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밖에나가지마시오 89화

메시아 |2013.07.11 13:00
조회 477 |추천 1

밖에나가지마시오 76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http://pann.nate.com/talk/318421259

밖에나가지마시오  86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http://pann.nate.com/talk/318636985

 

 

출처 - 웃대 삶이무의미함 님 -

 

 

상가 거리를 빠르게 이동한다. 저벅. 저벅. 저벅. 거리에는 우리 셋 발자국을 제외하고는 고요했다. 작은 소리조차 나지 않는 거리. 이상하다 그 많던 놈들이 다 어디로 사라진거지? 하루 만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단 말인가?

저벅. 저벅.

아니다. 그럴리 없다. 여지껏 봤던 놈들의 습성을 보면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었다. 활보하는 놈과 그렇지 않고 매복하고 있는 놈들. 분명 어디선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거나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저벅. 저벅.

15분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조금만 더 가면 닿을 것도 같지만 저 건물에서 나온지 오분도 안된 시간이다. 후.. 긴장하지말자. 나까지 이렇게 싱숭한 마음으로 임하면 아저씨와 남자에게 폐를 끼칠 수가 있다. 빠르게 걷자. 그리고 은혜와 모두가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가서 다음의 일을 상의하는거다. 그러면 된다.

“..크..”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상가 건물 틈 사이사이 진홍색의 눈을 가진 녀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낮 상가 거리를 서서히 메우기 시작하는 놈들은 곧바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으..으으.”


"크으으.."

아저씨와 남자가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수가 아니다. 어제보다 수가 훨씬 많다. 어디서 이렇게 불어나버린 것일까. 게다가 나타난 타이밍과 수. 너무나 체계적이다. 설마? 설마!

“..아저씨?”


“정말 운이 없군. 서두르게.”

다행인 점은 녀석들이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예전처럼 동료를 뜯어먹고 변해 우리들을 쫓아 왔다면 힘든 싸움이 되었겠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너무 체계적이에요. 이건 분명..”

순간 태성이 놈이 뇌리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간다. 우두머리로 변해버린 녀석은 거침 없이 나를 날려버리고 은혜를 탐했었다. 하지만 놈은 인간으로 돌아왔고 내게 치명상을 입고 괴물들에게 당한 것이 틀림 없었다.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잠깐.. 설마?

“어딜 가시나.”

그 불길한 예감이 들어맞았다. 빠르게 이동하려는 우리 앞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며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와 큰 차이가 없는 피부 색을 가진 놈이었지만 괴물들에게 꽤나 큰 상처를 입은 모양인지 몸 여기저기가 깊게 패여 있었다. 아니, 거의 뜯겨져 있었다.

“..너.. 너.”

그런 꼴로 잘도 움직이고 우리 앞에 나타나다니. 쉽게 죽지 않은 것인가.. 상황이 너무나 안좋다.

“아는 사이인가?”

아저씨의 물음에 뭐라고 답할 수가 없었다. 바로 저 놈이 은혜를 이렇게 만든 괴물이라고 한다면 아저씨는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 것이 뻔했다. 어쩔 수 없다.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한 법이다.

“아뇨. 전혀요..”

아저씨는 더 이상 묻지 않고 태성이 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남자를 보고 은혜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나를 보고는 태성이 놈을 본다. 거짓말이 들통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지만 저런 몸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은혜의 피로 인한 효과라고 설명되지 않는다.

“..자세한 얘기는 가서 듣지.”

의외로 아저씨는 침착했다. 작게 숨을 내쉬며 소총을 태성이 놈에게 겨누는 아저씨. 바로 쏠 기세로 놈을 노려보지만 어째서인지 태성이 놈은 여유만만한 태도로 우리를 보며 능글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웃었다. 날카로운 송곳니들이 환하게 빛난다. 확실히.. 남자와는 다른 구석이 있다.

“그쪽은 이미 시작됐다.”


“!!”

그 말은 즉.. 모두가 우리와 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제길.. 당장에 앞을 뚫고 나아가고 싶지만 어느새 괴물 놈들이 우리 뒤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크으으..”

비틀거리는 꼴로 우리를 보며 손을 뻗어대는 괴물 놈들. 어쩔 수 없이 길게 뻗은 상가거리 앞으로 걷는다. 태성이 놈은 그런 우리를 보며 교활하게 웃어제꼈다.

“키햐햐햐! 유감이야. 그렇지?”

나를 보며 웃던 태성이 놈은 돌연 남자를 빤히 보더니 놀라운 얼굴로 말했다.

“나와 같은 놈인가? 끌끌끌.”

제길.. 어째서 저놈은 저렇게까지 운이 좋은 것인가. 분명 괴물 놈들에게 습격을 받았을텐데.. 어째서..

“대량의 백신을 흡수한 결과인가.”

나직이 중얼거리는 아저씨. 그리고 말을이었다.

“그럼 어느 정도 앞뒤가 맞아 떨어지는군.. 피를 많이 흘린 은혜는 어제와 같은 상태로 일어나지 못하는거고 저 놈은 그 은혜의 영향으로 남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거군.”

그 작은 말을 용케 알아들었는지 태성이 놈이 한 발자국 다가오며 물었다.

“그 년만 있으면 우리 모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두 발자국. 태성이 놈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회를 주지. 그 년을 놓고 가라. 그렇다면 너희들의 목숨을 살려주마.”

그럴 리가 없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우린 은혜를 지켜내며 싸워왔다. 수 많은 고비를 넘기며 은혜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얼토당토 않는 소리다.

“좋다.”


“?!”

아저씨..? 분명 아저씨의 목소리다. 왜? 어째서 그런 말을 하시는거에요? 설명을 바라는 눈으로 아저씨를 올려다보지만 아저씨의 시선은 태성이 놈에게 꽂혀 있는 상태였다. 남자 역시 예상외 대답에 적잖게 당황하는 듯 어깨를 크게 움찔했다.

“역시 어른 놈들은 말귀가 통해서 좋아. 아, 허튼 수작 부리지 말고 오도록 해.”

태성이 놈은 만족스러운 듯 낮게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뒤에는 역시 수 많은 괴물 놈들이 금방이라도 우리를 덮칠 기세였다. 아마 태성이 놈의 손가락 하나로 녀석들은 바로 우리를 덮칠 것이다. 막다른 길.. 더 이상의 퇴로는 없는 것인가.

“아저씨 말도 안돼요. 설마.. 은혜를 저 놈에게 넘기는건 아니죠?”


“....”

아저씨는 묵묵부답으로 은혜와 나 사이에 연결된 잠바를 거뜬히 풀어버리고는 은혜를 빼앗듯이 들어 태성이 놈에게 다가간다. 그 전에 소총을 내게 건네는 아저씨는 끝까지 묵묵부답이었다. 마, 말도 안돼. 은혜야! 자동적으로 몸이 앞으로 튀어나간다.

“아저..”

하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몸이 누군가에 의해 멈춰버렸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남자가 나를 보며 서있었다. 어째서..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변해버리는건데. 너까지 이러면 은혜를.. 난 은혜를..

“조용히.”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남자. 그 시선을 따라 아저씨의 뒷주머니를 향한다. 대검.. 남자 손에 들려 있었던 대검이 어느새 주머니에 꽂혀 있었다. 그렇다면..?

“큭큭크.”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태성이 놈은 어제와 같은 음흉한 얼굴로 은혜를 보고 있었다. 뭔가 대단한 일을 작당하고 있는지 선홍색의 눈이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그 단순한 면을 아저씨는 이용하려고 드는 것이다. 과연 냉철한 상황 판단력은 아저씨가 나보다 훨씬 위였다.

“좋아. 좋아.”

어느새 태성이 놈 앞에 선 아저씨는 은혜를 선뜻 내어주지 않고 빤히 놈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 태도에 안달이 난 놈은 양손을 뻗어 은혜를 받아 들려고 했고 아저씨는 가볍게 은혜를 넘겨 주었다.

“키.. 킥킥..”

오랫동안 갈망하던 것을 손에 넣은 악귀처럼 태성이 놈은 그 자리에서 기분 나쁘게 웃기만 했다. 그 희열과 쾌감을 주체할 수 없는지 이내 고개를 젖히고 웃어버리는 놈. 그것이 놈의 최대의 실수이자 허점이었다.

슈웅. 푸욱.

멀리 있어도 들릴 정도로 공기를 가르는 파공음이 상당했다. 날래고 박력 있는 동작으로 대검을 녀석의 귓구멍에 쑤셔 넣은 아저씨는 크게 돌려 차기를 한 후 녀석을 바닥에 완전히 꽂아 버리고는 은혜를 안고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동작이라 한 동안 멍하니 아저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끼아아아악!”

폐부를 지르는 괴상한 소리. 고개를 꿈틀거리며 일어나려고 애쓰는 태성이 놈. 그와 동시에 괴물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억!”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거리에서 남자는 나를 안고서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타악. 탁. 두어 번의 도약으로 꽤 멀리 떨어질 수 있었다. 남자는 바로 나를 내려 놓고서는 내 손에 들린 소총을 빼앗고 괴롭게 몸을 꿈틀대는 태성이 놈에게 빠르게 뛰어갔다.

“끼아아악!”

괴성을 지르며 힘겹게 대검을 뽑아낸 놈은 검붉은 피를 흘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의 남자의 행동이 더 빨랐다.

철컥.

빠르게 조준간을 맞춘 남자는 비틀대며 일어서고 있는 태성이 놈의 대가리에 총알을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엄청난 소음 소리와 함께 녀석의 비명이 점차 작아져만 갔다. 3초.. 그 안에 녀석의 머리는 더 이상의 형체를 유지하지 못했다. 남자는 경련을 일으키며 꿈틀대는 몸뚱아리를 잠시 보고서는 내게 빠르게 다가왔다.

“빨리 움직여야한다.”


“아, 알았어.”

그리고 무작정 앞으로 뛰었다. 어느새 점이 되어버린 아저씨의 뒷모습을 빠르게 쫓는다. 급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이 얼덜덜 했지만 차라리 잘된 일이다.

“크아아아!”

하지만 영 좋은 일은 아니었다. 고깃덩어리로 변해버린 태성이 놈을 뜯어 먹은 몇몇 괴물 놈들이 검은 털을 온전히 뒤덮은 상태로 우리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어서.”

그 짤막한 말과 동시에 남자는 몸을 돌려 괴물 놈들에게 총알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큭..”

당장 남자를 도와 은혜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내 손에 들린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두두. 두두.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괴물 놈들. 살짝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제길.. 제기랄!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