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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학사 봉사활동 다녀와서 겪은 일

fgfg |2013.07.04 12:03
조회 165 |추천 3

올 1월에 포도학사와 사랑의 밥차가 진행하는 식사 봉사 다녀왔습니다~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요. 교회에서 하는 식사봉사였어요.(교회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안산에 있는 교회였구요.

 

그 교회에는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무료급식소가 있었습니다. 주변에 사시는 독거노인, 노숙자 분들이 오셔서 담소도 나누시고, 무료로 한 끼 때우시는 그런 곳인 거 같더라고요.

암튼 도착해서 비닐하우스 현관 앞에 비닐장판 같은 게 깔려 있고 옆에 신발장이 있길래 무심코 신발을 신고 현관 앞까지 갔습니다.

 

그랬더니 입구로 들어오시던 할아버지가 호통을 치시더라고요.

"남의 집에 들어오면서 넌 신발신고 들어가냐?"

"할아버지 여기 신발신음 안되는 데에요? 몰랐어요" 하고 신발을 벗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를 하러 온 사람한테 호통을 치시고 누가봐도 더러운 비닐위에 신발을 신고 들어간 것 뿐인데... 어쨌든 좀 좋지 않은 기분으로 들어가 식사에 필요한 식재료 다듬고 하는데 이미 노인분들이 죽 앉아서 기다리시더라고요.

 

마치 자기 집인 것 마냥 물을 떠다 드시고 수저를 식탁에 쭉 깔아놓으셔서 다른 봉사자가 저희가 한다고 해도 만류해도 묵묵히, 당연하듯 일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식사 배식이 시작되고 어르신들 먹는 모습을 봤습니다.

근데 4명이 먹는 각 식탁에 한두개씩 일회용 비닐봉지가 올려져 있더라고요.

무슨 용돈가 하고 봤는데, 어르신들이 밥을 조금씩 덜어서 그 비닐에 담더라고요. 조금씩 모으니까 금방 묵직해지더라고요. 더 달라고 하시면 좋을텐데 더 드릴까요? 하면 한사코 됐다고ㅡ 하시면서 비닐에 밥을 모으시더라고요. 아마도 나중에 또 드시기 위해서인 거 같아 마음이 쓰였습니다.

 

물론 밥차 봉사에서는 봉사가 끝나고 남은 밥과 반찬을 복지관이나 봉사한 곳에 드리고 온다고 하더라고요.

 

또 할아버지들이 사진을 찍는 포도학사 직원을 잡아서 증명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묻는 걸 옆에서 들으니 멀리나기기도, 돈도 없고 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고....그래서 주민등록증 갱신을 못 하신다는 분도 계셨고, 나중에 나중에 써야 될 거 같다고 하시는데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그래서 임시나마  흰 벽앞에 계신 할아버님들 사진을 찍고 증명사진용으로 현상해서 교회로 보내드리겠다고 약속을 드리더라고요. 할아버지 주소를 불러달라고 하니 이 교회가 주소라고 여기로 보내달라고....

 

이 분들에게 이곳은 단순히 무료급식소로 한 끼 때우고 마는 장소가 아니라.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들만의 룰을 만들어 질서에 따라 행동하는 그 분들의 모습에서 이 곳을 얼마나 아끼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집보다 더 따뜻하게 쉴 수 있는 곳, 아닐까요?

 

몇번, 봉사를 다녀왔지만. 봉사라는 것이 참 보람만 느낄 수는 없습니다. 때론 짜증나기도 하고, 남을 돕는 거에 대한 회의나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 도 듭니다.

 

그러나 가끔 이런 일을 겪다보면 봉사를 멈출 수 없습니다.

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중독'이라는 표현을 쓰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의 이웃들을 좀 돌아봐 주세요..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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