않은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요.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5년을 만났는데
남자쪽 집안 형편은 그리 좋은편이 아니예요.
저희집은 아버지께서 대기업에서 퇴직하셨지만
건물이 좀 있으셔서
임대료 수입이 있으시거든요.
임대료가 제 한달월급 두배정도는 되니까
저희 아버지 노후에 대한 걱정은 굳이 제가 하지 않아도 되고
친오빠는 공기업 입사해서 다니고 있으니 그쪽도 제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저 역시 연봉이 4천 조금 안되기때문에 제 밥 벌이는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남친도 저하고 연봉이 비슷하구요.
남자친구는 여동생이 한명 있는데
여동생 남자친구쪽에서 결혼을 서두른다고 하더라구요.
아버님이 몸도 안좋으신데 내년이 칠순이라
여건만 되면 바로 결혼을 시키고 싶어한다네요.
그 여동생이 결혼하려는 남자는 올바른 직장도 없이
그냥 한달 일하다 몇달을 놀다가 그러는 사람이구요.
그 여동생은 번 돈을 그 남자한테 다 갖다 바치느라
결혼자금 모아놓은것도 없다네요.
듣기론 기숙사에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 남자하고 동거하며 생활비며, 자동차 할부금이며
다 그 여동생이 감당하며 산터라
지금와서 결혼 준비할 자금이 하나도 없다네요.
게다가 더 문제인것은,
남자친구가 월급을 받으면 용돈 30만원을 제외하고 여동생이 돈 관리를 해줬는데
적금도 넣고 보험도 넣고 이것저것 넣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서
그 말만 그대로 믿은 모양인데
여동생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 여동생은 제 남자친구에게
모아놓은돈이 없다, 결혼 자금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고
남자친구는 자기 이름으로 들어가는 적금이라도 깨서 결혼을 시킬 생각이었나본데
며칠전 남자친구에게 얘길 들으니 지금까지 남자친구가 번 돈도 잔액이 제로 더라구요.
진짜 하나도 없어요.
돈이.....
동생한테 돈 맡겨놓고 확인 한번 안한 남자친구도 잘못이지만
그 여동생은 자기 오빠가 뼈빠지게 번돈으로
동거하는 남자친구한테 이거 해주고 저거 해주고
자기가 번 돈도 그 남자한테 다 밀어넣고
자기 오빠 월급까지 그 남자한테 다 밀어넣은 모양이더군요.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저한테 말을 합니다.
일단 자기가 어떻게든( 그 어떻게든ㅡ 이라는 말은 빚을 말하는거겠지요)
여동생 결혼자금을 마련해볼테니 여동생 결혼부터 시키고
우리 결혼은 몇년 더 미루자네요.
남자친구가 말하는 몇년 더 ㅡ 가
1년은 아니겠지요.
적어도 3년은 모아야하지 않겠냐고 말하는 그를 보며
심장이 쿵
난 도데체 이 사람한테 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솔직히
이 사람 3년 더 기다려본다해도 안될것 같아요.
뇌졸증때문에 겨울만 되면 거동 못하는 아버지 치료비에
입원비에 나가야 할 돈이 눈덩이 같은거 다 아는데
3년을 제가 기다린다고 해서 딱히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제 생각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돈만 생각하는 속물은 절대 아닌데
솔직히 제 남자친구 돈 많이 버는편이지만
그만큼 나가는 돈이 많아서 돈이 모일수 있는 사람은 아니예요.
아픈아버지 치료비 입원비 나가야 하고
한번씩 그 아버지가 안좋은 몸으로 술 마시고 사고치면
합의금 물어준것도 몇번이었구요.
저희 아버지도 남자친구 만나보셨지만
남자친구만 보면 저만한 사람 없는데
남자친구를 둘러싼 주위 환경들을 보면 그만 만나는게 낫지 않겠냐고
넌지시 이야기 하세요.
남자친구는 3년만 기다려달라고
그땐 꼭 결혼식 올리고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하는데
지금 제 나이가 서른넷이잖아요.
지금도 결코 적은 나이 아닌데
서른 일곱, 서른 여덟까지 기다린다고
딱히 상황이 나아질까요?
하루 하루
머릿속에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만 들어서
제가 나쁜건지 묻고 싶어요...ㅠㅠㅠ
저 진짜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상황들이 정말 저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내년이면 서른 다섯인데 시집 못 가고 있는 모습 보이는것도,
친척들 다른 사람들 아버지한테 제 결혼에 대해 물어오는것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정말 하루 하루 날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져요.
이 사람하고 여기서 그만하는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때문에
정말 머리가 너무 복잡해요...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3년을 기다리기엔
너무도 불투명한 미래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 여기서 접자 하다가도
또 남자친구 생각하면 흔들리고...
근데 정말 저 자신없어요.
3년 기다린다한들,
겨울이면 기본적으로 5개월은 거동 못하셔서
이부자리에가 대소변 다 봐버리시는 시아버지 수발할 자신도 없구요.
봄 돼서 날씨 좀 풀리면
술마시고 온동네 고래고래 고함지르고 욕하며 다니는 시아버지
모실 자신도 없어요.
단순히 남자친구가 돈이 없다 ㅡ 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점점 제가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제 지쳐가는 것 같아요.
지금 나이 서른넷도 충분히 많은 나이인데
3년 더 있어보자니
저는 정말 너무나도 앞이 깜깜해서
잘 모르는분들께 이렇게라도 하소연 해봅니다.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답답해서요.
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온통 결혼소식에 열애 소식에 세상은 모두 핑크빛인데
저혼자 시들시들 시들어가는 꽃 같네요ㅠㅠㅠ
점점 너무 자신이 없어집니다ㅠㅠㅠ
* 저한테 도움이 되는 아픈말씀들은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얼굴이 안보이는 인터넷상이라고 해서
빈정거리는 말투, 반말 어투로 쉽게 남기는 댓글들은 사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